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취재] 총회 해외 사회선교 훈련

[동행 취재] 총회 해외 사회선교 훈련

[ 교단 ] 본교단 신대원생 17명 대상, 필리핀 다양한 사회선교 현장 및 에큐메니칼 기관 탐방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0년 02월 09일(화) 13:17

【필리핀=신동하기자】1월 31일 오후 9시 본교단 신대원생들을 태운 항공기가 인천공항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치솟았다. 총회 8개 전문대학 가운데 하나인 도농사회선교대학의 신학생 사회선교훈련에 참여한 신대원생들이 필리핀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총회 사회봉사부가 정책을 입안하고 훈련원이 교육을 담당한 이번 94회기 훈련에는 호남신대 4명, 한일장신대 4명, 영남신대 5명, 대전신대 4명 등 모두 17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소속 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사회선교 과목을 이수하고 총회의 별도 선발과정을 거쳐 이번 훈련에 들어갔다.
 
훈련팀은 4시간 남짓한 비행 후 2월 1일 새벽 마닐라공항에 발을 내디뎠다. 공항에는 총회 파송으로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경균선교사가 마중 나와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현장 프로그램을 기획한 한 선교사는 본교단과 선교협정을 맺은 UCCP(필리핀그리스도연합교회)에서 'Mission Coworker'(선교동역자)로 활동하고 있다.
 
3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이른 아침 카비테로 이동해 UCCP 따갈록서남노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공식 훈련은 시작됐다. 따갈록서남노회는 본교단 서울북노회와 선교협약을 맺고 지도력 개발과 교회 발전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노회 사무실에 들어서면서 훈련팀의 이목은 노회장에게 쏠렸다. 본교단에는 아직 배출되지 않은 여성 노회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부드러운 외모만큼이나 깔끔한 일처리를 보여 현지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통하는 노회장 루닝닝 로렌테목사는 노회에서 추구하는 사역 방향과 지도자 양성의 주안점은 한 마디로 "Transformational Ministry"(변혁적 목회)라고 설명했다. 신학을 단순히 학문이 아닌 실용학으로 연결해 사회를 변혁하려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영남신대 김도훈전도사는 "성별을 떠나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해주는 필리핀 교회의 모습이 놀랍다"며 "성장주의가 아닌 사회 참여형의 교회를 세워나가는 노회의 방침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 훈련팀은 사회선교 현장에서 체험 위주의 훈련과정을 거쳤다. 뜨레세교회가 주민 자활을 위해 만든 첫밭에서 농사 체험을 하는 훈련팀.

 이어 지역사회에 복음을 전하면서 주민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뜨레세교회(로엘 로하스목사 시무)와 이들과 협력사역을 하는 NGO단체인 CHP의 관계자를 만났다. 훈련팀은 뜨레세교회가 주민의 자활을 위해 마련한 텃밭을 찾아가 씨를 뿌리며 삶의 질과 인권을 개선하는 선교를 간접 체험했다.

훈련 2일차에는 1907년에 개교한 UTS신학교와 국제구호단체인 UMCOR, 지역선교를 통해 성장하는 링가교회(알세목사 시무)를 방문했다. 신학교에서는 현지 학생들과 공동 예배를 드리며 "주님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라는 고백의 시간을 가졌다. 이 학교 데이빗 파스쿠아 교수는 학교 소개와 함께 최근 환경보존과 관련된 생태신학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다는 점을 밝혔다. 이와 함께 신학이론에 더해 실천을 병행하는 통전적신학의 흐름을 강조해 소개했다.
 
한일장신대 편무남전도사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최근 세계 신학사조가 생명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와 연대 작업도 필요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 훈련팀은 사회선교 훈련 현장뿐 아니라 아시아 신학 흐름을 알아보고자 신학대도 탐방했다. 사진은 성공회신학교 예배 참석 후 한자리에 모인 훈련팀.

무더위 속에서도 강행군은 계속됐다. 쉴틈 없는 일정이 이어졌지만 아시아 교회의 사역과 신학을 배우며 사회선교를 경험하는 훈련팀은 이를 기쁨으로 받아들였다. 3일차에는 마닐라로 훈련거점을 옮겨 필리핀 민주화과정에 기여한 NCCP와 성매매 여성의 휴식처인 두레방센터를 찾았다.
 
NCCP 교회일치협력국장 롬멜박사는 단체의 중요 지향점으로 "정의와 평화, 창조와 질서의 관점에서 생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히며, 필리핀 정부의 개발정책으로 고향에서 강제로 쫓겨나 텐트 생활을 하며 농성 중인 이들을 만나 볼 것으로 즉석 제안했다.
 
훈련팀은 시위 중이던 이들을 만나 사회로부터 멸시받으며 고난당하는 삶을 들어주고 기도해주면서 평화의 노래를 불러주는 것으로 위로했다. 또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헌금을 걷어 이를 전달했다.
 
호남신대 채범석전도사는 "어려울 때 곁에 있어주는 것이 선교이자 에큐메니칼이 아니겠는가. 서로 나누며 격려하는 상생은 목회의 기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4일차는 필리핀 성공회신학교 새벽예배에 동참한 후 프라임 대주교를 만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해 톤도지역으로 자리를 옮긴 뒤 고통 당하는 민중들의 삶에 깊숙히 들어가는 체험을 했다. 아시아빈곤선교센터(대표:이철용)와 현지 NGO인 ZOTO의 선교대상인 다리 밑에 거주하는 노숙인들과 쓰레기를 뒤지며 힙겹게 살아가는 이들을 찾아가 위로의 대화를 나누며 머리를 감겨주는 봉사를 했다.
 
가난 때문에 다리 밑 하수구가 흐르는 곳을 택한 이들의 삶을 체험하면서는 훈련팀 모두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1분만 있어도 숨쉬기 조차 힘들 정도의 악취가 진동하고 허리조차 펼 수 없는 협소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훈련팀은 무엇을 느꼈을까.
 
대전신대 홍선전도사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것이 진정한 교회의 사명임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 5일차는 복음주의를 표방하는 ATS신학교를 방문한 후 필리핀기아대책 대표인 장재중장로와 사회봉사 관련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UCCP 관계자들 및 본교단 파송 필리핀 선교사들과 연합예배를 갖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연합예배에서 UCCP 사무총장 파스쿠아목사는 "선교 동역관계인 PCK(본교단)의 지원과 협력에 힘입어 필리핀교회가 두루 성장하고 있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훈련팀은 5일 간에 걸쳐 하루 4곳 이상의 사회선교 현장과 에큐메니칼 기관을 두루 돌아보고 필리핀에서 선교하는 선배 목회자들을 만나는 힘든 일정을 소화해 냈다. 각자가 지향하는 목회방향이 있어 관심사가 봉사, 선교, 교육, 에큐메니칼 등으로 다를 수 있었지만 소감만은 한결같았다.

훈련팀은 자체 평가회를 가지며 "목회에는 실천적 행동이 수반되야 한다. 산 믿음은 믿는 것만큼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진리를 목회에서 펼치겠다"는 공통적인 각오를 밝혔다.

   
▲ NCCP 본부 앞에서 자리를 함께 한 훈련 실무진과 인솔자들. 사진 왼쪽부터 전호영목사, 한경균선교사, 정원범교수, 정경호교수, 임희모교수, 이일호목사.

 
*94회기 총회 해외 사회선교 훈련은...
신학생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체험과 실습 위주의 선교 훈련을 시키는 일은 어느 교단에서도 그 전례를 찾을 수 없다. 그만큼 총회가 사회선교와 에큐메니칼 지도자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가운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 목회자들이 지도력을 높이면서 목회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선교 방법론을 찾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훈련팀을 인솔한 총회 훈련원 이일호원감과 실무간사 전호영목사도 이 부분을 고심하면서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현지에서도 마찬가지. 이를 위해 현지 한경균선교사도 UCCP 관계자들과 계속 교육 커리큘럼을 조율하며 다양한 사회선교 현장을 체험하고 에큐메니칼 정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며 이번 훈련에 동참한 정경호교수(영남신대), 임희모교수(한일장신대), 정원범교수(대전신대)는 "각 학교가 이번 훈련을 통해 얻으려 한 부분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공통분모를 찾아 미리 논의하고 참여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전하면서, "그래도 짧은 일정이지만 학생들이 큰 배움을 얻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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