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함께하신 하나님(하)

항상 함께하신 하나님(하)

[ 은혜의뜨락 ] 은혜의뜨락

김경식 장로
2014년 02월 19일(수) 15:32

필자는 기독교 가정에서 모태 신앙으로 태어났으며, 3대째 신앙을 이어가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급성폐렴에 걸려 죽을 뻔한 경험이 있다. 물도 마시지 못하고 몸도 가눌 수 없는 아주 어려운 상황이었다. 너무 괴로워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니, 울음바다가 됐다. 그러나 고통 중에 기도하며 생각을 바꾸었다. '하나님 살려만 주신다면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족과 필자의 기도 속에 2주 후부터 차도가 있어 조금씩 회복됐다. 완치된 후 '죽을 몸이었는데 하나님을 위해 살겠노라'고 굳게 다짐했으며, 이런 어려움을 통해 신앙이 성숙해가고 있었다.

신앙생활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은 분이 있었는데 고등학생 때 경주시 안강제일교회 교회학교 교사였던 최상학 선생님이다. 대학에 교목을 하시다 퇴직하신 목사님으로 참된 기도의 의미를 가르쳐 주셨고, 성경을 열심히 잘 가르쳐 주셨다. 찬송과 오락 등을 통해 교회 생활에 재미를 붙이도록 지도해 주셨고, 항상 친형처럼 친근하게 다가오셨다.

자녀 교육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생각하며 좀 강하게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취침 전 30분 동안은 가족들이 둘러 앉아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며, 서로를 돌아보고 격려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큰 딸이 중학교에 입학한 다음날 자녀들과 의논해 TV를 부숴 없애기로 했다. 그냥 창고에 보관하자는 자녀들을 설득해 마당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부숴 버렸다. 이후로 둘째 딸이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7년 동안 TV없이 살았으며, 이렇게 하니 공부도 많이 하게 되고, 취미 활동, 성경 읽는 시간, 기도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또한 가족들과의 대화 시간이 많아져 의사소통에 많은 도움이 됐다.

자녀들이 잘못한 일이 있을 때는 메모해 뒀다가 토요일 저녁 가족들이 무릎을 꿇고 이야기를 나누고 "아버지가 교육을 잘못 시켜서 그런 것이니 아버지가 벌을 받아야 한다"며 의자를 들고 한 시간씩 벌을 받았다. 자녀들이 울면서 잘하겠다고 말해도 한 시간을 꼭 채웠다. 벌이 끝나면 아이들과 손을 잡고 조용히 기도를 드렸다. 이렇게 일 년에 두 차례 정도를 하니 자녀들이 바르게 생활하지 않을 수가 없었으며, 실천 중심의 강한 기독교 교육이 가능했던 것같다.

주일에는 교회 생활에만 전념하고, 부족한 부분은 평일에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중ㆍ고등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는데 두 자녀 모두 신앙과 학업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가훈은 '믿음으로 성실하게 살자'이다. 아버지가 정하신 가훈이다. 필자의 어머니는 처녀 시절 주님을 영접했으나 불신 가정에 시집을 왔으며, 결혼 후 남편을 전도해 가정을 교회로 이끌었다. 그러나 비기독교인인 다른 어른들의 핍팍은 매우 심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교회에 가지 못하도록 토요일 저녁에 일꺼리를 내놓기도 하셨는데 어머니는 밤새 준비해 놓고 교회에 가셨다. 어떤 때는 토요일 저녁에 불러 내일 할 밭일을 미리 지시했다. 그러면 어른들께 저녁 밥상을 차려드리고 정리가 끝나면, 밭으로 가서 밤새도록 지시한 일을 마치고 새벽에 돌아와 아침 식사를 준비해 드리고 교회에 가셨다. 이러한 일들은 계속 반복됐다. 그리고 어머니는 불평 없이 일들을 잘 이겨 내셨다. 그러던 어느날 모든 일을 불만없이 해내는 며느리가 기특하고 신기했는지 시어머니가 "나도 네가 믿는 예수가 어떤 예수인지 교회 한번 가보자"하시며 따라나섰다. 그 후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열성적인 신자가 되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1년 중 360일은 10km 정도를 걸어서 새벽예배에 나가셨다. 부모님의 덕분에 자녀들이 장로, 권사로 세움을 받았고, 여러가지 좋은 환경 속에 생활할 수 있었다고 후손들은 믿고 있다. 정말로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범적인 신앙인이었다.

집안은 하나님의 인도로 기독교 가정이 됐고, 필자는 교회 장로로 세움을 받았고, 중학교 교장으로 봉직하게 됐다. 아직 주변정리도 안 됐고, 어제 하던 일도 마무리해야 하는데 불쑥 들어선 손님처럼 정년이 찾아왔다. 그래도 망설임 없이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였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학교도 퇴직했고, 시무장로도 은퇴했다. 앞으로의 삶은 신앙인으로서 더욱 충실하게 살고 싶다. 현재까지 건강하게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정직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다. 사람을 대하면 반갑게 인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하찮은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아름다운 황금빛 저녁 노을에 눈물겹도록 감동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이제까지 부족한 필자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축복과 따뜻한 은혜를 큰 선물로 생각하며 남은 여생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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