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총회, 3대 대표회장에 한영훈 목사

한교연 총회, 3대 대표회장에 한영훈 목사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1월 28일(화) 09:45

"한국교회 대표하는 연합기구 정체성 확립" 다짐
계류 중인 사건 대법원 판결 앞둬 교계 우려 남아

   

한국교회연합 제3대 대표회장에 한영훈 목사(예장 한영 총회장)가 선출됐다.

한교연은 지난 1월 27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제3회 정기총회를 개최, 2차 투표까지 가는 초접전 끝에 118표를 득표한 한영훈 목사가 98표에 그친 권태진 목사(예장 합신 증경총회장)에 앞서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는 후보자 2명 모두 126표(재석 252명)를 득표했다.

이날 총회는 선거 시작 전부터 한영훈 목사가 대표회장 후보자로서 적법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대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져 잠시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한 목사는 한영신대와 면목제일교회 간 교회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적인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학교운영비 2억 5000여 만원을 소송비용으로 사용, 지난해 6월과 11월 1, 2심에서 모두 업무상 횡령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 한 목사는 이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해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날 참석한 한 대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자에 대한 법적, 도덕적인 문제를 선거관리위에서 검토한 결과 아무런 하자가 없었는가"라고 묻고 "선관위는 그것에 책임지고 진행할 수 있는지 답해 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선거관리위원장 김요셉 목사는 "선관위는 모든 이력과 선거관리규정법에 의거해 정확하게 했다. 수차례 점검하고 양측다 이상이 없기 때문에 승복하기로 서명했다"고 답했다.

질의에 이어 양 후보의 정견발표 후 이어진 1차 투표에서 극적으로 동점이 나오자 권태진 목사는 발언을 통해 "1차 투표에서 동점이 나왔는데 이런 상황이면 둘 다 사임하고 (한 목사의) 재판 후에 하는 게 좋겠다. 둘 다 한교연을 위해 백의종군하자"고 제의했으나, 선관위원장은 "규정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해 재투표에 돌입, 결국 한영훈 목사가 당선됐다.

이날 한 목사는 선거공약으로 △한교연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 △한교연 소속 교단과 단체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할 것 △통일을 위한 사업 준비 △정부와 대사회적 영향력 제고(종교인 과세문제 해결, 교회 청렴운동, 예수사랑실천운동, 일반 언론과의 관계 재정립) 등을 약속했다.

   
 ▲한영훈 목사

당선 후 한 목사는 "한교연이 34개 교단 10개 단체로 성장했는데 이렇게 되기까지는 비상대책위원장부터 전 회장님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내가 연합사업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내 모든 것 바쳐 한교연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일부 총대들은 한영훈 목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남은 시점에서 1, 2심 결과 그대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대표회장을 다시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선관위는 선거 전 후보자격에 대한 질문에 대해 "사법부의 판결이 확정되었을 시에는 본회의 정관(선거관리규정)에 적용하여 처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은 바 있지만 정관에는 대표회장이 사법 판정이 확정될 경우에 대한 명확한 조항이 없어 이에 대한 해석을 두고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총회 중 이 문제에 대해 본교단 대의원 전만영 목사가 "계류 중인 재판의 판결이 유죄로 나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하게 말해달라"고 요구하자 한 목사는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라'고 한 것처럼 지금 거론하지 않고, 선관위 결정한대로 의논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한 목사의 당선으로 향후 교계연합운동의 향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기총이 교계 개혁의 열망을 반영하지 못한 채 홍재철 대표회장의 연임을 선택했고, 예장 합동을 중심으로 제4의 연합기구 설립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한영훈 목사를 수장으로 한 한교연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번 총회에 예장 고신과 고려 총회 사무총장이 옵저버 자격으로 방문, 사실상 가입의 뜻을 보여 한교연이 보수 연합기구로서의 위상을 더욱 탄탄하게 확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교연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총회 전 3개 교단이 정식으로 가입을 신청해놓은 상태이며, 약 20여 개 교단이 가입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한교연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이며, 일부에서 추진 중인 제4의 연합기구 설립은 그 동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변화하는 연합운동의 구도 속에서 대표적 보수 연합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을지 한교연 제3대 대표회장에 당선된 한영훈 목사의 리더십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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