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종전도금지반대' 논쟁에 대한 오해와 이해(2)

'개종전도금지반대' 논쟁에 대한 오해와 이해(2)

[ 선교 ] '개종전도금지반대' 논쟁

정병준교수
2013년 01월 25일(금) 10:37

[에큐메니칼 칼럼]

정교회의 개종(신도 빼가기) 반대 입장은 1990년대 소련의 붕괴 이후 한층 더 강화되었다. 그것은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 안에 외국선교사들의 공격적 전도전략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주로 미국, 서유럽과 한국의 선교사들 가운데 일부는 구소련지역을 무신론지역으로 이해하고 선교하거나, 정교회를 이단으로 정죄하고 정교회 교인들까지 전도했다. 하지만 동구권에는 70% 이상의 정교회 교인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공격적 선교방식을 택하는 선교사들은 정교회가 복음전도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정교회는 공산정권 아래서 오랫동안 활동에 어려움이 있었고 수난가운데 교회를 유지했다. 또한 무슬림 지역에 있는 정교회는 억압가운데 살아왔다. 이러한 조건 때문에 정교회는 서방교회처럼 자유로운 선교를 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에는 1만개 이상의 교구가 생겨나는 부흥을 경험하고 있고, 다른 동구권에서도 교회부흥이 일어나고 있다.
 
1989년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WCC중앙위원회는 개종 문제를 심도 있게 연구할 것을 권고했고, 1996년 살바도르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CWME) 대회는 개종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었다. 많은 개종 사례가 발표되고, 기존교인들을 향한 금품제공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여기서 모스코바 정교회는 정교회에 대한 공격적 선교활동을 '복음화'가 아니라 '미국화'와 '한국화'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지역교회의 온전성(integrity)을 인정하지 않고 지역문화에 무감각한" 개종과 강제전도를 비판했다. 살바도르 대회는 "한 교회의 공교회성은 다른 전통과 문화를 가진 교회들과 함께 하는 관계성의 질에 의해 높아진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1997년 WCC의 제2분과(CWME)는 '공동의 증언을 향하여:선교에 책임관계를 수용하고 개종을 단념하라는 요구'(Towards Common Witness:A Call to Adopt Responsible Relationship in Mission and to Renounce Proselytism) 문서를 발표했다. 이 문서는 개종이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일치를 깨고, 복음의 진정성을 해친다고 경고하고, 선교단체들이 '경쟁적 선교'가 아닌 '일치를 통해 복음증거' 할 것을 요청한다. 또한 개종과 참된 기독교증언을 구별하는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다른 교회의 교리, 신앙, 신앙실천을 이해하거나 대화하지 않고 부당하게 비난하는 행위 △자기 교회만 참교회이고 구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재세례를 하는 행위 △다른 교회의 약점을 통해 자기 교회가 도덕성과 영성이 우월하다고 이용하는 행위 △교인 증가를 위해 다른 교회 문제를 비 신앙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기존 교인을 유인하기 위해 물질과 교육의 기회를 주는 행위 △개종을 목적으로 외롭고 병들고 우울한 사람들, 자기 교회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을 이용하는 행위.
 
따라서 '개종전도 금지반대' 항목을 언급한 이번 공동 선언문의 내용은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한국교회에 대한 정교회의 분노를 일으킬 수 있고, 세계교회의 비웃음을 살 수 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신학방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해결책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우선 관계자들은 WCC와 정교회를 향해서 공동선언문은 한국의 일부 보수교회가 개종반대를 전도에 대한 반대로 오해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임을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개종반대의 본뜻을 오해하는 한국의 일부교회를 향해서는 WCC의 개종반대 입장은 교파상호 간에 존중하고 공동증언을 추구하는 것임을 알려야 한다. 공동선언문을 확대 해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병준교수 / 서울장신대학교ㆍ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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