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선교사의 한국에서의 하루

1939년 선교사의 한국에서의 하루

[ 선교여성과 교회 ] 전남 지역 여전도회 30

한국기독공보
2023년 07월 30일(일) 13:12
민유수(Louis Miller) 선교사의 글이 1939년 1월 남장로회에서 'Around the Clock in Korea' 제목으로 발간됐다.
아래 글은 순천지역에서 부인사역과 조력회를 담당했던 민유수(Louis Miller) 선교사의 글이다. 민 선교사가 지리산 자락을 방문해 전도하고 부인조력회를 조직했던 모습이 아름답게 나타난다.

그만큼 전도의 결실로 얻어진 여 성도들과 부인조력회를 통해 농촌 여성들을 깨우치고 성경을 익히며 교회를 섬기는 모범을 보이도록 강조했다. 이 글은 1939년 1월 남장로회에서 'Around the Clock in Korea'라는 제목으로 발간됐다.



한국에서는 새벽에 모든 일이 생동감 있게 시작한다. 개들이 짖어대고 소의 목에 매단 종이 가볍게 울린다. 작은 안마당에서 여인들이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켜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맞은편 방에서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장난치는 소리에 잠을 깼다.

아침 식사 후 집에 있는 모든 이들이 기도하러 모인다. 원형으로 둘러앉아 각자 찬송책과 성경책을 들고 있다. 그들이 찬송을 부른 후 에스라서 한 장을 읽었다. 양 목사가 읽은 내용에 대해 짧은 언급을 했고, 후에 이 여사가 기도를 인도하는 동안 모두 머리를 숙였다.

기도회 후에 목사님과 사모, 이 여사와 선교사는 앞으로 3일간 진행될 성경공부와 작은 교회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선교사 한 명의 처지로 이들 일행은 두 해가 지난 다음에야 이 마을을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동안 많은 발전을 목격했다. 신자들의 수는 늘어나고 교회로 조직됐다. 이전에 사용하던 낡은 집 대신 편안한 작은 교회가 세워지고 현지 목사가 구역을 관리하고 있다. 이 여성들이 얼마나 새롭게 발전했겠는가?

매일 아침 3시간 동안 여신도들과 여아들을 위한 성경 공부가 있었다. 선교사와 이 여사는 마을 전체에 있는 여성들을 방문하는데 오후 시간 대부분을 사용한다. 그들은 집이나 들녘, 길가 어디에서든지 복음을 간단히 설명하고 저녁 집회에 오라고 초청했다.

마지막 날 모두 일찍 교회에 모였다. 첫 시간은 이 여사가 예수의 비유 등 수준 높은 성경공부를 한 쪽에서 가르쳤다. 그동안 선교사는 다른 쪽에서 새신자를 위해 예수의 생애에 대해 가르쳤다.

그 다음 시간에는 이 여사와 선교사가 자리를 바꿨다. 이 여사는 새신자들에게 기도와 믿음, 용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믿음 생활에서의 은혜 등에 대해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선교사는 첫 번째 수업에서 바울 서신인 빌립보서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가르쳤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선교사들은 기뻐했다.

성경공부 후에 오늘 아침 부인조력회가 조직됐다. 여성들에게 교회에 대한 열의를 고취시키기 위해 부인조력회 조직의 방법과 계획에 관해 여러 차례 반복해 설명했다. 물론 이는 모두 새로운 것들이다. 걸음마 단계인 이 조력회는 용기 있게 성경공부, 다른 여성을 초청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나갔다.

선교사는 여기저기 흩어진 여성도들에게 이별을 고하는 것이 항상 힘들다. 이번에 특히 선교사가 안식년 휴가를 보내기 위해 머나먼 미국으로 떠날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손을 부여잡고 눈물 가득 고인 눈으로 작별을 고하고 하나님의 보살핌을 기원했다. 그들은 여러 형태의 선물을 들고 나와 각자의 감사를 표현했다. 계란 한 줄, 감 몇 개, 밤 한 되, 고구마 바구니 등이 선교사의 손에 쥐어졌다.

논에는 많은 농부들이 바쁘게 벼를 베고 있다. 여자들은 겨울 내내 먹을 김치를 담그기 위해 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빨간 고추들은 초가 지붕 위에서 고운 색깔로 널어져 있다. 여기저기 커다란 노란 호박들도 보인다.

오늘 선교사의 마음은 그녀의 삶 주변에 가득한 죄와 절망 때문에 슬프다. 하지만 나는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의 아름다움에 전율을 느끼고 언젠가는 죄에 눈먼 이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을 바로 알게 될 날이 오리라는 기대를 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걸음이 멀리 떨어진 마을에 다다랐다. 그곳에는 아직 진정한 예수의 영이 그곳 여성들에게 없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의 따뜻한 영접도 없었다. 그럼에도 50여 명의 여성과 여아들이 저녁 집회에 참석했고 2명의 선생이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피곤하고 천근만근 무거운 육신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다. 마지막 질문자가 떠난 후 선교사와 이 여사는 잠들 준비를 했다. 불을 막 끄려고 할 무렵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세 명의 여인이 노크도 안 하고 문을 열고 들어 왔다.

그들은 조용히 서서 주저하며 요청했다. "저희를 가르쳐주시겠습니까?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저희 남편은 우리가 무지하고 둔해서 배울 수 없을 거라고 합니다."

그들의 밝은 얼굴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너무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다. '예수 사랑하심' 찬송을 부르기 위해 이 여사를 따라하는 것조차도 그들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일이었다. 선교사는 그들에게 마치 어린이들에게 하듯 설명했다. 예수가 누구인지, 예수를 믿는 사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르쳤다. 작은 전도지를 건네고 읽어보게 했다.

만약 이 여사가 조심스럽고 단호하게 그들에게 이제 집으로 돌아가라고 설득하지 않았다면 이른 아침까지 머물렀을 것이다. 그들은 내일 열릴 집회에도 참석해 줄 것을 공손히 초청받았다.

선교사는 그렇게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침대에 앉았다. 산자락의 고요한 정적에 둘러싸여 작은 교회 바로 아래 빠르게 흘러가는 개울물 소리만이 고요한 정적을 깼다. 그녀가 바깥의 아름다운 밤풍경을 봤다. 그녀의 마음은 간절한 기도로 가득 찼고, 그녀는 전도부인을 이 작은 마을에 다만 몇 달만이라도 머무게할 방법을 찾도록 기도했다.

사람들의 무지는 단지 며칠 동안 이곳을 방문해 가르친다고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시 나는 기도하기를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한 그날의 모든 행사에 축복을, 잘못한 것에 대해선 주님의 용서를 구했다.

내가 잘 펼쳐진 간이침대에 몸을 맡겼을 때 내 마음은 1만 마일 밖에 떨어진 선교사의 고향에 있는 사랑하는 이들과 친구들에게 머물다가 꿈같은 잠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새벽녘 먼동이 틀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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