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세상에 외치다, 천 마디 말 아닌 한 줄 카피로

예수를 세상에 외치다, 천 마디 말 아닌 한 줄 카피로

[ 문화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3월 14일(목) 13:22
'복음 광고'카피라이터 정기섭 집사

   
 
"복음도 광고가 필요하다!"는 특별한 카피라이터가 있다. "예수 믿으세요"라는 천마디 말보다 한줄의 번뜩이는 카피와 이미지로 복음을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7일 충무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JAD의 정기섭 대표(일산충신교회 집사)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곳에 땅끝까지 전해져야 하는 핵심 가치이자 진리"라며, "세상도 사활을 걸고 광고하는데 분명 '복음'도 광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태신앙이지만 "무늬만 크리스찬"이었다는 그 역시 2001년 프랑스 칸느 광고제에서 '복음광고'를 통해 하나님을 만났다. '신은 죽었다(니체)'와 '니체는 죽었다(하나님)'라는 두 문장으로 금상을 수상한 작품이었다.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귀에 익숙한 이 문구는 지난 2005년 대한민국공익광고대상을 수상한 그의 대표작이다. 승승장구하던 사업의 실패로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렀다가 극적인 회심을 경험한 그가 교회의 지하 골방에서 기도하며 만든 것. "마감일을 앞두고도 아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벽에 머리를 부딪히며 기도했는데 왈칵 눈물이 났어요. 생명을 살리는 공익광고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불현듯 그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자마자 그는 곧장 지인의 어머니가 계시는 집으로 달려갔다. "자녀들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마지막 순간 입으려고 준비해놓은 수의를 장롱 깊은 곳에서 꺼내주시는데 너무 경건하고 두렵기도 한 물건이었어요."
 
2007년에는 직접 프랑스 칸느로 가서 '복음광고'를 출품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있어도 예수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이라는 메시지의 '100-1^0'. 비록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미리 만들어간 영문 전도지 1천장으로 복음을 전하고 돌아왔다. 또 다른 복음광고인 '0+1^100(아무것도 없는 빈손이라도 예수님 한분 만으로 충분합니다)'를 본 한 페이스북 친구는 "한동안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이 카피를 보고서 얼마나 위로가 되고 회복이 되었는지 모른다"며 감사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정 대표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광고를 만들고 싶었는데 너무 기뻤다.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하는 것처럼 숨은 메시지가 있는 광고를 계속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의 '복음광고'는 대부분 책상 위가 아닌 골방의 기도실에서 탄생된다. 지금까지 쌓인 복음광고 아이디어만 50여 편. 야구장의 홈플레이트(주자가 득점하기 위해서 마지막에 밟아야 하는 오각형 모양의 베이스) 이미지를 이용해 만든 'Come back Home'은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호 6:1)"는 성경구절을 모티브로 했다. 기아 타이거즈의 팬인 정 대표가 야구팬들을 겨냥해 만든 것으로 제작과정에도 에피소드가 있다. 광고모델이 되어줄 홈플레이트를 수소문하다가 찾아 들어간 리틀야구장에서 연습을 방해한다고 화가난 감독에게 쫓겨날 뻔 했던 것. "가출 청소년들이 집으로 돌아오게 하는 포스터를 만드려고 한다는 설명에 겨우 촬영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정 대표는 "야구장이 있는 지역의 교회들이 연합해 지하철, 버스 등에 게재하면 멋진 복음광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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