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감수하는 양보가 해결 '실마리'

손해 감수하는 양보가 해결 '실마리'

[ 교단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4년 07월 23일(수) 09:29

집행부도 수급액 삭감 외 근본대책 내놔야

"눈물과 기도로 교회를 세우고 가난한 중에도 한푼 두푼 모아 연금을 납입했는데 이제와서 수령액을 삭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은퇴목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다".

전국은퇴목사회 연금대책위원회(위원장:금영균)가 주장하는 총회연금 수급액 조정안 반대의 골자는 총회가 정한 연금재단의 수급률을 믿고 납입했으니 삭감하지 말고 그대로 지급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총회연금재단이 연금 수급액을 삭감하는 조정안을 내놓은 배경은 무엇인가. 총회연금이 현행대로 지급되면 멀지 않은 시점에서 기금이 고갈되어 더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컨설팅 결과에 따른 것이다. 외부 투자전문 기관의 컨설팅 결과는 총회연금 설계 단계에서 높게 설정된 수급률을 기금고갈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가입기간에 따라 이사회에서 정하도록 한 가산지급률(현행 최대 15%) 또한 특혜로 비쳐질 만큼 비정상적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총회 연금재단은 이미 총회연금을 사학연금,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등과 비교하여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수급률 비교표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연금수급 개시일 전 3년 평균 매월 100만 원을 납입한 가입자들은 군인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에 비해 총회연금 가입자가 제일 많은 금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납입액 100만원을 기준으로 평균 수령액을 보면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에서는 각각 390만원을 받을 수 있고 군인연금도 396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총회연금일 경우에는 457만원을 받게 된다. 매월 약 60만원을 더 받게 되는 셈이다.

총회연금 가입자는 2014년 5월말 현재 1만2846명이며, 본교단 은퇴목회자 1616명 중 연금을 받는 이들은 593명으로 36.69%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지난해말 32.39%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은퇴목사들은 일부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에 가입해 있거나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23일 총회연금재단이 전국은퇴목사회 연금대책위원회를 초청해 설명한 자료에 따르면 총회연금에서 퇴직연금을 수령하는 수급자들은 평균 22년 3개월 동안 연금을 납입했으며 연금개시일 전 3년 동안 1인당 평균 약 4900만원을 납입하고 매월 197만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 총회연금의 퇴직연금 수령자 중 매월 300만원 이상 고액급여 수령자가 137명이며 25%의 수급자들이 매월 150~200만 원을 수령하고 6.8%는 100만원 미만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같은 통계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세대의 국민연금 월 평균 수령액이 2014년 기준 45만원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매우 크다. 물론 납입금액과 기간 등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총회연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하지만 국민정서를 감안해야 한는 목회자들이 받는 연금이라는 점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전국은퇴목사회 연금대책위원회는 오는 99회 총회에 총회연금재단의 은퇴목사 연금수급액 삭감안(규정안) 반대와 노회연금위원회 조직 안을 헌의하기로 결의했다. 이 대책위는 수급액 삭감을 반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연금수급자 554명 중에서 100만원 전후로 수령하는 이들이 300명이 넘는다. 물가변동에 따라 약속한 증액지급을 동결하는 불법을 자행하면서 30년 후 자금 고갈을 이유로 수급액을 삭감한다는 것은 수급자에 대한 횡포이며 기본적이 배려도 없는 무자비한 행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은퇴목회자들의 항변에는 "1천억원 손실에 대한 책임을 수급액 삭감으로 떠넘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총회연금재단 운영에 대한 불신도 포함되어 있다. 연금에 대한 정책을 연구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보다는 수급액 삭감이라는 손쉬운 방법에만 매달리는 이들에게 투명성과 신뢰를 상실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절규도 들어 있다.

3000억원 규모의 기금이 쌓여 있고 그 기금이 운용되는 과정에서 일부 불투명했던 과거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된 총회연금재단의 문제는 이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수급자들의 불만과 가입자들의 불안이 충돌하면서 대한예수교장로회 교단 전체가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오는 9월 개최되는 총회의 최대 이슈는 총회연금이 될 것이 불을 보듯해 보인다. 문제를 풀 실마리는 내 손해를 감수하는 양보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교단을 사랑하는 이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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