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연금' 소모전에 묻혀 '현안 파악ㆍ대안 찾기' 퇴색

핫 이슈 '연금' 소모전에 묻혀 '현안 파악ㆍ대안 찾기' 퇴색

[ 교단 ] 제99회 총회 취재 방담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10월 06일(월) 19:01

제99회 총회가 지난 9월 25일 4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교단의 미래를 이끌 각종 정책들이 수립되는 현장에서 직접 뛰며 취재한 기자들이 바라본 제99회 총회는 어떤 과제를 남겼고, 어떤 아쉬움이 있는지 들어본다.


일 시 : 2014년 10월 2일
장 소 : 본보 회의실
참석자 : 안홍철 편집국장(사회)   김성진 부국장대우  박성흠 부장  차유진 차장  장창일 차장
       표현모 차장  최은숙 차장  신동하 차장  임성국 기자


사회 : 제100회 총회를 1년 앞두고 열린 제99회 총회는 본교단의 중장기 정책을 수립하고 이에 걸맞은 규칙과 법체계를 정비하는데 열정을 쏟았다. '그리스도인, 복음으로 사는 사람'이라는 제99회 총회 주제에 맞게 복음을 재발견하고 복음을 확산시키는데 필요한 정책들을 마련하는 총회이기도 했다. 총회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결과에 대한 평가부터 해보자.

- 총회의 핫 이슈답게 제99회 총회 회무의 상당 부분이 총회 연금에 할애됐다. 그 관심은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었다. 양측의 날선 공방이 오갔다. 관련 문제에 대해선 빠른 속도로 쉴 새 없이 공수가 펼쳐졌다. 총회 연금에 대한 관심과 사랑, 중요성이 드러난 현상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총대는 '총회연금재단의 진영공방, 정치적 쟁점'은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모전에 불과한 이 같은 현상 때문에 연금재단의 실질적인 현안 파악과 대안 찾기가 퇴색된 모양새였다. 소모전에 묻혀 '연금 활성화'라는 본질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었다. 결국 제99회 총회는 연금 가입 목회자들에게 큰 과제를 남긴 총회다. 그것은 연금재단을 살리는 길, 신뢰도와 투명성을 회복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운용을 모색하는 것은 가입자 당사자인 그들의 영원한 책임이자 의무라는 점이다. 관망하는 구경꾼이 되기보다는 주인의식을 갖는 자세, 99회 총회 이후 연금 가입자들에게 더욱 필요한 부분이다.

사회 : 총회를 앞두고 연금 문제가 교단의 최대 관심사였지만 그래도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총회 총대들의 눈물겨운 몸부림도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수급률을 조정하는 결정은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주제로 올해는 여성안수 20주년을 맞는 해인만큼, 이번 총회가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해 평가를 해보자.

- 여성안수 20주년을 맞는 해를 기념하듯 여성 총대의 약진이 두드러진 총회였다. 총회임원 서기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대가 선출된 것을 비롯해 몇몇 상임부위원회 임원에도 여성 총대들이 배정돼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 총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평신도지도위원회를 통해 몇년 간 계속 청원해온 '총회 총대 20명 이상 노회는 여목사 1인, 여장로 1인을 총회 총대로 파송해 달라'는 안건은 일부 총대들의 반대 고성 속에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묻히고 말았다.

- 총회에 대한 여전도회원들의 열정도 여성안수 20주년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총회에서도 많은 총대들의 이석이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반면, 방청단과 언권위원 등으로 참석한 여전도회원들은 총회 마지막 날까지 자리를 지켜 대조를 이뤘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 방청단은 회무 전 과정을 참관했으며, 셋째날 아침예배에는 지연합회 회장단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함께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또한 참석한 총대가 매우 적었던 에큐메니칼 예배에도 전 회장들과 현 회장을 포함해 여전도회 임원들이 앞자리에 좌석해 솔선하는 여성 리더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에큐메니칼 대화모임에는 여전도회 실무 국장 4명이 참석하는 등 이번 총회는 소통에 대한 여성들의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던 총회였다.

   
▲ 본보는 총회 기간 중 타블로이드 신문을 제작하는 등 발빠른 보도를 위해 힘썼다. 제99회 총회 취재후기를 나누는 기자들.
사회 : 제99회 총회는 규칙과 헌법 개정 등 논란이 되는 안건들이 많았다. 그래서 총회 회무 일정이 하루 줄어들어 회무 진행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염려가 됐지만 이번 총회에선 미진안건없이 모든 안건을 처리했다. 총회 회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총회 회무가 전반적으로 비효율적이었다. 부서의 보고를 '완전보고'로 받고 나서 연이어 마이크를 잡고 그 부서에 대한 질문을 한다거나, '문서대로 받자'며 결의를 해 놓고는 재론동의를 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1년에 딱 한번 모이는 총회는 사실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안건은 많고 시간은 모자란 상황에서 회무까지 비효율적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 이번 총회 절차위원회는 회무시간에 휴게실을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지난 총회와 마찬가지로 지켜지지 않았다. 기자가 직접 회무시간에 확인한 결과 많게는 100여 명 이상의 총대들이 휴게실에 머물기도 했다. 절차위원회는 회무시간 휴게실 폐쇄를 소망교회 총회준비위원회에 요청했지만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는 총대들을 자원봉사자들이 막을 여력이 없었다. 다음 총회에서는 성숙한 회의문화 정착을 위해 총대들의 자발적인 휴게실 규칙 준수가 요구된다.

- 이번 총회는 '녹색총회'를 지향하며 회의실 내 생수병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각자 텀블러를 사용하도록 권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던 것 같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개인 생수병은 늘어났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총대들은 거의 없었다. 또한 '먹고 마시는 총회를 지양하겠다'는 총회의 의지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휴게실 입출입을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총회도 총회를 개최하는 교회도 휴게실에 들어서는 총대를 야박하게 밀어내지 못했다. 덕분에 휴게실은 회의시간이나 휴식시간이나 구분없이 넘쳐났다. 내년 총회는 총대 1500명이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고 작은 세미나실에서 총회를 위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논의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면 좋을 것 같다.

- 24일 저녁에 드려진 에큐메니칼 예배는 빈 자리가 너무 많았다. 본교단 총회를 방문한 동역교단 손님들에게 취재하던 기자가 사과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에큐메니칼 정신에 입각해 성장해 온 본교단이 해외 동역교단 대표들을 초청한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임을 확인하는 예배의 자리를 외면한 총대들은 그 시간 어디에 있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사회 : 총회 때마다 발생하는 총대 이석에 대한 문제는 총대들의 의식을 가늠하는 잣대와 같다. 총회장이 결의정족수를 위해 총회들의 이석을 자제하도록 요청하는 발언은 총대들의 부끄러운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기구개혁위원회는 1500명의 총대들이 한 자리에서 회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500명 규모의 실무총회 제도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 총회가 열렸던 소망교회는 주택가 골목 끝자락에 자리해 있다. 그런데 총회 첫날부터 좁은 골목으로 검은색 세단과 봉고차들이 줄을 이어 들어오자 한적한 동네에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물론 원거리에서 와야 해서 불가피하게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 총대들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서울 시내에서 오는 총대들이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면 어떨까. 주차장은 원거리 총대들과 총회를 위해 자원봉사하는 교인들을 위해 비워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소망교회에서 열린 이번 총회에서도 카메라를 들고 수많은 총대와 총회 직원, 그리고 자원봉사자 등이 펼치는 다양한 모습을 앵글 속에 담아냈다. 대략 7천여 장 이상의 사진을 생산하는 동안 웃고, 울 수밖에 없는 순간의 포착은 이어졌다. '날 선 공방'이 오가는 치열한 회무처리 속에서도 졸음을 참지 못한 총대들은 항상 등장한다. 카메라 플래시에 깜짝 놀란 총대들은 멋쩍은 웃음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회의장 전경을 앵글에 담기 위해 뷰파인더에 시선을 고정할 때는 전체 좌석 중 일부를 배제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많은 이석은 사진 속 옥에 티이자 총회의 옥에 티가 된다. 옥에 티 없는 100회 총회를 기대해 본다.

- 제99회 총회에서 특별위원회 보고에선 유독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위원의 3분의 1 이상은 유임시켜달라는 청원안이 많았다. 특별위원회는 총회에 존속 허락을 받아 총회 임원회에서 새롭게 조직하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이 필요해 이러한 청원안을 상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특별위원회는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만큼, 위원회 조직도 전적으로 임원회에 맡겨져 있다. 심지어 어떤 특별위원회에선 위원 전원을 유임시켜달라는 청원안을 상정하기도 했다. 일부 위원의 유임과 총회 임원회에서의 선정,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다. 결국 총회 임원회에서 청원안을 충분히 고려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특별위원회 조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총회 임원회는 앞으로 위원 구성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할 것으로 보여진다.

사회 : 본교단 총회가 증가하고 있는 개교회의 송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결국 총회에서는 재판국원에 대한 불신임안이 받아들여져 재판국원을 새롭게 구성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서도 평가해보자.

- 최근 교단 내에서 송사건이 계속 증가하면서 재판국 판결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제99회 마지막날 총회 재판국 보고에선 이러한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상황이 연출돼 아쉬움을 남겼다. 총회 총대들은 재판국 보고에서 제99회 재판국 조직 보고를 받지 않고 3년조를 제외한 1,2년조를 배제하고 재공천하기로 결의했다. 결국 재판국을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물론 재판국에 대한 불신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엔 재판국 전원에 대한 불신임안이 받아들여져 재공천하기도 했다. 현직 변호사가 재판국장을 맡은 제99회 총회 재판국은 더 이상 재판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기대한다.

사회 : 제99회 총회에서 여러가지 정책들이 마련됐지만 특히 총대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던 정책들도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도 해보자.

- 이번 총회에서 결정된 사안 중 총회 산하 직영 신학대학원에 야간과정이 개설된 것은 이를 바라고 있던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신학교육부 보고에서 다뤄졌던 이 안은 총대들 사이에서 '질'이냐 '양'이냐의 논쟁으로 진행되어 흥미로웠다. 한 총대가 야간신학교 개설은 '질' 보다 '양'을 선택하자는 것이라며 목사가 자기 직업을 포기할 헌신도 없이 신학을 한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자, 또 다른 총대는 야간신대원은 능력 있고, 현직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교단의 수준 있는 질적 인재를 교육시킨다면 우리 교단 인재들이 다른 교단으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결국 이 안은 허락됐는데 총대들은 증원없는 야간 신대원 개설은 양을 늘이는 것이 아닌 질을 높이는 것이라는 주장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 이번 총회 부서 모임 중 세계선교부에서는 우리 교단 최초로 은퇴선교사 중 30년 이상을 본교단 파송선교사로 사역한 이들 7명을 원로선교사로 추대하는 세리모니가 진행됐다. 1965년부터 선교를 시작한 이병구 선교사를 비롯해 평생을 선교의 열정으로 복음 사역에 매진해 온 선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영광스럽고 감동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꽃다발과 공로패 이외 교통비도 마련해 드리지 못해 평생을 선교에 헌신한 믿음의 선배들에게 제대로 예우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향후 이들에 대한 예우를 위해 정책과 예산 확보가 필요할 것 같다.

사회 : 이번 총회에서는 WCC 총회와 가톨릭에 대한 교단의 정체성 논란도 불거졌다. 그동안 교단이 견지해온 에큐메니칼에 대한 정체성논란이어서 앞으로 이에 대한 신학적인 근거가 마련돼야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평가도 해보자.

- 이번 총회에서는 '에큐메니칼'을 교단의 정체성으로 갖고 있는 우리 교단 내에서도 WCC에 대한 오해나 반감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 총회 마지막 날 정치부 보고에서는 WCC 탈퇴를 위한 연구,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우리 교단의 교리와 신앙고백에 위배되는 WCC의 결정을 철회, 시정토록 요구하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WCC를 탈퇴해 달라는 건이 다뤄졌는데 총대들은 호주 캔버라 총회에서 정현경 교수가 한 초혼제, 개종 전도 금지 등을 문제 삼으며 WCC의 신학과 사상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총대들이 문제시 한 질문들은 지난해 WCC 부산총회시에도 반대측에서 유치반대의 근거로 들었던 사안들이었다. 본보에서도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코너를 연재한 적이 있는데 홈페이지를 통해 궁금증을 해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WCC 바로알기'로 검색하면 된다.

- 이번 총회에서는 '나비효과'라는 단어를 실감케 했다. 태평양 건너 미국장로교회(PCUSA)에서 지난 6월 허락된 동성연애결혼과 동성애 결혼 주례를 허락한 여파가 3개월이 지나 우리 총회를 강타한 것이다. 총회 셋째날인 9월24일 정치부 보고에서 미국장로교회의 동성연애결혼과 동성애 결혼 주례에 대한 재고를 요청해달라는 헌의안을 다루면서 총대들은 우리 교단에까지 이러한 분위기가 영향을 미칠세라 강력한 반대 발언들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는 신학교육부 보고에서도 미국장로교회 소속 풀러신학교, 고든코넬신학교를 본교단 청목 가능한 신학교로 포함시켜달라는 청원이 있자 이들 대학이 동성애를 찬성하는 대학인지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동성애 문제에 관한 우리 교단의 정서를 이번 총회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사회 : 한 세기의 역사를 간직한 제99회 총회는 새로운 100회 총회를 준비하며 복음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 교단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정책들이 마련된 총회였다. 이번 총회 주제대로 '그리스도인, 복음으로 사는 사람'이 되어 교단의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가기를 다시 한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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