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후 더 큰 비전 갖게 됐죠~"

"시련 후 더 큰 비전 갖게 됐죠~"

[ 성탄특집 ] 우리 이웃의 성탄- 산불 이후 함께 예배드리는 속초중앙교회와 속초농아인교회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9년 12월 24일(화) 14:02
주님 오신 성탄을 기다리며 특별한 소망을 품은 이들이 있다. 소망은 바로 예배드릴 수 있는 '성전'의 재건. 지난 4월 강원도 산불로 예배당이 전소된 속초농아인교회는 전국교회로부터 넘치게 받은 사랑을 토대로 새 성전에서 예배드릴 날을 기도하며 희망의 성탄을 맞는다.

성탄절을 앞둔 지난 8일, 강원동노회 속초농아인교회(최만석 목사 시무)는 기존 예배당이 사라지면서 15년 전 분립한 모교회 속초중앙교회(강석훈 목사 시무)에 다시 모였다. 한 지붕 아래 다시 모인 두 교회는 주일 오전 11시 30분, 3부 예배를 통합예배로 드렸다. 예배당 우측 앞 자리에 속초농아인교회 성도들이 모여 앉아 최만석 목사의 수화 통역으로 함께 예배를 드렸다.

대림절 두번째 주일예배에서 이들은 주님이 허락하신 목소리와 손으로 함께 찬양했다. 예배 후 속초농아인교회 최석찬 성도는 "속초중앙교회가 예배드릴 환경을 제공해주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드린다"며, "예수님이 오셔서 우리에게 소망을 다시 주셨고 새로 지어지는 예배당을 위해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날을 기대한다"고 고백했다.

하루 아침에 예배당을 잃은 속초농아인교회 성도들은 속초중앙교회 성도들과 교제하며 상처를 회복하고 있다. 통합예배가 끝나면 두 교회 교인들은 함께 어울려 식사한다. 이후 속초농아인교회만의 예배와 모임이 이어진다.

성도들에 대해 최만석 목사는 "영적 구심점인 성전이 불타 없어져 신앙적으로 많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속초중앙교회에서 함께 통합예배를 드린 후 식사도 하고 교제하면서 성도들이 더 밝아지고 안정을 많이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불의 피해로 공동체가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변 지역교회, 노회와 총회 등 전국교회가 기도와 물질로 후원했다. 도움을 받은 속초농아인교회는 이제 지역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지 고민하는 선교적 교회로 세워지고 있다.

이전 4층 건물에서 한 층을 전세로 빌려 예배 드리던 속초농아인교회는 4층 규모의 방주 형태의 건물 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월 부지를 매입했으며 현재 구입한 부지에 있는 기존 건물을 철거함과 동시에 새 건물의 설계 중이다. 새 건물의 1층엔 농아인교회가 지역의 장애인들을 위해 지역사회를 섬기는 카페가 들어서 소통의 장을 형성할 예정이다. 2층은 예배당, 3층은 식당과 주방, 4층은 게스트룸이나 다용도실이 마련된다.

이전 속초농아인교회의 건물은 속초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새 성전은 성도들이 버스를 타고 걸어다니면 좋겠다는 목적에서 속초중앙교회와 가까운 시내 중간으로 위치를 정했다. 설계를 마치면 오는 봄에 착공식을 갖고, 2020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입주하는 것이 목표다.

속초농아인교회에 쾌적하고 넓은 새 예배당이 마련되는 것도 감사하지만, 외관보다 교회 내부의 변화가 더 주목받는다. 기존 농아인들만 모이는 교회가 아닌 건청인과 함께 어울려 완전한 자립을 이루는 교회를 추구한다.

최만석 목사는 "앞으로 교회는 청인들과의 통합적인 목회 모델을 꿈꾸고 있다"며, "구분되지 않고 함께 어울려 예배 드리는 것이 교회 본질에 더욱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농아인들만이 아닌 어떤 장애의 유형을 가졌더라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교회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전을 속초중앙교회도 함께한다. 현재 속초중앙교회에서 최만석 목사는 20여 명의 성도들을 대상으로 수어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강석훈 목사는 "속초농아인교회가 공동체를 세우는 것을 돕기 위해 평신도 사역자 10가정을 파송할 계획"이라며, "1년 후 철수하면 또 그만큼 파송하고, 외국으로도 파송하는데 가까운 지역교회에 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속초농아인교회가 자립하며 세워질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성탄절, 속초농아인교회 성도들이 기도하고 품고 있는 희망대로 2020년 광복절에 방주 모양의 새 예배당이 무사히 준공돼 주님을 예배하며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공동체가 세워지기를 기대한다.
최샘찬 기자
"성탄절엔 누구나 행복해요"     우리 이웃의 성탄- 한부모 가정 막내 오영석 군    |  2019.12.24 00:30
"필리핀의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만나는 날"    모국의 성탄과 한국의 성탄- 필리핀 근로자 슈가리 씨    |  2019.12.24 15:29
"성탄트리, 구원의 메시지를 장식하자"    성탄트리, 변질된 성탄절의 대표적인 사례    |  2019.12.19 14:35
"성탄의 감사와 나눔 문화 회복해야"    현장 전문가가 말하는 바꿔야 할 성탄 문화    |  2019.12.24 08:32
인도교회의 크리스마스는 11월에 시작된다    모국의 성탄과 한국의 성탄- 남인도교회 선교 동역자 딜립 목사    |  2019.12.19 14:25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