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은 '크리스마스 노래'가 아니었다

캐럴은 '크리스마스 노래'가 아니었다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12월 20일(수) 08:50
크리스마스하면 '캐럴(carol)'이다. '캐럴'이 여기저기서 울려퍼지면 '성탄'의 기쁨과 즐거움이 한층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랄까.

사실 캐럴은 '크리스마스 노래'란 뜻일 것 같지만 이는 오해다. 캐롤은 중세시대 프랑스의 '카롤(carole)'에서 유래했다. 강강술래처럼 둥근 원을 만들어 춤을 추는 '원무'란 뜻이다.

캐럴이 대부분 동정녀 마리아, 아기 예수 등을 주제로 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노래라고 생각하지만 부활절 고난절 승천일 성령강림 주일 등 1년 교회력의 모든 절기 때 마다 함께 부르는 노래인 것이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출판한 'The Oxford Book of Carols'에는 모든 절기에 맞는 캐럴 200여 곡이 실려 있다고. 실제로 총회문화법인(이사장: 주승중, 사무국장: 손은희)은 부활절 캐럴 앨범을 발매하고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부활절 캐럴을 소개한 적이 있다.

캐럴은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이교도의 풍습'이라는 이유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18세기 후반부터 카톨릭, 성공회, 루터교 등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해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캐럴이 쏟아져 나오게 됐다.

음악칼럼니스트이자 평론가인 이준형 씨에 따르면 이러한 오랜 역사를 반영하듯 캐럴은 '오소서, 임마누엘(Veni, veni Emmanuel)'이나 '코벤트리 캐럴(Coventry Carol)'처럼 중세, 르네상스 시대부터 평범한 농민들이 사랑했던 소박한 노래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오, 거룩한 밤(O, Holy Night)'이나 '고요한 밤, 거룩한 밤(Holy Night, Silent Night)'처럼 작곡가가 새로 만든 노래도 있고, 캐럴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든 합창이나 기악 작품도 있다. 또 본래 크리스마스와 전혀 관련이 없는 노래가 새로운 가사를 통해 캐럴로 둔갑하거나 19~20세기에 영국과 미국에서 만들어진 종교와는 상관이 없는 흥겨운 대중적 캐롤도 있다고 정리하고 있다.

우리가 교회에서 부르는 캐롤은 '고전 캐롤'이라고 한다. '성탄절' 즈음 교회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캐롤은 '곧 오소서 임마누엘'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그 맑고 환한 밤중에' '그 어린 주 예수' '기쁘다 구주 오셨네' '동방 박사 세 사람' '만백성 기뻐하여라' '오 베들레헴 작은 골' '참 반가운 성도여' '저 들밖에 한 밤 중에' '천사들의 노래가' '천사 찬송하기를' 등이 꼽힌다.

거리마다 '캐롤송'이 사라지는 아쉬운 요즘이지만, 예수님 나심을 축하하는 날 '성탄 캐롤'로 함께 손을 잡고 둥글게 둥글게 춤을 추어도 좋을 것 같다.

한편 총회문화법인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총15곡의 캐롤송을 교회는 물론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 각종 채널에서도 '성탄 찬송 베스트' '잔잔한 크리스마스 찬송가' '크리스마스 성탄절 찬송가 연속 듣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는 중이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 백성 맞으라/온 교회여 다 일어나/다 찬양하려라'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