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회 총회, 만남과 얼굴

제107회 총회, 만남과 얼굴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9월 27일(화) 14:11
제107회기 교단 총회가 지난 9월 21일 1박2일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교단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3년만에 제대로 된 대면총회를 치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번 총회는 그 의미가 있는 중요한 총회였다.

기자는 교단 제107회 총회 전 9월 전반기 동안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열린 WCC 제 11차 총회에 참석했다. WCC 총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이 무엇이었냐는 여러 사람들의 질문에 기자는 서슴없이 "만남, 그 자체"라고 답을 한다. '만남'이 없으면 '오해'하게 되고, '오해'하면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이 싹트며, '두려움'은 '배제'를 낳는다는 사회학적 통찰이 이번 WCC 총회에서는 그대로 체험됐다. 전쟁 중에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기독교인들을 위해 WCC 총회는 안전한 만남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양측에게 대화할 수 있는 물리적 정서적 공간을 제공했다. 물론 양측은 만나서도 화합하지 못했지만 대화의 공간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큰 것이다.

이번 교단 총회를 치르면서 오랜 기간 제대로 대면해 만나지 못했던 교단 총대들이 하나의 신앙을 고백하고, 같은 정체성을 가진 것을 재확인한 것은 교단의 현재와 미래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예장 통합의 총회는 교단만의 총회가 아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상징성과 그 영향력에 있어 예장 통합의 총회는 한국교회의 얼굴이기도 하다. 나의 얼굴은 타인의 시선으로 인식되고 분석된다. 그런 의미에서 교단 총회에 대한 평가는 '자평 '보다 교계 전체, 사회의 평가가 더 중요하다.

이번 교단 총회에서 사회와 교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키워드는 '명성교회', '전광훈 목사', '자비량 목회(이중직)' 정도였다고 분석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교계의 비난이 거셌던 전광훈 목사에 대해 "가급적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권면한다"고 결정했고, '자비량 목회(이중직)'는 자립대상교회에 한해 허락하기로 해 사회의 보편적인 의견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는 '제104회 총회에서 가결한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 수습안 결의를 철회할 것'을 골자로 한 헌의안을 정치부로 넘기지 않고 폐기하기로 결의한 것에 대해서는 교계와 사회에서 아쉬워하는 점이 있다.

이번 총회를 지내면서 자신의 역사적 과오를 끝까지 반성했던 독일인들처럼 우리 총회가 지나간 문제에 대한 비판적 여론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고, 차후 교단이 유사한 문제를 맞이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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