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마중물이 되라"

"한국교회 마중물이 되라"

[ 교계 ] 영남신대 진희성총장 졸업권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2월 03일(수) 16:40
먼저 여러분들의 영광스런 졸업을 축하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3년 동안 예수님으로부터 신학수업을 한 것처럼 여러분들도 이 동산에서 3년 또는 4년 동안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훈련을 받아왔다. 이제 힘들었던 훈련의 과정을 마치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여러분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오늘 우리나라는 역사 이래 최대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 세계경제 10위권에 도달했고 교회도 세계교회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 크게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는 빈곤으로 인해 고통 당하고 복음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많다. 풍요 속의 빈곤, 군중 속의 고독, 홍수 속에 갈증을 느끼는 시대가 우리 시대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여러분은 생수를 길어 올리는 마중물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가 목말라 하는 이 시대에 마중물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먼저 눈물이라는 마중물로 생수를 길어 올릴 수 있다. 오늘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과 무관심 속에 힘들어 하고 있다. 이는 차가운 지성에 포박된 냉냉한 가슴과 자기 목적에 집착하여 슬픈 것을 보아도 울 줄 모르며 아픈 것을 보아도 아파할 줄 모르는 무감각(apathy)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속에 감추어진 사랑의 불씨를 지펴내어 시대의 아픔을 가슴으로 부둥켜안고 울 수 있을 때에 생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무릎이라는 마중물과 생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사람들은 마음이 분주하고 높아져서 무릎 꿇는 것을 잊어버렸다. 한껏 높아진 마음은 모든 것을 거부하는데 익숙해져 있고 분주해진 마음은 평안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하나님 앞에서 무릎 꿇고, 형제들 속에서 무릎 꿇어 그들의 발을 씻기고 겸손으로 나아갈 때 우리 속에 있는 상처와 분쟁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침묵이라는 마중물로 생수를 길러 올리길 바란다. 우리는 한 시도 조용하게 있는 시간이 없다. 가는 곳마다 널린 영상매체, 각종의 신문, 자기 주장들로 인해 말과 소리의 홍수 속에 있다. 오늘의 공부도 자기주장을 극대화하고 말로 자기를 변호하는 것으로 전락되어 간다. 그래서 우리는 들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고 이웃의 소리에도 귀를 닫는다. 말은 많되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행동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이웃의 소리에 행동으로 나아갈 때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생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침묵은 말의 포기가 아닌 정말 말을 잘 하기 위한 들음의 과정이고 말을 제련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 교정을 나서는 여러분들이 세상 속에서 무릎 꿇고 침묵으로 귀 기울이며 눈물 흘려 기도하면서 나아갈 때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생수를 길러 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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