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 (여의도) 총회, 교회협 행정보류 "차제에 정리하자"

기하성 (여의도) 총회, 교회협 행정보류 "차제에 정리하자"

[ 교계 ] 세계 에큐메니칼권도 한국 오순절교회에 대한 기대 커, 이번 일로 한국 오순절 교회와 멀어질 듯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08월 25일(월) 17:46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여의도순복음) 총회(총회장:이영훈)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 회원 활동에 대해 '행정보류'를 결정했다. 이렇게까지 결정하게 된 배경과 향후 전망, 세계 에큐메니칼권과의 관계성 등을 짚어본다.

 △기하성(여의도) 총회의 행정보류, 왜 일어났나?
 이번 기하성(여의도) 총회의 교회협 행정보류 결정의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표면적으로 총회장인 이영훈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출마하면서 교회협과의 거리두기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진단이 있지만 그보다는 교회협 총무 인선위원 추천 과정에서 교회협이 기하성(여의도) 총회를 소외시킨 것이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게 교계 전반의 평가다.

 그동안 기하성(여의도) 총회와 기하성(서대문) 총회는 교단 분열 이후에도 교회협 안에서 다소 어정쩡하게 회원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기하성(서대문) 총회가 법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하성(여의도) 총회는 교회협에 상당한 기여를 하며 사실상의 회원으로 활동해 왔다. 하지만 이번 총무 인선위원 추천 과정에서 교회협이 기하성(여의도) 총회에 인선위원 추천 공문조차 발송하지 않으면서 교단 내에 "교회협이 우리 교단에 회원권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준 것이다. 차제에 회원권을 정리하자"는 여론을 형성하게 했고, 매파들을 자극하면서 결국 '행정보류'라는 초강수로 이어지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교회협 김영주 총무가 회원교단들과의 협의없이 단독으로 참여했던 이른바 '이석기 구명 탄원서' 건도 교단의 매파들을 자극하는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석기 구명 탄원서의 파괴력은 무척 컸고 꺼지지 않은 불씨로 여전히 살아있는 모습이다. 본교단을 비롯해서 감리교 보수파들의 반발도 야기하고 있고 루터교 주변에서는 교회협 탈퇴 여론까지 흘러 나올 정도다.

 △WCC가 가장 주목했던 오순절 교회와의 결별?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위시한 기하성(여의도) 총회는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었다. 이미 2010년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열린 에딘버러 선교사 대회 100주년 기념대회 때도 교단 총회장 이영훈 목사가 세계 선교를 주제로 한 2차 본회의에서 '기독교인의 영성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디아코니아 사역'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한 바 있다. 당시 이영훈 목사가 에딘버러 무대에 선 것은 이 목사 개인의 관심도 이유였지만 그보다 세계 에큐메니칼권이 오순절교회에 가지고 있던 열정이 반영됐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국내의 오순절교회들은 WCC 10차 총회 준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우리나라 에큐메니칼 저변 확대에 의미있는 기여를 했다.

 이와 동시에 오순절 교회를 향한 WCC의 애정의 크기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2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던 중앙위원회에서 WCC는 '오순절교회와 WCC 공동자문단' 운영원칙을 재확인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오순절교회와 WCC가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임을 확고히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기하성(여의도) 총회의 교회협 행정보류 결정으로 WCC  가입에 대한 논의도 해 보지 못하고 입지만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이 교단 매파들을 중심으로 교회협 행정보류는 세계 에큐메니칼권과의 협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에큐메니칼권에서는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교회협만이 오순절교회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데 이번 기하성(여의도) 총회의 행정보류 결정은 그런 면에서 무척 아쉬운 면이 크다"면서, "물론 교회협에 기하성(서대문) 총회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국내외적으로 에큐메니칼 운동에 많은 참여를 해왔던 기하성(여의도) 총회의 행정보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기하성(여의도) 총회의 행정보류 결정이 해프닝으로 마무리 될 수도 있다. 지난 22일 기하성(서대문) 총회가 교회협 총무 인선위원 1석을 기하성(여의도) 총회에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25일 현재) 26일 열리는 기하성(여의도) 총회 실행위원회가 이를 수용할 경우 행정보류 결정이 극적으로 철회될 여지가 생겼다. 다만 기하성(여의도) 총회 안에서 교회협과의 관계단절을 요구하는 강경파들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관건이며, 특히 이영훈 목사가 현재 에큐메니칼권과의 관계 단절을 결정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출마한 점도 '행정보류 철회'를 결정하는데 장애가 될 것임이 분명한 만큼 실제 철회여부는 오리무중이다. 만약 26일 실행위원회에서 행정보류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기하성(여의도) 총회는 내년 5월 열리는 총회에서 교회협 탈퇴 안건을 다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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