먼저 '윤리ㆍ도덕 실천 운동' 펼쳐라

먼저 '윤리ㆍ도덕 실천 운동' 펼쳐라

[ 목회·신학 ] 기윤실 '신뢰도 조사' 결과가 한국교회에 주는 과제<上>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2월 25일(화) 10:51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홍정길, 이하 기윤실)은 지난 5일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2010년에 이어 3년만에 시행된 이번 조사에서는 이른바 '신뢰도 바닥'으로 일컬어졌던 당시와 비교해 대사회 신뢰도에 있어 여전히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는 아픈 현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본보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한국교회가 대사회적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중심 추진 과제가 '봉사'에서 '윤리'로 바뀌어야 한다고 나타난 점과 연령별 조사결과 50대의 신뢰도가 현저히 떨어진 두 가지 현상이 목회현장에 있는 목회자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는 점에서 2주에 걸쳐 이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려 한다. <전문>

 

지난 2013년 12월 10일부터 11일까지 2일 동안 만 19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시행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는 한국교회의 신뢰도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재확인시켜준 동시에 한국교회에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해주었다.
 
그중 하나가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어떤 활동이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대답 중 1위가 '윤리와 도덕실천운동(45.5%)'이라고 답한 것이다.
 
이러한 대답은 앞선 세 번의 조사는 물론, 마지막으로 시행된 지난 2010년 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순위로 꼽혔던 '봉사 및 구제활동(48.2%, 2010년)'이 이번에도 1위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간 것으로, 앞으로 한국교회가 대사회적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중심 추진 과제가 '봉사'에서 '윤리'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특히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독교들은 대사회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해야할 활동으로 47%가 '봉사 및 구제활동'이라고 답했지만,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자들의 응답은 일관성 있게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답해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사이에 기독교인들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대사회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가장 필요한 활동이 '사회봉사'가 아닌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이 나왔다는 점은 다시 말하면 "남 도와줄 생각하지 말고 너희나 잘하라"는 메시지로, 또한, 대외적인 면보다 한국교회의 내부개혁이 더 시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그 동안 사회에서 그래도 기독교인은 사회 속에서 도덕ㆍ윤리적으로 우월하다는 인식을 가져온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기독교인들의 윤리의식을 지적하는 사회의 메시지는 다른 질문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를 개방형 질문(주관식)으로 묻자 이에 대해 비기독교인들은 총 775명 중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라는 답을 한 수가 9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교회 내부적 비리 및 부정부패가 많아서'라는 답변이 81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같은 질문을 기독교인들에게 해도 대답은 거의 일치한다. 기독교인들조차도 '교회를 신뢰하지 않은 이유'로 총 225명 중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17명)'를 1위, '교회 내부적 비리, 부정부패가 많아서(14명)'를 2위로 꼽았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조흥식 교수(서울대 사회복지학과)는 "세계적인 학자인 스쿨만, 마이어, 데이비스는 신뢰(trust)는 상대방에게 기꺼이 나의 취약성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로 보고 있으며, 신뢰는 능력, 호의, 언행일치를 가진 신뢰할만한 대상에게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며 "결국 사람들이 교회를 신뢰하기 위해서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능력이 있어야 하고, 이는 사랑과 봉사를 통해 드러나야 하며, 교회와 교인들이 깨끗한 양심으로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교회가 사람들에게 이러한 모습을 분명하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성빈 교수(장신대)는 "이번 교회의 대사회 신뢰도 조사에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윤리와 도덕 실천'이 나왔다는 것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들에 관심을 가졌다면 이제는 더 본질적인 것, 개인의 삶이 본질적으로 신앙과 일치하는가의 여부를 본다는 것"이라며 "세상 사람들이 기독교인들에 대해 세밀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며, 언행의 일치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외부의 활동보다 내부적인 각성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사회에서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바라보는 인식이 미묘하게 변화함에 따라 목회현장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 수립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목회자들은 이번 조사에서 교회지도자들의 문제점이 '언행불일치(14.2%)', '부의 축적(13.9%)', '모범이 되지 않는 삶(13.3%)', '도덕적/윤리적 문제(12.7%)'로 대부분 도덕성과 관계가 있는 항목이 지적되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또한,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모두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는 점에서 교인들에 대한 윤리 교육 또한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정성진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는 "봉사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30년 정도 봉사해야 사회적 인식을 바꿀 수 있지만 윤리적 실수는 한 순간에 추락케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봉사로 번 것을 윤리적 문제로 까먹고 있는 형국"이라며 "목회자들 먼저 스스로 윤리, 도덕을 지키고, 아울러 교인들에 대한 윤리 교육을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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