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을 찾습니다

의인을 찾습니다

[ 기자수첩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23년 08월 22일(화) 07:39
본보 기자들의 칼럼형식인 '기자수첩'을 작성할 때마다 이번에는 무엇을 꼬집고 지적해야 하는지를 으레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기독교언론 기자의 수첩에는 왜 지적할 것이 가득한지를 자문해본다. 이 시대에 미담은 없나? 의인은 존재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 분명 한국교회에는 악담보다는 미담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많다.

다만 발굴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의인은 보통 숨어있기 마련이다. 의인은 드러내지 않고 누가 보던 안보던 묵묵하게, 심지어 그것이 미담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할만큼 순수하기에 찾기가 수월하지 않다.

지금 기자의 수첩에는 새벽기도회에서 신학생을 위해 헌금을 작정한 폐지 줍는 권사, 가진 재능이 도배 기술밖에 없다고 부끄러워하면서 독거노인 집을 찾아 도배를 해주는 집사, 자립대상교회 목사로 본인도 힘들면서 명절마다 임대주택 단지를 돌며 케이크를 선물로 돌리는 목사, 자신의 노후연금을 모두 홀사모들에게 지원하는 장로 등의 제보 내용이 적혀 있다.

사연은 천차만별이고 때로는 소소하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고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최근 일련의 '묻지마 범죄'가 판을 치며 불안감과 우울감에 사로잡힌 시대에서는 의인들의 미담이 더욱 절실하다. 그래도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고, 우리 교회가 희망을 주고 있다는 확신을 전해야 할 요즘이다. 의인만 있어도 소돔과 고모라는 멸망하지 않았다.

그래서 의인을 찾고 싶다. 기자수첩에 그 아름다운 내용을 담아 전하고 싶다. 미담의 주인공에게는 격려를 주고, 독자에게는 아름다운 일에 동참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주고 싶다.

한 귀퉁이에서 일어나 자칫 묻혀질 수도 있는 작은 일로 치부될 수 있지만, 사회를 아름답게 일구어내는 원동력이 되는 미담을 찾아내는 일이 기독교언론 기자의 본분일 것이다.

신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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