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아도 매일 말씀 먹으며 희망 나눠요

들리지 않아도 매일 말씀 먹으며 희망 나눠요

[ 교단 ]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3년 02월 22일(금) 17:44
'작은이의 벗'된 교회 - 주은농선교교회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세상 사람들로부터 편견과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는 작은 이들의 진정한 벗된 교회가 있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농아인들에게 희망과 생명을 가져다주기 위해 열정을 쏟는 서울서북노회 주은농선교교회(강주해 목사 시무)가 바로 그 교회다.
 
북한과 가까운 경기도 고양에 자리한 주은농선교교회는 지난해 6월 사회로부터 편견과 냉대로 마음에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농아인들을 선교하기 위해 설립됐다. 신앙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그들의 삶에 작은 한 줄기 희망을 가져다주는데 사역의 초점을 두고 출발하게 된 것. 물론 교회가 농아인 사역에 초점을 맞추게된 배경에는 자신도 농아인이면서 농아인 선교를 위해 목회자의 길을 걷게된 담임 강주해 목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개척한 지 2년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 40여 명의 교인들이 파주지역을 비롯해 서울과 인천 하남 부천 시흥 등의 지역에서 출석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장로 1인과 안수집사 3인, 권사 3인을 세워 임직식을 갖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의 한 건물에 자리한 교회는 요즘 늘어나는 교인들을 수용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다른 예배 처소를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
 
'주님의 은혜'라는 뜻을 가진 주은농선교교회의 사역은 크게 두 가지에 맞춰져 있다. 우선, 교회가 자리한 고양시와 파주시를 중심으로 농아인 선교를 펼치는 사역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지역의 농아인협회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이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담임 강주해 목사는 "농아인들은 수화를 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한 뒤, "지역의 농아인들을 위한 한글반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교회에서는 지역 농아인을 도울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회의 사역 가운데 또 하나는 교인들의 신앙성장을 위한 성경공부에 맞춰져 있다. 농아인들이 처한 현실이 그리 녹녹지 않는 현실 속에서 이들이 흔들림없이 희망과 열정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신앙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교회가 성경공부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는 것. 수요일엔 교인들을 대상으로 성경공부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거리가 멀어 수요 성경공부에 참석하지 못하는 교인들을 위해 서울에서도 성경공부반을 운영하고 있다. 강 목사는 "농아인들은 들을 수 없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힘든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교인들을 성경말씀으로 철저히 훈련시키는 것은 그들의 삶에 희망을 가져다주는 귀중한 사역"이라고 말한다.
 
농아인 선교를 위해 열정을 쏟는 주은농선교교회가 꿈꾸는 비전이 있다. 통일시대를 대비해 북한 농아인 선교를 위한 비전을 구체화하는 일이다. 강 목사는 "통일을 대비해 북한 농아인선교에 앞장서겠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면서 "철책선이 가까운 고양시에 교회를 개척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통일이 되면 주은농선교교회는 가장 먼저 북한에 들어가 농아인교회와 기술학교를 설립해 농아인 선교의 기초를 닦을 것"이라며, "결국 교회는 북한 농아인선교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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