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총무 선출 후 에큐메니칼권 급냉 중

교회협 총무 선출 후 에큐메니칼권 급냉 중

[ 교계 ] 해법 마련 당위성 크지만 뾰족한 방법은 오리무중, 8일 임원회도 분수령 될 듯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12월 01일(월) 18:27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지난 11월 24일 정기총회를 열고 정년문제로 3년 1개월밖에 임기를 수행하지 못하는 김영주 총무의 재선을 결정한 후 에큐메니칼권 기상도가 급격하게 냉각하고 있다.
 
총회 당시 본교단 총대들은 총회장 정영택 목사가 회의장을 퇴장한 것을 필두로 모두 회의장을 떠났으며, 결국 교회협 임원과 총회 실무 책임자 등 소수를 제외하고는 복귀하지 않았다. 이날 퇴장은 본교단에만 사태의 책임을 묻는 타교단 총대들의 이해할 수 없는 발언들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표시였다. 이날 본교단 뿐 아니라 기독교한국루터회 김철환 총회장을 비롯한 총대 7명도 전원 회의장을 떠나 총무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 두 교단이 총무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교회협 9개 회원교단 안에 이번 총무 선거를 두고 균열이 생겼다는 방증인 셈이다. 혼탁해진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있어서 최후의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왔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내부에서 발원한 갈등은 총무 재선으로 종결된 것이 아니라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2014년 연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영주 총무가 재선된 후 박수보다 우려가 큰 것은 선거 초기부터 제기됐던 정년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총무가 향후 3년 동안 큰 업적을 남긴다고 하더라도 정년이 부족한 상태로 총무에 선출됐다는 일종의 부적격 논란에서는 절대 벗어날 수 없다. 교회협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됐다"고 내다봤다.
 
김 총무를 지지했던 7개 교단과 반대한 2개 교단 사이의 간극이 생긴만큼 향후 김 총무가 교회협을 이끌어 가는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 총대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은 김 총무가 자신이 했던 약속까지 어겨가면서 왜 무리하게 재선에 도전했냐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재선을 하고 나면 도대체 누가 행복하며, 교회협에 어떤 발전이 있느냐. 에큐메니칼 운동의 침체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총무 선거를 거부한 본교단의 향후 입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교단은 정기총회 이후 (11월 31일)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무리하게 진행된 교회협 총무 선거에 대해 회의장 퇴장을 통해 항의의 의사를 분명히 밝힌 만큼 교단이 직접 나서서 대화를 제안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획국장 변창배 목사는 "교단은 총무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항의의사를 밝힌 것이고 지금 당장 교단이 입장을 낸다거나 할 이유는 없다"면서, "하지만 오는 8일 교단 임원회가 열리면 뭔가 입장이 모아지지 않겠냐"고 여운을 남겼다. 이는 결국 지금 당장은 교단의 입장이 없지만 교단 임원회에서는 모종의 입장정리가 있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정기총회 당일 현장에 있던 총회장 정영택 목사와 서기 김순미 장로 등 총회 임원들이 본교단을 향한 몇몇 교단들의 날선 비난을 직접 보고 회의장을 퇴장한 만큼 8일 임원회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교회협뿐 아니라 CBS와 대한기독교서회, 한국찬송가공회 등 얽히고 설킨 에큐메니칼 운동의 현실을 두고 볼때 갈등의 장기화는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던 7대 2의 구도가 다른 연합기관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교회협 총무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조기 봉합하고 건강한 에큐메니칼 운동을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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