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노숙인복지회 일본연수(하)

예장노숙인복지회 일본연수(하)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2월 28일(목) 14:35
예장노숙인복지회(이사장:전덕열)는 지난 2월 18~21일 일본 기타큐슈시(市) 고쿠라구(區)에서 실무자 연수회를 가졌다. 이번 연수 참가자들은 '고통받은, 그리고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의 소통'을 주제로, 해방 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숨진 동포들이 영면하고 있는 영생원, 일제 침략의 발판이 된 시모노세키조약의 현장 일청강화기념관 등을 방문해 동포들의 시대적, 사회적 아픔을 체험했다.
 
특히 이번 연수회는 북구지역홈리스자립센터와 홈리스서포트센터를 방문하면서 더욱 활기를 띠었다. 실무자들은 지난 2월 19일 두 곳의 노숙인 관련 시설을 방문, 현장 실무자의 설명을 들으며 자신이 속한 각 단체의 사역과 비교 분석한 후 질문 공세를 퍼붓는 등 열정적인 자세로 견학에 임했다.

   
 
예장노숙인복지회 실무자들이 지난 19일 먼저 방문한 북구지역홈리스자립센터는 '너도 나도 같은 생명'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노상에서 죽게 하지 않는다', '노숙자를 양산하는 사회를 만들지 않는다'는 사명으로 수많은 노숙인들을 자립의 길로 이끌고 있었다. 지난 2004년 노숙인의 수가 4백57명으로 최고 증가치를 보였을 때 설립된 북구홈리스자립센터는 지금까지 1천5백여 명의 노숙인을 자립시켰으며, 그 1천5백명의 자립노숙인 중 93%가 현재까지 자립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현재 일본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의 노숙인 자립률은 30%대에 불과하며, 한국의 상황 또한 이와 별다를게 없는 상황에서 93%는 기적에 가까운 수치다. 그렇다면 고쿠라의 홈리스자립센터는 어떻게 이런 기적적인 자립율을 기록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이곳만의 체계적인 토탈 케어가 그 궁음증을 풀어 주는 열쇠임을 알게 됐다. 물질지원, 상담, 자립 후 지속적인 관계 유지, 사망 시 장례, 납골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통해 노숙인이 자립을 한 후 다시 노숙인이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에 속한 직원들은 80명에 육박해 안정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서비스 대상인 노숙인들을 한사람 한사람을 돌볼 수 있으며, 실제로 찾아가는 서비스까지 해나가고 있었다.
 
이날 설명회를 가진 실무자 이와사키 카즈히로 목사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장애인을 비롯해 힘없는 사람들이 먼저 해고되는데, 우리들은 노숙인의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노숙인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장애인들의 어려움들과 배우지 못해 나라의 보조금마저 신청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 후 연수참가자 김수택 목사(대전 새나루공동체)는 "이곳의 토탈 서비스가 부러운 것과 동시에 우리들의 노숙인 사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의 숫자나 자립 이후의 사후 관리 등을 우리가 배워야 과제로 인식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한 홈리스서포트센터에서는 홈리스자립센터를 통해 자립한 노숙인들을 위한 애프터서비스 성격의 사역을 소개했다. 이곳의 사역은 담당직원 2명과 자원봉사자 1백20명이 함께 진행해나가고 있었다. 서포트센터에서는 음악치료, 심리치료, 요리, 체조 등을 가르치며, 이곳의 자원봉사자들은 자활한 노숙인들의 금전관리, 병원 동행 및 문병, 고령자들을 의료담당자와 연결시키는 일, 지속적인 안부 확인, 자립인들을 위한 동지회 조직 및 활동 등 세세한 곳까지 도움의 손길을 보내며 자립을 돕고 있었다. 욘사마(배용준)의 팬인 한 직원의 홍보로 배용준 씨도 이 사역을 위해 5만엔을 지원해주기도 했다고. 1천5백명의 자립인 중 93%가 자립을 유지하는 배경에서는 서포트센터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덕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포트센터 인근에는 자립한 노숙인들이 2백명 정도 거주하고 있으며, 자립인들은 서포트센터의 자립주택에서 6개월간 지내며 직업을 구한다. 최근에는 인근에 자립인들을 위한 건물을 신축 중에 있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했다.

   
 
이날 시설 방문 후에는 북구지역홈리스자립센터의 직원들과 함께 고쿠라교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각 단체의 사역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간담회 후에는 홈리스자립센터에서 관리하는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야기 씨(70세)의 노숙 현장을 방문하고, 이들이 노숙인을 위해 필요를 묻고 도움을 주는 모습을 직접 보기도 했다.
 
이번 연수회를 마친 후 회장 김대양목사는 "일본의 시설 방문을 통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사역의 과제와 방향을 점검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우리 실무자들이 더욱 열심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예장노숙인복지회에서 실무자 워크숍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활발히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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