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아닌 하나님 의지해야, 잘못된 판단 등 우려"

"AI 아닌 하나님 의지해야, 잘못된 판단 등 우려"

미목원 교회를 위한 AI활용 가이드라인 발표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3년 12월 01일(금) 14:24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이 11월 30일 교회를 위한 생성형 AI기술 활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자료=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교회는 생성형 AI 활용에 따른 모든 결과에 대해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진다. 교회는 AI를 사용할 때 성경의 기준과 신앙의 규범 아래 검증하고 보완하며, 공교회와 사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한다."(AI기술 활용 가이드라인 중)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11월 30일 등장한 챗GPT 등 대화형 인공 지능 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사용 사례가 증가하면서 윤리 규정 제정의 필요성이 수없이 강조됐다. 하지만 정작 관련한 정책이나 관리 방안이 마련되지 못하면서 정책 입안자들의 고민은 커졌고, 기독교적 시각에 입각한 AI 규제와 윤리적 지침 제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 같은 상황 속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미목원, 이사장:김지철)이 11월 30일 포럼을 열고 한국교회를 위한 '생성형 AI(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활용 가이드라인'을 교계 최초로 발표했다. 수많은 세미나와 학술대회 등에서 인공지능 의존도에 따라 도덕적, 신학적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분석은 많았지만, 과제 해결의 기준점을 명확히 마련하지 못한 아쉬움을 앞장서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미목원 이사장 김지철 목사는 "무엇보다 생성형AI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여러 윤리적 문제를 고려하며 신앙인으로 부끄러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빠른 속도로 변화하게 될 생성형AI 기술과 목회 환경에 한국 교회가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업데이트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해 미목원과 아신대학교 그래비티(Gravity)가 머리를 맞댔다. 교회의 책임성과 투명성, 공공성 그리고 성경과 신학중심의 규범에 대한 핵심을 윤리적 지침으로 삼아 교회 현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신학적 기반 위에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하는 윤리적 의무가 포함했고, 직분에 따라 주어진 책임도 명확히 했다.



#목회자들의 고려 사항

포럼 발제자 이수인 교수(아신대)는 목회자, 교회 직원, 성도로 직분을 구분해 이들이 고려해야 기준을 제시했다. 먼저 목회자들은 '생성형 AI가 내놓은 결과물이 기도 없이 나온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와 가르침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성령 하나님의 인도와 조명을 구해야 하기에 'AI보다 하나님을 더 의지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강조한 셈이다.

목회자들의 경우 설교 준비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을 위한 지침도 많았다. 설교 준비에 생성AI를 활용할 경우 '정확성과 신뢰성' 뿐만 아니라 신앙, 교리, 성서 해석 등이 올바른지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AI정보가 본문과의 인격적 만남보다 우선될 수 없기에 자신의 논리와 분석을 바탕으로 이뤄진 해석을 AI의 답변보다 우선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AI가 제공한 정보를 활용할 때는 'AI 사용 여부와 출처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목회 상담 중 알게 된 성도의 개인사는 생성형AI에 공개하지 않아야 하며, 목회자 자신이 속한 교회의 전통을 감안해 생성형AI의 답변을 재고할 것을 주문했다. AI를 통해 얻은 결과물은 배타적으로 사용하지 말고 필요한 사람들과 공유해야 하며, 교회 운영 측면에서 AI가 교회의 사명과 공공성에 이바지하는지 거듭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회 직원 및 관계자들의 고려 사항

AI 기술을 교회 행정에 활용할 경우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가 최우선 과제였다. 교회 직원이 사용하는 모든 AI 도구와 플랫폼은 엄격한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법률 및 표준을 준수해야 한다. AI를 활용해 생성한 콘텐츠가 개인정보를 공개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해석이다.

이외에도 AI기술의 윤리적 고려 사항 및 활용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에 참여하고,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AI가 생성한 저작물의 '출처'와 '저작권 상태'를 늘 확인하고, 이미지나 동영상에 부적절하거나 민감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기에 교회의 가치와 윤리적 기준에 부합한지 항상 점검해야 한다.



#성도들의 고려 사항

많은 성도들이 성경 공부나 신학 공부를 위해 생성형AI를 활용할 수 있지만, 그 결과와 정보를 무조건 신뢰해선 안 된다. 특별히 비판적 질문을 통해 제공된 정보들을 검토하고,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를 구분해 선택해야 한다. 혹시 기도문의 초안을 작성할 경우에는 내용이 성경적인지 분별하며 자신의 언어로 내면화해야 한다. 특히 생성형AI가 교회와 다른 성경과 교리 해석을 내놓을 경우 목회자(리더십)와 논의하고, AI가 이단에 대해 호의적인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도 항상 기억해야 한다.

AI는 상담의 보조 자료로 활용될 수는 있지만, 개인적 신앙 체험이나 훈련된 인간 상담자를 대체해선 안 되고, 영적 고민과 정서적 문제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절대로 성도의 교제와 공동체적 경험을 대체할 수도 없다는 인식도 필요하다.

이 같은 가이드라인에 대해 입장을 밝힌 조성실 목사(소망교회 온라인사역실장)는 "윤리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룬 이번 가이드라인이 AI 기술을 책임감 있게 활용하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AI기술의 오용을 방지하고 교회의 신앙적 가치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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