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가 잊혀진 추수감사절

감사가 잊혀진 추수감사절

[ 사설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3년 11월 15일(수) 09:22
추수감사절은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한 청교도들이 어렵게 수확한 농작물로 감사예배를 드린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하지만 교인 대부분이 추수를 경험지 못하는 오늘날에는 그 감격과 의미를 찾기가 쉽지 않다.

사실 추수감사절은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과 관련이 깊다. 신대륙에 정착한 기독교인들의 생활환경은 안락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그들에게 한 가지 감사할 일이 생겼는데, 그것이 계절을 따라 얻게 된 땅의 소산이었다. 오늘날 신앙인들은 모든 좋은 것을 제쳐두고 부족한 한가지를 찾지만 그들은 달랐다.

더욱이 그들이 감사한 것은 농사가 풍작이어서가 아니었다. 수확한 농작물은 황무지를 일군 노력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이 햇볕, 물, 바람을 주신 것에 감사했다. 오늘날 신앙인들이 당연히 주어지는 것으로 여기는 것에 대해서도 그들은 다르게 생각했다.

추수의 감사는 자연스럽게 나눔으로 연결됐다. 하나님이 값 없이 주신 것들을 통해 소출을 얻었기에 이웃을 돌아볼 넉넉한 마음이 생긴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108회 총회가 염원하는 교회의 치유도 감사를 통해 확산돼야 할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감사의 조건을 찾고, 하나님이 주신 것들을 이웃과 나눈다면 교회의 치유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본보 기사에는 '1976년 제61회 총회와 1989년 제74회 총회가 교회 추수감사절 헌금 중 십일조를 해외 선교와 개척교회 지원에 사용하기로 결의했다'는 기록이 있다. 수년 전부터는 추수감사절이면 본교단 농촌교회에서 생산된 쌀을 도시교회가 매입하는 캠페인도 진행됐다. 신앙의 선배들이 경험했던, 가진 것은 적지만 기쁨, 감사, 나눔이 넘치는 추수감사절이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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