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신이 내린 보약' 체험

'마라톤, 신이 내린 보약' 체험

[ 교계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3월 06일(수) 15:01
기자가 간다 생생체험기

   

"예루살렘에서 마라톤 대회를 한다구요?" 처음 이스라엘관광청으로부터 취재 요청을 받았을 때 순간 머리 속으로 '직접 뛰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고민 끝에 이스라엘암협회에서 주관하는 4.2km 레이스에 참가 신청을 마치고 이스라엘로 향했다. 하지만 나의 레이스는 현지에서 10km로 변경됐다. 글쎄, 무언가에 홀렸던 것일까?
 
고질적인 무릎통증과 변화무쌍한 예루살렘의 날씨 덕에 걸린 감기까지…, 대회일이 다가올수록 사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번도 10km를 뛰어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 가장 문제였다. 오르막 코스는 또 왜 그렇게 많은지.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가운데 스타트라인을 지나 한걸음씩 발을 내딛는데 2km를 지나자마자 금세 숨이 차올랐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뛰다보니 3km, 4km 어느새 5km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였다. '이제 다 왔구나!' 러너들 사이에서 "마라톤은 신이 내린 최고의 보약"이라는 말이 통한다더니, 뛰면 뛸수록 몸이 풀리는 것은 정말 신기한 체험이었다(심지어 감기도 뚝 떨어졌다). 물론 마지막 피니쉬(Finish) 라인이 시야에 들어오자 두 다리는 천근만근 무겁게만 느껴졌다. 그래도 끝내 완주했고 손목시계를 보니 1시간 22분을 지나고 있었다. 생애 첫 배번은 18839.
 
"콜핫 카보트(with all respect)!" 예루살렘 시민들의 응원소리는 뛸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힘이었다. 알고 보니 히브리어로 "화이팅!"쯤 되는 말이라고. 편안한 쇼파에 앉아 42.195km를 달리는 선수들을 남의 일처럼 바라봤던 것도 반성하게 됐다. 이젠 풀마라톤 러너들을 보면 무조건 존경의 박수를 보내리라. 콜핫 카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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