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연무대교회 건축 바람직한가?

제2 연무대교회 건축 바람직한가?

[ 교계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4년 01월 20일(월) 13:28

1986년 건축 예배당 '협소, 위험' 이유들어
120억원 예산 편성, 군선교연 회원 교단에 부담

 

   
 

군선교의 요람,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대교회는 매주 흥분의 도가니다. 그 열기는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다. 매주 3부로 나눠 열리는 예배에는 평균 6000여 명의 병사들이 목이 터지라 찬양을 부르며 가슴 속 열정을 끌어올린다. 이는 한국교회가 군선교에 관심과 기도, 사랑과 물질을 쏟는 이유이기도 하다.

#1986년 한국교회 사랑으로 탄생한 연무대교회

한국교회는 군선교 활성화와 젊은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1986년, 2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무대교회 예배당을 건축했다. 당시 군인교회 규모로는 최대 공간으로 설계돼 본교단 총회와 여전도회전국연합회가 큰 공을 들였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연무대교회는 군인교회 최대 공간을 자랑하는 역사와 전통, 상징성을 가진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예배당으로 손꼽힌다. 이외에도 연무대교회는 지난 2005년 온누리교회의 후원을 받아 현 예배당 옆에 지상 2층 400평 규모의 선교종합관을 건축하고, 예배실과 회의실 목양실 식당 다용도실 등을 갖췄다.

#제2의 연무대교회 건축 기공식

하지만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이사장:곽선희)는 지난 2010년 1월 한국교회 군선교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연무대교회 새예배당 건축 추진을 결의했다. 천주교와 불교 등 타 종교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20여 년 된 예배당의 노후화와 공간협소, 안전문제가 우려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를 위해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는 2012년 2월 군선교연합회 제50차 법인이사회 결의를 거쳐 연무대교회 건축후원회를 조직했고, 그해 10월, 연무대교회 새 예배당 건축 기공식을 가졌다. 하지만 설계 및 시공회사 선정과 최소한의 자금확보도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한 기공식을 가진 연무대교회 새예배당 건축은 여전히 찬반 논란이 뜨겁다. 애초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관련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본교단을 비롯한 군종목사파송교단과 군선교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과정에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부족해 무관심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무대교회, '새 예배당 건축 VS 리모데링'을 통한 소프트웨어 투자 갈등 양상

군종목사파송교단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는 지난 1월 17일 제61차 한국교회 군선교 정책회의에서 2011년 3월 연무대교회 총 건축비로 결의한 60억 원을 12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본교단 총회장도 참석하지 않은 교단장 신년 리셉션에서 연무대교회 건축비는 건축법 규제를 받아 두 배로 인상됐다. 당연히 본교단 건축 후원금액도 3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책정됐다. 건축비가 인상되는 과정 또한 각 교단의 의견 수렴과정은 없었다. 일부 교단의 반대 목소리가 있었지만 군선교연합회 관계자의 "교단이 그것도 못하냐?"는 독단적인 회의 진행에 교단 관계자들은 힘을 잃었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김대덕 총무는 "연무대교회 건축과 관련해 반대하는 분들은 결의가 나기 전 난상토론을 거쳐서라도 심도 있는 토론을 했어야 한다. 지금 건축을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다"며,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는 건축비 예산 절감을 위해 노력했고, 새예배당 건축과 관련해 교단과 군종목사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군선교관계자는 교회 건축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교회의 재정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 일부 대형교회에 의존한 군인교회 건축이 비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진정한 한국교회연합사업의 목적과 방향에도 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또 한 목회자는 "새예배당 건축은 요즘 '장병스타일'을 모르는 일방적인 보여주기식 선교의 결정판으로 후퇴한 군선교 정책"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리모델링을 통해 쓸 수 있는 기존의 대형 예배당을 버리고 새로운 예배당을 짓는 이유를 모르겠다. 책정한 건축비의 절반은 역사와 상징성이 있는 예배당을 리모델링하는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영상과 교재, 장비, 간식 등 군선교를 위한 장기 지원금으로 조성하면 효과는 훨씬 클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본교단 A 군선교사역자는 "한해 한국교회 군선교 전체 예산 규모와 맞먹는 120여 억 원의 자금이 투입될 연무대교회 새예배당 건축은 장병들을 진정으로 생각하지 못한 일부 개인의 이기적인 발상에서 나온 결과물이다"며, "속으로는 반대하고 있지만 정치적인 문제까지 겹쳐있어서 외부적으로 반대 주장을 펼치기가 쉽지 않다.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장병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교회 건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총무 김대덕 목사는 "육군 훈련소 새예배당 건축은 군종목사 파송교단장들의 결의를 얻어 진행되고 있다"며, "현장에 있는 군종목사들의 판단과 정책을 바탕으로 결정된 만큼 새로운 예배당을 짓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젊은 장병, '좋은 시설' 보단 '좋은 콘텐츠' 원한다

초코파이 하나에 열정을 쏟아냈던 병사들의 문화가 바뀌었다. 병영문화 선진화로 의식주 질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질병예방과 진료체계 개선, 복지문화가 있는 병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고 있는 병영문화의 현주소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군선교 관계자는 "개성과 의사표현이 뚜렷해 능동적으로 찬양하는 요즘 병사들에게선 훈련 기간 중 볼 수 없는 즐거움 가득한 표정을 보게 된다"며, "여전히 매 주일 최신식 시설과 물질로 공략하는 불교와 성당이 아닌 군인교회를 찾는 이유도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과 열정을 일깨워주는 기독교의 오직 복음과 차별화된 콘텐츠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훈련소 내 문을 연 대규모 불교 시설, '연무사' 관계자가 "기독교의 '실로암'에 못지않은 불교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실은 이를 뒷받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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