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신학 둘러싼 오해들

현대신학 둘러싼 오해들

[ 목회·신학 ] 현대신학산책

박만 교수
2014년 01월 20일(월) 11:08

어렵다? ... 실제로 쉽진 않지만 우리가 신앙과 사고의 단순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
위험하다? ... 주장 낯설더라도 기독교 전통에 근거한 주장


현대신학은 현대 곧 20세기 이후의 신학을 뜻한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독일의 칼 바르트(Karl Barth)의 로마서 강해 초판이 발간된 1918년 이후 오늘날까지의 신학을 가리키는 말이다. 앞으로 몇 차례의 연재를 통해 필자는 현대신학의 주요 인물들과 운동들 몇 가지를 간단하게 소개하고 그것들이 오늘의 교회와 목회현장에서 가지는 의미를 같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먼저 구체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현대신학을 둘러싼 몇 가지 오해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자. 그 첫 번째 오해는 현대신학은 너무 어려워서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현대신학의 난해함을 말해주는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로마 가톨릭교회에 어려운 문제가 생겨서 신부들이 하나님의 뜻을 묻기로 하고 모두 기도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었던 그들은 당대의 대 신학자 칼 라너(Karl Rahner) 신부를 찾아가 하나님의 뜻을 알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라너는 이 부탁을 받아들여 기도하러 들어갔고 신부들은 그가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그 기도실에서 누군가가 밖으로 뛰쳐나왔는데 뜻밖에도 그것은 라너가 아니라 하나님이셨다. 그리고 하나님은 머리를 흔들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라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있어야지."

실제로 현대신학은 쉽지 않다. 이는 현대신학이 깊은 인문학적 지식을 토대로 전개되기도 하고 또한 우리에게 소개된 신학, 특히 서구신학이 학문성을 과도히 추구하다 보니 어렵게 된 탓도 있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현대신학 사상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하나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신앙과 사고의 단순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곧 많은 목회자와 교인들이 즉각적인 감동을 주는 설교나 삶의 문제에 손쉬운 답을 주는 책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연구와 사색을 요청하는 현대신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학자들이 글을 쉽게 써야 하겠지만 독자들 역시 좀더 진지한 책읽기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해 본다.

현대신학에 대한 두 번째 오해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일부 교회 지도자들이 너무 쉽게 현대신학 일반을 신신학 혹은 자유주의 신학이란 말로 매도하여 왔기 때문에 더 강화되어왔다. 물론 잘못된 가르침이 성도들의 영혼을 해치고 교회를 어지럽게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현대신학은 그렇게 위험한 것이 아니다. 필자의 개인적 공부의 경험으로 보면 정말로 다룰 가치가 있는 제 일급의 신학자들은 거의 대부분 진리에 대한 열정과 하나님과 교회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신학을 한 분들이었다. 설혹 그들이 낯선 주장을 하는 경우에도 자세히 살펴보면 성경과 기독교 2000년 전통에 근거해 있는 것이 많다. 또한 현대신학에 정말 위험한 부분이 있다면 그 것은 비판적 읽기를 통해 극복해 가야 할 성질의 것이지 그냥 회피할 문제는 아니다. 신학자들의 책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 그들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신앙적 행위일 수 있지 않을까? 

박만 교수/ 부산장신대ㆍ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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