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 이후 신학

20세기 후반 이후 신학

[ 목회·신학 ] 현대신학산책

박만 교수
2014년 07월 07일(월) 17:06

1. 신학적 거인들의 소멸과 다양한 신학 운동의 등장
20세기 후반 이후의 신학은 무척 복잡하고 다양하다. 20세기 전반에는 바르트, 불트만, 틸리히, 떼이야르 드 샤르뎅, 칼 라너 같은 대 신학자들이 있었으며 신학계는 이들을 중심으로 비교적 통일되어 있었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의 신학계에는 이전의 대가들만큼 영향력 있는 신학자들은 없다. 물론 오늘날에도 몰트만, 판넨베르크, 한스 큉, 존 캅, 구스타보 구티에레즈, 로즈마리 류터같은 탁월한 신학자들이 있으나 이들 중 그 누구도 과거처럼 주도적인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빈자리를 다양한 신학자들과 신학운동들이 차지하고 있다. 공간적으로 볼 때도 그동안 세계신학계를 주도하였던 독일 및 유럽신학은 그저 한 지역의 신학적 목소리 정도로 지위가 약화되었고 오랫동안 신학의 변방이었던 북미,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새롭고 창조적인 신학운동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2. 신학 개념의 확장과 다양화
최근 신학의 또 다른 특징은 신학 개념들의 의미가 확장되고 무척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는 데 있다. 가령 전통신학이 성 어거스틴의 영향 속에서 죄를 주로 교만과 불순종 및 정욕으로 본 데 비해 여성신학은 가부장 사회 속의 여성들의 경험에 근거하여 죄를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이로서 제대로 살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이해하며 그렇게 만든 근본적인 죄(원죄)로 가부장 제도를 지적한다. 반면 남미의 해방신학은 죄를 주로 정치 경제적인 억압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구원 역시 남미의 정치적 억압, 경제적 수탈, 문화적 소외에서의 해방으로 이해한다. 그런가하면 생태계신학은 죄를 생태계를 약탈하고 파괴하는 인간 중심주의와 그 이기심에서 찾으면서 하나님의 구원(해방)의 범위는 인간을 넘어 전 피조세계에 까지 미친다고 가르친다. 이런 현상은 신론, 그리스도론, 성령론, 교회론, 인간론, 종말론 등 다른 신학적 주제들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최근의 신학은 계속해서 일어나는 새로운 쟁점들과 문제들을 가지고 씨름하고 있다.

3. 대화의 신학
20세기 후반 이후 신학의 또 하나의 특징은 대화를 지향하는 신학이라는 점이다. 최근의 신학자들은 과거의 어떤 신학자들 보다 그들 신학의 상황성과 잠정성을 더 많이 의식하는 가운데 서로 대화하고 배움으로써 그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대화는 단지 서로 다른 신학운동들 사이에서 뿐 아니라 기독교와 다른 종교 사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대화를 통한 신학적 성숙이 얼마나 이뤄지느냐에 따라 이 시대의 신학이 정녕 지구촌의 고민과 문제에 대해 책임적으로 응답하는 신학으로 발전해 갈 것이냐가 결정될 것이다.

4. 신학의 교회성 및 실천성에 대한 강조
최근 신학의 다른 중요한 특징 하나는 신학의 교회성과 실천성을 강조하는 데 있다. 원래 신학은 하나님의 말씀을 섬기는 교회의 학문이었으나 학문성을 추구하는 가운데 점차 교회현장에서 분리되었다. 특별히 서구신학은 근대 서구의 인간 중심주의와 이성주의에 부합하는 신학을 전개하려고 하다 보니 다분히 추상적이며 사변적인 특성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신학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 신학을 그 원래 자리인 하나님의 계시를 성찰하는 교회 안의 학문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여기에 더하여 최근 신학은 신학의 실천성 곧 세상을 변혁하는 학문으로서의 신학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최근 신학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러나 필자는 최근의 신학들이 크게 해방, 대화, 생명이란 세 가지 용어로 정리될 수 있다고 본다. 지면이 무척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 세 방향을 각각 대변하는 해방신학, 진화신학, 생태계 신학을 중심으로 이 글을 전개하고자 한다.

박만 교수 /부산장신대ㆍ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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