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자비량 목회

뜨거운 감자, 자비량 목회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2년 09월 06일(화) 11:05
지난 1일 부산노회 동반성장위원회, 부산동노회 동반성장위원회, 부산남노회 동반성장위원회가 부산 산성교회에서 자비량 목회(이중직)에 대한 현황 공유와 인식개선을 위한 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지역 노회가 한발 앞서 목회 환경의 현실을 돌파하고, 목회자들에게 용기와 새로운 도전을 심어주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면서 관심은 뜨거웠다.

때맞춰 총회 헌의위원회에서 정치부로 이첩된 '자비량 목회(이중직)' 헌의안 결과도 며칠 남은 107회 총회에 보고된다. 이때 총회 정치부는 "자비량 목회는 그 대상을 '자립대상교회'로 한정하고, 노회의 지도하에 허락한다"라는 국내선교부의 연구 안대로 총대들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자비량 목회 시행 여부의 최종 결정을 앞둔 셈이다.

이 같은 자비량 목회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가 감지된 상황 속 컨퍼런스에서는 본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목회 사역에 유익이 되길 희망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각 노회 차원에서 사회적 목회의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참석자들은 자비량 목회 사례로 공공영역, 사회복지, 사회적기업, 마을목회 등의 홍보부스를 통해 정보를 공유했다. 영역별 모임에서는 목회적 고민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하지만 자비량 목회에 대한 우려마저 완전히 지우진 못한 듯하다. 부산 지역의 한 목회자는 "목회자의 이중직을 법제화 혹은 양성화했을 경우 부작용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라며 "(자비량 목회)이 제도가 미래를 밝게 할지, 어둡게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실용적이며 현실적인 요구로만 접근하지 말고 역사적, 성경적, 전통적, 미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는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다. 목사는 생활보다 사명을 위해 헌신해야 하고, 목양에 집중해야 한다는 바람직한 목소리를 높였고, 한국교회 또한 건강한 목회자 양성과 목회자 정체성 재확립, 청빙과 신뢰도, 공교회성 강화를 위한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대와 우려가 존재하는 목회 현장의 한편에서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어려운 시대와 환경만 탓할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헤쳐 나갈 방법이 필요한데, 그중 하나가 자비량 목회이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자비량 목회를 법제화했을 경우 그 부작용이 한국교회를 더 침체시킬 수 있음을 숙고하여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 중이다.

2015년 제99회 총회부터 여러 차례 논의해 온 자비량 목회(이중직) 문제는 올해 107회 총회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총회 총대들의 지혜로운 판단과 결정이 목회 생태계의 또 다른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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