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림교회 '손해보는 바자회'

도림교회 '손해보는 바자회'

[ 교단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4년 10월 14일(화) 16:17

인기 0순위 '권사님표' 김치

높고 푸른 가을하늘 아래 펼쳐진 차양 아래 펼쳐진 진열대에는 갖가지 용품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깨끗이 세탁되어 옷걸이를 차지한 옷가지들에서 손질되어 줄을 맞춘 신발들은 입고 신던 '구제' 용품들이다. 교회 마당에서 주차장까지 펼쳐진 바자회에는 성도들이 내놓은 구제용품에서 교회가 엄선한 상인들이 가져온 상품들이 가득했고, 교인들과 함께 교회를 방문한 지역 주민들은 '저렴하고 질좋은 어떤 상품이 있을까'고 둘러보며 지갑을 만지작거렸다.

   
▲ 도림교회 바자회는 직접 재료를 구매해 담은 김치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인기가 높다.
지난 11일 도림교회(정명철 목사 시무)에서 열린 '손해보는 바자회' 풍경이다. 교회가 마련한 바자회에서도 가장 인기를 모은 품목은 김치. 5킬로그램들이 한 통에 단돈 1만원에 판매하는 도림교회표 김치는 배추와 양념을 직접 구매해 권사님들의 '어머니표 손맛'으로 버무려져 이미 지역 주민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김치쿠폰을 판매하는 천막 아래에서 시작된 줄은 주차장을 지나 교회 밖으로 길게 늘어나 있었다.

도림교회 바자회는 '손해보는 장사'로 알려져 있다. 7년전 부임한 담임 정명철 목사는 "바자회에는 1천 명 넘는 교인들이 자원봉사로 참여하는데 교회가 바자회로 작은 이익금을 남기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바자회에 들어오겠다는 상인들에게서 이익금을 남기지 않고, 물품들을 잘 관리해 보다 저렴하고 질좋은 상품을 제공하도록 하다 보니 손해보는 장사가 됐다"고 말했다.

예배당 앞마당에 쳐진 차양 아래로 햇살이 부서져 내리고 탁자에 삼삼오오 앉아 팥죽과 장국밥을 먹으며 얘기꽃을 피우는 풍경은 생기 넘치고 풍요롭다. 마련된 무대에서는 '재능기부'로 참여한 교인들의 노래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교회마다 1년에 한 두 차례 마련하는 바자회는 선교비를 마련하거나 특정한 목적을 정하고 그 비용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도림교회가 시도하는 '손해보는 바자회'는 교회잔치 교인잔치인 동시에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또 다른 섬김의 모습이다.

   
▲ 인기 0순위 권사님표 김치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주민과 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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