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진정성

사랑의 진정성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2년 11월 22일(화) 11:22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16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73개 교단이 참여한 '한국교회 위로와 회복의 예배'를 드리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주님의 위로와 회복의 은혜가 임하길 기도했다. 참사로 고난 겪은 이웃을 보듬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앞장서, 생명 존중의 나라를 만들어가는 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예배에서 설교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한 '(트라우마)치유센터'를 통해 상담하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 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도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를 짊어지려고 한다"라며, "상처는 '상실'이 될 수도 있고 '미션', 선교와 사명이 될 수도 있다. 한국교회가 치유센터를 세우고 상처를 치료하는 사명 감당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이날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사회적 책임을 다 하고자 치유 사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이날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위한 위로금 10억 원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방향을 급선회했다. 예배 직전 류영모 대표회장과 이영훈 목사,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임성빈 교수,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 이사장 이상억 교수 등이 긴급 모임을 갖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위한 치유 사역의 '새 길'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성금 전달의 의미를 넘어서 이웃의 상처를 치유하는 세심함에 공감대를 이룬 결과 단회적 이벤트가 아닌 진정성을 담은 사랑 만이 이웃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뿐만 아니라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 크게는 다음세대의 새로운 기독교 문화를 세워나가는 교회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관계자들은 이를 위한 상담 사역, 신학적 진단과 포럼, 백서 제작 등을 통해 구체적인 대안 마련의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금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참여를 이끌어 치유 사역의 기틀을 놓아야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교회의 마음을 모은 사랑의 성금이 상처 입고 아픈 자들을 위로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이웃의 깊은 상처는 보듬을 순 없다. 그 안에 담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진정성만이 얼어붙고 찢긴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복음의 가치, 교회 자신이 아닌 세상을 향해 한국교회가 선포해야 할 사랑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묵상하게 된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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