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폭탄' 맞을라 … 줄이고 바꾸고

'요금폭탄' 맞을라 … 줄이고 바꾸고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3월 18일(월) 10:52
전력피크제 "계약전력 초과하면 징벌적 요금 적용"
창조질서보전 차원 '녹색교회' 접근 절실
은광교회 생명살리기部 "녹색교회 실현, 요금폭탄 방어"
 
중소형교회인 본교단 부산노회의 부산영락교회의 월 전기료는 50~60만원 정도였다. 혹서기, 혹한기 때는 냉난방기 가동으로 전력사용량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아무리 많이 써도 1백만원이 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전력피크제가 시행된 2012년 2월 전기료 고지서를 받아본 교회측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전기료가 무려 2백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전기를 이전보다 많이 쓴 것도 아니었는데 평소보다 3~4배 많은 전기료가 고지된 이유는 전력피크제 때문이었다. 전력피크제는 한전전력량계가 15분 단위로 최대피크치를 계산해 가장 큰 값을 기억하게 되는 시스템. 다시 말하자면 매 15분마다 전력 순간사용량을 체크해 단 한번만이라도 계약전력을 초과사용한 최고치를 적용해 그 부분에 대해 2백50%라는 벌칙에 가까운 요금을 부과하는 요금제도다.
 
부산영락교회의 경우에는 50kwh 계약전력을 사용하는데 피크시간대에 단 한번 1백15kwh가 올라갔을 뿐인데 쓰지 않은 전력에 대해 징벌적 성격의 요금을 고스란히 부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전력피크제로 교회마다 전기요금 폭탄
 
지난 11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총회 사회봉사부와 (사)한국교회환경연구소 주최로 열린 '전력피크제와 교회의 대응' 포럼에서 발제한 안상진 장로(부산영락교회)는 전력피크제의 부당함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대개 교회는 한달 30일 중 단 4~5일 주일날만 전력 사용이 몰리지 평일은 사무실 한두 곳만 사용해 지금까지 작은 계약용량으로도 충분했고 사용총량으로는 한달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의 20~30%밖에 쓰지 않습니다. 이런 교회의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주일날만 쉬고 주중 내내 한달 20여 일 사용하는 회사나 공장 사무실과 똑같은 제도를 적용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안 장로는 "한전의 전력피크제는 하루 중 전기사용량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전 10~12시, 오후 5시~7시의 순간전력량을 줄여 정전사고를 막겠다는 것인데 주일 교회의 예배 시간에는 공장들이 대부분 쉬기 때문에 정전사고가 발생할 리가 없는 시간대"라며 "이런 교회의 특수한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피크제를 시행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며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결국 부산영락교회는 한전이 계약전력을 높이기 위한 증설에 합의하면 그간 피크제로 더 낸 요금을 환급해주겠다는 약속에 지난해 5월 한전과 증설계약을 맺고 50kwh를 1백kwh로 승압하기로 해 8월에 공사를 마쳤다. 그 공사비로 6백30만원이 들었다.
 
부산영락교회는 1백kwh로 승압한 이후 지난 6개월 간의 전기요금을 사용량 기준으로 해서 50kwh로 그냥 갔을 경우와 비교할 때 연 2~3백만원 정도의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줄이고, 바꾸고, 전기요금 줄이기 위한 몸부림
 
서울서북노회 은광교회(이동준목사 시무)의 경우는 적극적인 절전 운동을 통해 전력피크제로 인한 요금폭탄을 극복하고 있는 케이스다.
 
은광교회는 지난 2005년 교회 내 '생명살리기부'를 조직해 '녹색교회'를 실현하기 위해 교회 안팎의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은광교회 생명살리기부는 교회 주변에 꽃나무를 가꾸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환경생태교실을 열기도 했다. 2012년에는 절전ㆍ절수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전력사용을 줄이고 이를 통해 전력피크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명살리기부는 교회의 건물이 노후화되고 여름철 전력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절전ㆍ절수 스티커를 교회 곳곳에 부착했고 매일 직원들이 출근하는 사무실과 교역자실, 담임목사실 등의 조명은 LED등으로 교체했다. 이외에도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에너지 절약 실천 지원사업에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추천을 받아 지난해 12월26~27일 양일간 교회 전체 건물에 대한 에너지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은광교회는 생명살리기부의 이러한 노력은 곧바로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2010년 1백49.476kwh, 2011년 1백43.152kwh였던 전력사용량이 2012년에는 1백34.792kwh로 떨어졌다. 전력피크제 때문에 2011년 2천6백68만3천9백60원이었던 전기요금은 2012년 2천7백42만1천4백70원으로 늘었지만 그나마 생명살리기부의 노력으로 큰 폭의 증가는 피할 수 있었다.
 
생명살리기부는 에너지 진단 결과에 따라 에너지 절약을 위해 이중창호 설치, 방풍실 설치, 대기전력 저감을 위한 타이머콘센트 설치, 절전멀티탭 설치를 연구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포럼에서 발제한 은광교회 생명살리기부 부장 강혜성집사는 "교회 안에는 불특정 다수의 성도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스스로 아끼고 절약하지 않으면 에너지 절약이 될 수 없다"며 "먼저 성도들이 아낄 줄 아는 절약정신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본교단에서는 교회가 전력피크제로 인해 재정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한전측과 조정, 협의해 대책을 세워달라는 헌의가 부산노회, 서울관악노회, 경북노회, 대구동노회 등으로부터 올라온 상태다.
 
사회봉사부에서는 전력피크제로 인한 전기요금의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산하의 환경보전위원회와 사회문제위원회가 공동 임원회를 열고 '전력피크제 대책위원회'를 한시적으로 조직하고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제안하는 교회 에너지절약 실천 아이디어
"십자가는 간판이 아닙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제안하는 교회 에너지절약 실천 아이디어"십자가는 간판이 아닙니다" 
①십자가 조명시간 단축
②예배당 적정실내온도(26~28℃) 유지
③대기전력 차단 타이머 등 절전기기 활용
④주일에 교회 갈 때 자전거나 대중교통 이용하기
⑤재생용지 사용하기
⑥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⑦출입문 사이 방풍공간 설치
 
교회가 절전소를 운영하려면…
① 에너지 문제에 대한 교육 실시
② 교회의 전력 소비량을 점검하고 전력이 소비되고 있는 부분 찾아 진단하기
③ 진단내용을 토대로 절약할 수 있는 최대 전기량을 교우들과 의논하여 목표로 설정하기
④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 정하되, 가급적 주요 실천은 교회 전체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하기
⑤ 실천에 따른 결과는 월별로 정리해 교회 주보와 게시판, 홈페이지에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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