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변화 요구 수용 안했다

한기총 변화 요구 수용 안했다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1월 22일(수) 09:19

총회 열어, 대표회장 연임 확정

   

비정상적인 운영과 무분별한 이단 해제로 지난해 교단들의 연이은 탈퇴를 겪었던 한기총이 올해에도 한국교회가 요구하는 변화를 수용하지 못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5회 총회에서 대표회장에 최근 몇 년간 비정상적인 한기총호의 선장이었던 홍재철 목사가 연임됐다. 한기총은 지난 1월 21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대강당에서 제25회 총회를 개최, 회장 투표 결과 171표를 득표한 홍재철 목사가 78표에 그친 엄기호 목사에 앞서 연임했다.

이날 총회는 시작부터 두 대표회장 후보를 지지하는 양측의 신경전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엄기호 목사측 한 인사는 투표에 앞서 선관위에 질문을 요청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고성이 오가는 등 한바탕 큰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이에 또 다른 총대가 지난 임시총회에서 결정된 정관개정안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았는지에 대해 질의를 하자 진행위원장 이강평 목사는 "사단법인은 자율적 운영이 가능하며 상부 기관에 보고를 하는 것이지 허락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적 하자가 없다"고 답했다.

후보들의 정견발표 시간, 먼저 발언을 한 기하성(여의도순복음)의 엄기호 목사(성령교회)는 억울한 듯 울분을 토하며 발언을 이어나갔다. 엄 목사는 "(정관개정안에 대해) 문광부에서 승인을 받아왔는가"를 되풀이해서 물은 후 "홍재철 목사는 현 대표회장으로 사람도 만나고 식사도 했는데 나는 선거법에 걸려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서 홍재철 목사의 정견발표 후 투표한 결과, 총 251명이 투표에 임해 홍재철 목사가 과반수가 넘은 171표를 얻어 대표회장에 연임됐다.

당선된 홍 목사는 소감을 통해 "나에게 왜 혼자만 하려고 하냐는 말들을 하는데 저는 저 한 사람밖에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자부한다"며, "한교연과의 통합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해 통합을 추진하고, 통합이 된다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예장 합동의 주도로 제4의 연합기관 설립에 대해서는 "내가 교단을 탈퇴한다고 하니까 문제 있는 이들이 모여 새 단체를 만들려 한다"며 "한기총 소속 교단 중 갈 교단은 없다. 저번에 만든다고 하다가 그만 둔 것도 사람이 없어서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회장이 재임하면서 향후 연합운동의 향방은 더욱 안개 속에 휩싸이게 됐다는 것이 교계의 중론이다. 한교연측은 홍재철 대표회장 체제의 한기총을 정상적인 연합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홍 목사의 말처럼 양 단체의 통합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오는 27일 총회에서 새로 선출될 차기 한교연의 대표회장이 향후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여지는 있다.

또한, 임원회의 한기총 탈퇴 결의 후 제4의 연합기구 창립을 추진하고 있는 예장 합동에게는 이번 홍 대표회장의 연임이 창립 추진을 촉진시키는 빌미가 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연합운동은 자칫하면 더 심한 분열로 치달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교계의 여러 인사들은 엉킨 실타레를 풀기 위해서는 연합기관의 대표들이 아닌 교단의 총회장들이 모여 이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미래목회포럼 긴급좌담회에서도 참석자들은 건전한 교단들의 교단장들이 하루 속히 모여 연합운동에 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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