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과 비움의 기도 속에 기독교인의 정체성 회복

침묵과 비움의 기도 속에 기독교인의 정체성 회복

[ 목회·신학 ] 변화를 시도하는 목회 사역 4. 영성ㆍ기도 훈련 실시하는 '새길교회' '광교소망교회'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4년 09월 01일(월) 14:10

   
▲ 교회 설립 때부터 침묵기도와 말씀기도를 강조해 온 새길교회 모습.
한국교회는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이 떨어질 때부터 기도하는 교회로 자리매김해 왔다.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국교회는 새벽기도회를 비롯한 특별새벽기도회와 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 등 기도의 열정이 뜨겁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기도에 대한 뜨거운 열정에도 불구하고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전히 기도에 대한 부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교회들마다 체계적인 기도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설교나 교회에서 실시하는 기도학교 등을 통해 기도 방법을 가르치고 있지만 교인들은 미흡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이러한 가운데 요즘 도심 속에서 마치 피정의 집처럼 영성과 기도훈련을 실시하는 교회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 추세다. 성도들이 분주하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영성과 기도훈련을 하면서 하나님과 대화하고 결과적으로 교회도 자연히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회 설립 때부터 침묵기도(향심기도)와 말씀기도(복음관상)를 강조해 온 새길교회 최성림 목사는 "창립 초기부터 교인들에게 기도를 강조해 왔다"고 소개한다. 광교소망교회 이경용 목사도 교회에서 기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침묵기도와 말씀묵상기도를 중요하게 생각해 오고 있다.

교회들이 영성과 기도훈련에 열정을 쏟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대부분의 교회들이 실시하는 기도학교 훈련 프로그램은 일반적이고 원론적인 수준의 교육이 많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이경용 목사는 "실제로 여러 교회의 기도학교 훈련 프로그램을 보면, 일반적이고 원론적인 수준의 교육이 많다"고 말한 뒤, "그러므로 교육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경우도 많다"면서 "기도에 대한 이론과 더불어 구체적 개별적 실제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영성과 기도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교회는 깊이 있고 구체적인 것이 특징이다. 새길교회는 전 교인이 1년에 두 차례 5박6일간 피정을 갖는다. 또한 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에 기도모임을 이어간다. 특히 월요일에 있는 목회자 기도모임은 벌써 7년째에 이른다. 기도훈련도 우선 침묵기도(향심기도)로 시작하고 이 단계가 끝나면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말씀기도(복음관상)의 단계로 이어진다. 침묵기도는 회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 사라지고 오직 예수님이 내 마음 속에 있음을 깨닫는 단계다. 그런 후에 말씀을 통해 길을 발견하도록 한다. 결국 이러한 기도훈련은 침묵과 비움을 통해 가난과 겸손의 복음을 전해야 하는 삶으로 부르심을 확인하는 것. 이와 관련, 최성림 목사는 "기도훈련은 기도와 일상이 어우러지는 것"이라며 "침묵기도를 통해 내면의 자유함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오늘날 한국교회 교인들은 세상 속에서 너무 분주하게 생활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세상에 매몰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길은 기도다. 기도의 중요성을 경험하고 있는 목회자들은 앞으로 영성과 기도훈련에 대한 목마름이 더욱 간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진 ksj@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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