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총회 성공적으로 치르자" 한국교회 대화합, 하나 향한 신호탄 쐈다

"WCC 총회 성공적으로 치르자" 한국교회 대화합, 하나 향한 신호탄 쐈다

[ 교계 ] WCC 총회 협력 선언문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01월 14일(월) 10:37
교회협ㆍ한기총 실행위 인준 남은 상태, '개종 전도 금지주의 반대'의 범위 모호한 점 논란의 여지

WCC 10차 총회를 둘러싸고 양분되었던 한국교회가 지난 13일 열렸던 WCC 10차 총회 준비를 위한 예배와 전진대회 직전에 선언문을 발표하고 상호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이 선언문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홍재철목사, WCC 총회 한국 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목사, WEA 총회 준비 위원장 길자연목사가 모두 서명해 사실상 WCC 총회 준비 대표들과 그동안 WCC 총회를 반대하던 단체 대표들이 모두 참여했다.

전진대회 직전 대화합을 전제로 발표한 선언문에는 향후 WCC 총회를 반대하던 진영이 더이상 10차 총회에 대한 반대여론을 확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겼으며, 이와 동시에 WCC 총회를 준비하고 있는 교단들은 그동안 보수진영이 의심해 왔던 종교다원주의 등 몇 가지 논점들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선언문에서 4개 단체 대표들은 "현재 WCC 총회 개최를 앞두고 한국교회 안에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우려를 표명하며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종교다원주의 배격 △공산주의, 인본주의, 동성연애 등 복음에 반하는 모든 사상을 반대 △개종 전도 금지주의에 반대 △성경 66권은 하나님의 특별 계시로 무오하며 신앙과 행위의 최종적이고 절대적인 표준임을 천명했다. 선언문에서는 또, "오직 예수 그리스도 외에 구원이 없음을 천명하고 우리의 예배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주라고 고백하는 자들만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드릴 수 있는 행위임을 고백하고, 그러므로 초혼제와 같은 비성경적인 종교 혼합주의의 예배 형태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못박았다. 끝으로 4개 단체 대표들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산하 모든 보수교단은 2013년 WCC 부산 대회를 이해하며 이 대회가 하나님께 영광돌리기를 바라며, 한기총과 교회협은 2014년 WEA 총회 역시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에 큰 기대감을 거듭 표현한 김삼환목사는 전진대회 후 언론사 사장단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번 선언이 갖는 의미가 매우 크다"면서, "WCC 10차 총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동 선언에도 몇 가지 풀어야 할 과제들도 있다. 이미 본교단을 위시한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들은 한기총의 파행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며 한기총을 탈퇴하거나 행정보류한 뒤 줄지어 한국교회연합에 가입한 상태. 더불어 선언문에 서명한 홍재철목사와 길자연목사가 속한 예장 합동 총회는 총회 법으로 WCC와의 교류를 강력히 금지하고 있어 이번 선언이 과연 향후 지속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논란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기총은 14일 오전 실행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언문을 채택했고 교회협은 17일 실행위원회를 열고 이 선언문을 다루게 된다.

특히 선언문의 내용 중 에큐메니칼권에서 논란이 될만한 조항도 있다. '개종 전도 금지주의에 반대'한다는 문항 중 "종교를 막론하고 복음 증거의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부분에서 말하는 종교의 범위가 어디까지를 포함하는 것인지에 대해 선언문은 물론이고 기자회견 중에도 일체의 설명이 없어 자칫 에큐메니칼권 안에서 논란이 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WCC는 'Towards common witness'라는 성명서를 통해 "가톨릭과 정교회를 비롯해 이미 개신교 신앙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개종의 문제가 교회들을 분열시키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고 에큐메니칼 운동의 위기를 스스로 자초하는 일"이라고 경계한 바 있다. 다시 말해 이번 선언문에 담긴 '개종 전도 금지주의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자칫 WCC가 경계하고 있는 가톨릭과 정교회를 비롯해 이미 기독교 신앙이 있는 선교지 주민들까지 다시 개종시키겠다는데 동의한 것인지의 여부를 설명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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