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내년에는 '숏폼'하셔야겠어요."

"목사님 내년에는 '숏폼'하셔야겠어요."

문화포럼 2024문화선교트렌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12월 21일(목) 13:54
짧은 영상 콘텐츠를 뜻하는 '숏폼(short-form)'의 인기가 급부상하면서 교회 미디어 사역에도 다양한 변화와 고민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눈길을 끈다.

지난 19일 필름포럼에서 열린 '문화포럼 2024 문화선교트렌드'에서 조성실 목사(교회와디지털미디어센터장)는 "숏폼의 간결하고 핵심적인 콘텐츠는 성도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면서 "숏폼 콘텐츠는 교회 메시지의 효과적인 전달과 다음세대 신앙 교육의 새로운 형태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현대사회에서 짧고 간결한 형태의 숏폼 콘텐츠가 새로운 영상 소비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월 인크로스 조사한 '2023 아이엠 리포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9.5%가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인 '숏폼'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성비(시간+가성비, 시간 대비 성능 효율)'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짧은 시간을 활용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숏폼 콘텐츠의 이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숏폼 콘텐츠의 급증과 시성비 트렌드는 교회의 현장예배와 전도 등에 다양한 변화와 고민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조 목사의 설명이다. 그는 "숏폼 콘텐츠가 짧고 강렬한 메시지 전달에 효과적인 것처럼, 현장예배도 이러한 형식을 반영하여 집중력 있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구성할 수 있다"면서 "젊은 세대들은 긴 시간 집중하기보다 짧고 명확한 메시지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찾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불어 노방전도에서 전도지를 나눠주듯 숏폼 영상으로 복음의 메시지를 새롭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목사는 "미국 새들백교회나 엘리베이션교회와 같은 여러 교회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강력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복음을 전파하는데, 이러한 전략은 특히 젊은 세대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시간을 고려할 때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숏폼 콘텐츠를 전도의 수단으로 사용함으로써, 교회는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복음을 전파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신앙공동체로 유입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와 혁신에도 숏폼 콘텐츠의 얕은 메시지 전달과 성경적 균형의 상실이라는 부작용을 인식해야 한다. 조 목사는 "궁극적으로 교회가 제공해야 할 영적 깊이와 통찰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의를 강조했다.

숏폼 콘텐츠의 구조상 심오하고 복잡한 신앙적 메시지나 교리적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앙의 깊이와 성숙도를 저해할 수 있고 감정적 호소나 단순화된 메시지에 치중하는 경향으로 성경의 전체적이고 균형 잡힌 교훈을 전달하는 데 있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2024 한국 교계 및 목회 전망과 과제: 뉴월드에서 신인류가 세우는 교회'를 주제로 발표한 조성돈 소장은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여 접촉할 수 있는 온라인교회(뉴월드)'라고 정의하고 "교회당을 중심으로 생각했던 교회론이 무너지면서 교회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면서 "기존에 우리가 가진 공동체 개념을 내려놓고 개인 맞춤형 신앙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임주은 목사(문화선교연구원)가 '대중문화 그리고 청년세대를 통해 본 교회의 전망과 과제: 다 다르고 빠르게 변하지만 공감이 중요한 시대'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마지막으로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가 사회 및 교회와 관련된 통계자료를 통해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의 변화를 살펴봤다.

문화선교연구원(백광훈 원장) 목회사회학연구소(조성돈 소장) 목회데이터연구소(지용근 대표)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은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엔데믹이 선언된 2024년 한국사회를 전망하며 다양한 논의와 실천을 통해 한국교회의 목회와 공적사역에 대한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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