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가들에게 생태적 지혜를 묻다

영성가들에게 생태적 지혜를 묻다

[ 교계 ] '교회사를 통해 본 창조, 영성, 자연' 주제 세미나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09년 12월 16일(수) 09:47
   
▲ 이번 세미나의 발제 원고와 논찬은 신학생들을 위한 생태사상사 교과서 집필에 활용되어 내년 2월중 신학교에 보급될 예정이다.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라는 현대의 심각한 문제의 해결책을 기독교 고전인물들의 사상에서 찾으려는 색다른 세미나가 열려 신학계와 기독교 환경운동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교회사학회(회장:임희국)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소장:장윤재)는 공동으로 지난 12일 서울신학대학교 우석기념관에서 '교회사를 통해 본 창조, 영성, 자연'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교회사 안에 흐르고 있는 생태사상의 젖줄기를 찾아 현대에 그 지혜를 적용시키기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교회사학회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속 신학자들이 대거 참가해 생태신학의 눈으로 교회사의 주요 인물들에 대한 사상을 고찰해보는 새로운 시도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세미나에는 고대의 오리게네스, 아우구스티누스 등을 비롯해 중세 수도원과 신비주의 연구가 힐더가르트, 켈트 영성, 프란시스, 종교개혁가 루터와 칼빈, 재세례파, 근대의 웨슬리, 아른트, 블룸하르트에 이르기까지 과거 영성가들의 사상을 생태적 의미에서 재해석했다.
 
특히 루터, 칼빈 등 종교개혁가들을 생태신학적으로 분석한 것은 교회사학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마틴 루터와 생태사상'을 주제로 발제한 권득칠교수(루터대)는 "인간과 다른 창조물 사이의 연대의식과 상호의존성을 강조하고, 창조의 계속성 관점에서 자연은 결코 인간의 소유가 아니며 인간은 단지 모든 창조물을 위탁받아 누리는 것"이라고 말한 루터의 사상을 소개하며 "자연은 인간의 소유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창조와 종말을 경험하는 동반자와 같은 피조물로서 생명적 차원의 연대를 이루는, 소위 '창조의 사귐'을 이뤄야 할 존중과 보호의 대상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뱅의 생태사상'에 대해 발제한 이오갑교수(그리스도대)는 "칼뱅은 자연이나 창조된 세계가 하나님을 알게 해주고 그의 솜씨와 능력, 영광을 깨닫게 해준다는 데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하나님을 보여주는 거울로 인식했다"고 분석하고 "칼뱅은 이에 더 나아가 자연을 하나님의 형상으로까지 말했으며 인간이나 자연은 모두 영적이고 영성을 가진 존재라고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한국교회사학회 회장 임희국교수(장신대)는 "과거를 연구하는 한국교회사학회와 현장에서 현재의 문제를 다루는 기독교환경연대가 공동으로 세미나를 개최해 과거와 현재, 이론과 실천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는 행사"라며 "기독교 고전을 통해 문제해결의 지혜를 발견해나가는 것이 이번 세미나의 큰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교회환경연구소 소장 장윤재교수(이화여대)는 "이번 한국교회사학회와의 공동 세미나는 생태 사상의 보급을 위한 것"이라며 "연구소에서 얼마 전 발간한 '현대 생태신학자들의 신학과 윤리'라는 책자가 현대 신학자들의 사상을 살펴본 것이라면 이번 세미나는 교회사 안에서 생태사상의 원류를 찾으려는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세미나의 발제 원고와 논찬은 신학생들을 위한 생태사상사 교과서 집필에 활용되어 내년 2월중 신학교에 보급될 예정이다. 또한 한국교회환경연구소는 '녹색의 눈으로 읽는 성서'를 집필 중에 있으며 교회의 녹색 운동을 위한 이론적 뒷받침을 위해 신학적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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