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신학과 여성신학 ①

해방신학과 여성신학 ①

[ 목회·신학 ] 현대신학산책

박만 교수
2014년 07월 14일(월) 15:54

1960년대 이후의 신학은 무척 다양하지만 그들은 크게 보아 적어도 해방, 대화, 생명이라는 세 가지 범주의 하나 혹은 그 이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오늘은 해방이라는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대표적인 신학으로서 라틴 아메리카의 해방신학과 여성신학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그 내용을 좀 더 쉽고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해방신학을 대변하는 신학자로 구스타보 구티에레즈(Gustavo Gutierrz, 1928∼)와 여성신학을 대변하는 신학자로 로즈마리 류터(Rosemary Radford Ruether, 1936∼)를 선택한 다음 이 분들과 가상적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글을 전개한다.

필자 : 이렇게 지면을 통해 구티에레즈 신부님과 류터 선생님을 모시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 주시겠습니까?

구티에레즈 : 안녕하십니까? 저는 1928년 페루의 리마(Lima)에서 태어났으며 리마대학에서 의학, 심리학, 신학을 공부했습니다. 뒤에 루벵대학과 로마의 그레고리안대학에서 공부했고 리용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오랫동안 페루의 가난한 자들의 공동체에서 공동생활을 했고 저술의 상당 부분이 이 공동체에서의 경험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해방신학'(1971), '우리의 우물에서 샘물을 마시련다'(1983), '욥'(1986) 등이 있습니다.

필자 : 구티에레즈 신부님은 라틴 아메리카의 1세대 해방신학자로서 해방신학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지고 계십니다. 우리나라에도 신부님의 책인 '해방신학'이 유신독재 시절인 1977년에 번역되어 나온 이후 기독교인들을 포함하여 사회의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의 필독서가 되었고 또 그로 인해 오랫동안 금서 목록에 포함되어 있었지요. 저 역시 신학대학원 시절 이 책을 읽고 신학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렇게 나와주셔서 감사 합니다. 로즈마리 류터 선생님도 본인 소개를 해 주시지요.

로즈마리 류터 : 반갑습니다. 저는 미국의 여성신학자로서 초기에는 교회사 전통에서 여성 억압의 역사를 드러내고 고발하며 또 여성해방의 역사를 찾아 여성신학의 근거로 삼는 작업을 주로 했습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여성신학적인 관점에서 생태계 문제를 숙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여성에 대한 억압과 땅에 대한 억압은 성격상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정치학자인 남편과의 사이에 이제는 장성한 세 자녀를 두고 있으며 평신도 로마 가톨릭 신학자로서 가톨릭교회 안에서 여성안수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는 '성 차별과 신학'(1985),'가이아와 하느님'(2000) 등이 번역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필자 : 로즈마리 류터 선생님은 여성신학자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책을 저술한 분 중의 한 분이며 끊임없이 새로운 논점들을 제기하는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은 기독교의 울타리를 넘어가는 일부 여성신학자들과 달리 기독교 안에 머물면서 교회의 변화와 갱신을 촉구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먼저 구티에레즈 선생님께 질문을 드립니다. 남미의 해방신학은 어떤 신학인가요?

구티에레즈 : 해방신학을 이해하려면 남미의 정치 경제적 상황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남미는 오랫동안 극심한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수탈로 점철된 고통의 땅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토지들은 소수 귀족들의 소유로 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그들의 소작인으로서 겨우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임금만 받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남미 사람들의 비참한 상황은 남미에 대한 서구의 식민지 개척으로 시작되었고 그때 이후 남미는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여전히 서구 열강, 특히 미국의 큰 영향력 아래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여러 해방신학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성경을 읽고 하나님을 인간 영혼의 구원자 만이 아니라 정치적 억압, 경제적 착취, 문화적 소외에서 해방하시는 하나님으로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해방신학은 라틴 아메리카의 고난당하는 사람들의 하나님의 경험에서 태어난 현장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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