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률 개혁 없으면 '기금 고갈' 우려 현실될 수도

지급률 개혁 없으면 '기금 고갈' 우려 현실될 수도

[ 교단 ] 목회자 최소 생활비 보장하는 PCUSA 벤치마킹 절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4년 08월 18일(월) 16:51

"열심히 납부한 내 연금의 기금은 잘 운용되고 있을까?" 이 같은 궁금증을 제기하는 가입자들로 인해 연금은 늘 관심의 대상이다. 혹시 기금투자 손실로 본인이 납입한 보험료마저 회수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연금 혜택의 감소와 기금 고갈의 위험성은 가입자들의 우려 1순위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개혁 없는 총회 연금, '우려' 아닌 '현실' 된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상상이 아닌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본교단 총회 연금도 외부 컨설팅을 통해 "수익률 다변화를 꾀하지 못하고, 연금 지급률 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22년 후인 2036년(평균 운용 수익률 4%), 기금 고갈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의 기금마저 오는 2060년(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 발표)에는 고갈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총회연금재단의 한발 앞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평생 목양일념에만 헌신했지, 원로목사 제도는 고사하고 노후대책을 세우지 못한 본교단 목회자들에게는 현재 상황이 퇴직 후 연금 수급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인 셈이다.
 
그렇다면 총회연금재단에는 기금고갈을 해소하면서 수급 대상자의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2036년이 아닌 100년 후에도 총회연금재단의 안정성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은 없을까? 이와 관련 W증권사 관계자는 "총회연금재단의 제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굉장히 불안정하다"며 "총회연금재단을 큰 위험 없이 공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목사님들의 노후를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해서 먼저는 납입료 인상과 지급률 인하(형평성 유지), 수익률 다변화, 목사님 외 가입자(교회 및 유관기관 평신도 직원과 신학생)를 확대하는 방안 등 현실 문제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총회 연금만 개혁? NO~.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마저도 미래에 대한 예측은 총회연금과 유사한 상태다. 정부 또한 이들 연금에 혈세를 쏟아부으며 기금고갈을 막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군인과 공무원연금을 위해 지난 5년간 지원한 예산만 14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예산정책부서는 연금 제도를 개혁하지 못하면 공무원연금은 향후 10년간 53조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사학연금은 2033년이면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사학연금보다 6년 정도 앞서 기금고갈이 예상되는 총회연금재단도 마찬가지다. 가입자, 특히 은퇴한 수급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수급액 삭감 개정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공무원과 군인연금은 국민이 내놓은 세금이라도 쏟아부을 수 있다지만 총회연금은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도 가장 큰 이유이다.
 
40대 한 가입자는 "하나님께서 총회 연금재단을 분명히 지켜주시겠지만, 우리도 고통을 분담하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은퇴한 선배 목사님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방안을 강구하면서 교단이 살고, 우리 목회자들이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는 개혁을 착실히 진행해야 한다. 먼저는 오는 99회 총회에 상정될 연금개정안만큼은 꼭 통과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금, 해외 교단에 길을 묻다.
본교단 총회 연금은 교계에서 최대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는 만큼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미국장로교(PCUSA)를 비롯한 해외 교단의 우수한 시는템과 비교할 때 아직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PCUSA는 본교단 총회와 마찬가지로 총회기관 중 하나로 '연금국'을 두고 있다. 교회의 연금 및 혜택 프로그램을 관리하기 위한 비영리 법인으로 총회의 정책과 규범을 반영하고 있으며 9000여 억원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재산의 규모면에서 우리와 큰 차이가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투명하고 체계적인 운영과 100여 명이 넘는 대규모 전문가 집단을 통한 균형 잡힌 투자 포트폴리오로 지난해에는 17.1%에 이르는 고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의료보험, 사망보험 상품을 운용하며 수익 다변화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비로소 투자전문가 1명을 채용한 본교단 총회연금으로서 PCUSA 연금국은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임이 확실하다.
 
PCUSA연금에 가입했던 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는 "PCUSA 연금국은 '상부상조' 제도를 도입해 생활형편이 어려운 목회자들의 최소생활비를 보장하는 등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미국장로교와 미국 감리교의 연금 시스템을 모델로 삼아 이제는 KPCA와 함께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임성국 limsk@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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