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탄원서' 일파만파

'이석기 탄원서' 일파만파

[ 교계 ] KNCC 김영주총무 서명, 본교단 "비상식적" 비난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08월 08일(금) 09:55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지난 11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내란 혐의가 인정된다는 판결을 받기에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를 비롯한 4대 종단 성직자들이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종교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파장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27일 교회협 김영주 총무와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등 4대 종단 성직자들은 최근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를 다루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에 선처 탄원서를 낸 바 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전염이 두려워 나병 환자들에게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을 때, 그들에게 손을 내민 것이 종교인의 사명"이라면서 "누가 어떤 죄를 범했든, 도움을 요청하면 그 죄를 묻지 않고 구원을 위해 기도해주는 것이 종교인의 마음과 자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의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소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피고인들에게도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탄원서가 공개된 뒤 '이석기 탄원서'에 대한 강한 문제제기가 줄을 잇고 있다. 남선교회 전국연합회 회장 이준삼 장로는 "교회협 총무가 탄원서에 참여했다는데 그것이 회원교단 전체의 뜻이었는지 궁금하다"면서, "자연인 이석기가 어떤 어려움에 처했을 경우 종교가 자비를 배푸는 일이야 무슨 문제가 되겠냐. 다만 현재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 중인 자의 구명을 위해 종교 지도자들이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전국장로회연합회 회장 윤여식 장로도 "이석기 의원 재판부에 교회협 총무 등 종교 지도자들이 탄원서를 제출한 것 자체가 결국 여론몰이를 하자는 행위이고 이같은 여론정치는 절대로 바람직할 수 없다고 본다"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를 혼란시키게 할 것이고 진실을 가리게 할 뿐 어떤 유익도 줄수 없다"고 단언했다.

탄원서가 제출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달 28일 한국교회언론회도 논평을 내고 "이번 이석기 탄원서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언론회는 "도움을 요청하면 손 내밀어 주는 것이 종교인의 사명은 맞지만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의 형평성과 법률의 판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탄원 행위는 자칫하면 법 적용에 혼란을 가져오고, 사회적 분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번 일로 종교가 지나치게 국가에 관여한다는 비난을 살까 매우 염려된다"고 밝혔다.

이번 탄원서와 관련해 교회협은 "이 사안은 회원교단들과의 협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인 색체를 모두 배제하고 구속자 가족들의 호소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받아들인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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