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아닌 떡'으로서의 신학

'돌멩이 아닌 떡'으로서의 신학

[ 목회·신학 ] 현대신학산책

박만 교수
2014년 08월 11일(월) 17:11

류터 : 여성신학의 주요 질문 하나는 남성인 그리스도가 여성을 해방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며 여기에 대한 답변 따라 여성 신학자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뉩니다. 첫째 그룹은 예수님의 삶과 메시지에 여성 해방적인 요소가 있을지라도 예수님은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해방의 궁극적 규범이 될 수 없으며 만약 예수님을 여성신학의 규범으로 보면 여성은 다시 남성 중심주의의 사슬에 빠진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아닌 여성들의 경험이나 여성 공동체(여성교회)를 신학의 궁극적 규범으로 삼습니다. 반면 좀 더 온건한 입장의 여성 신학자들은 예수님의 삶에 있어서 본질적인 것은 그의 남성성이 아니라 정의와 평등,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 나라를 위한 믿음과 헌신의 삶이며 바로 이 점에서 그의 삶은 여성해방과 양성평등의 궁극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근거에서 그들은 예수님이 남성이란 사실로 인해 예수님과 신체적 유사성을 가진 남성들만이 목사(신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해 온 일부 개신교단과 로마가톨릭의 주장을 비판하고 양성평등의 리더십을 주장합니다.

필자 : 이제 해방신학에 대한 비판을 잠시 살펴보지요. 해방신학에 대한 의구심 하나는 그것이 무신론적이며 유물론적인 공산주의 사상과 가까이 있지 않느냐 하는 점입니다. 이 점은 특히 한국전쟁을 경험했고 지금도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는 오랫동안 해방신학에 대한 주요한 비판이 되었는데요. 이 점을 어떻게 보십니까?

구티에레즈 : 먼저 해방 신학자들 역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임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로서 우리들은 당연히 무신론적이며 유물론적인 공산주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들은 마르크스적인 역사 이해와 사회 분석 방법론, 특히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서의 종속이론이 남미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데 유용하기 때문에 도구적으로 채택할 뿐입니다. 따라서 해방신학이 마르크스주의를 있는 그대로 수용했다고 하는 것은 오해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필자 : 감사 합니다. 이제 우리의 짧은 대담을 마치면서 두 분 선생님께서 해방신학과 여성신학의 가치를 간단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구티에레즈 : 해방신학은 남미의 억압 상황에서 출발하여 그 억압의 경험으로 성경과 교회 역사를 읽고 거기서 얻은 통찰과 힘으로 사회를 변혁하고자 하는 신학입니다. 이 신학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첫째, 신학함에 있어서 상황의 중요성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가난하고 억압당하는 이들의 중요성입니다. 해방신학은 교회가 가난한 이들과 함께 있고 그들의 절망과 희망에 참여할 때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음을 강조 합니다. 셋째, 해방신학은 복음이 개인주의적이며 사적인 영역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모두 아우르는 해방의 메시지임을 분명히 말해주는 강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류터 : 여성신학은 가부장 사회에서의 여성 억압의 경험에 근거해서 남성 중심의 신학과 교회의 역사를 비판하며 양성 평등의 대안을 제시하는 신학입니다. 그것은 어떤 점에서는 다소 극단적인 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지나치게 남성 중심화 되어 하나님의 본래적 뜻에서 벗어나 있는 교회를 새롭게 하는 개혁운동의 하나입니다. 교회가 그 속에 들어 있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잘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자기를 변혁할 수 있다면 이 신학은 여성 신약신학자인 엘리자베스 피오렌자의 책 제목처럼 '돌멩이 아닌 떡'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박만 교수 / 부산장신대ㆍ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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