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유월절'은 '첫 번째 성찬식을 위한 그림자'

'첫 번째 유월절'은 '첫 번째 성찬식을 위한 그림자'

[ 통으로읽는성경 ] 24.마지막 유월절 첫번째 성찬식

조병호 목사
2023년 06월 27일(화) 11:12
필자가 도식화한 '마지막 유월절 첫 번째 성찬식'.
세례 요한이 언급한 '하나님의 어린양'은 '유월절 어린양'을 기반으로 한 말이다.

'임마누엘'은 하나님이 인간과 함께하시기 위한 최고의 행동이며, '성찬식'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과 함께하기 위한 최고의 행동이다. 주님의 성찬에 참여하는 것, 주의 죽으심을 기억하며 기념하는 것이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하는 길이다. 필자는 앞으로 세 번에 걸쳐 기독교 예배의 중심 예식이라 할 수 있는 성찬식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마지막 유월절 첫 번째 성찬식', 두 번째는 '이날을 기념하라에서 나를 기념하라', 마지막으로 '제사에서 예배로', 즉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는 거룩한 성전이 된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예수님을 기념하는 성찬식의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

첫 번째, '마지막 유월절 첫 번째 성찬식' 이야기이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날 밤 제자들과 마지막 유월절 식사를 하셨다. 예수님은 이번 유월절이 마지막 유월절이 될 것을 미리 아시고 제자들에게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했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유월절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이루기까지 다시 먹지 아니하리라(눅 22:15)."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이날, 유월절 먹기를 그토록 원하시며 기다리신 것은 3년 전 갈릴리 바닷가로 제자들을 부르신 때부터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500년 전 애굽에서의 '첫 번째 유월절' 때부터였다.

1500년 전 '첫 번째 유월절'은 '첫 번째 성찬식을 위한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유월절은 애굽의 왕 바로와 모세의 9차 출애굽 협상이 결렬된 상황 가운데 끝으로 하나님이 긴급하게 주신 명령이었다. 바로와 모세의 피 말리던 출애굽 협상이 결국 결렬되자 히브리 민족은 출애굽의 소망은커녕 앞으로 애굽에서의 삶이 얼마나 더 비참하고 피폐해질지 두려움과 절망 가운데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하나님은 가장 큰 기적을 준비하고 계셨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한 날을 정해주시고 이스라엘 각 가정에 '어린양'을 잡으라고 명령하셨다.

당시 히브리 민족은 애굽에서 노예로 살면서 애굽이 시키는 대로 벽돌을 굽는 일과 농사일에 동원됐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들이 갑작스러운 하나님의 명령에도 당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약 2만 3000 가정이 모두 1년 된 어린양을 잡아 피는 우슬초에 적셔 집의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뼈는 꺾지 않고, 양의 고기는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 나물과 함께 먹되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음으로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다. 1년 된 어린양의 피를 각 집 문설주에 바르라는 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애굽인의 장자나 히브리인의 장자나 짐승의 초태생은 다 죽게 된다. 이때 히브리 민족이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하면서도 모든 가정이 순식간에 각 가정 단위로 그 많은 1년 된 어린양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조상 요셉, 야곱, 그리고 아브라함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어린양' 이야기의 시작은 아브라함의 모리아산 번제 사건 때이다. 모리아산으로 향해가던 중 이삭이 아버지에게 질문했다. "이삭이 이르되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나이까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살펴본즉 한 숫양이 뒤에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지라 아브라함이 가서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더라(창 22:7~13)." "번제할 어린양은 어디 있습니까?"라는 이삭의 질문에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여호와 이레)"로 답해주었으며 실제 하나님은 숫양을 준비하셨다.

이후 이삭의 아들 야곱은 형 에서와의 갈등으로 하란으로 도망하게 된다. 그런데 오히려 야곱은 하란에서 튼튼한 양이 새끼를 밸 때 신풍나무 껍질을 벗긴 가지를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목축업 천재가 되면서 수많은 양을 소유하게 되고, 그 양떼를 가나안을 거쳐 결국 애굽으로 가져가게 된다(창 30:37~43). 야곱의 목축업 기반 위에 요셉은 입애굽한 70여 명의 가족들을 '고센 땅'에 모여 살게 하면서 애굽 사람들이 가증히 여기는 목축업에 종사하게 함으로 혈통을 보존해 큰 민족을 이루게 했다. 그래서 430년이 지나 출애굽하기까지 히브리 민족은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하면서도 목축업을 통해 어느 가정에서든지 1년 된 어린양을 잡아 첫 번째 유월절을 지킬 수 있도록 준비됐던 것이다. 이렇게 애굽에서의 첫 번째 유월절은 '여호와 이레'였다.

애굽에서의 첫 번째 유월절은 애굽의 모든 장자가 죽음으로 제국을 꿈꿨던 애굽의 기반이 통째로 무너진 것과 대조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모든 장자는 살아남아 제사장 나라의 기반이 된 날이었다. 이후 이스라엘 민족에게 첫 번째 유월절은 제사장 나라 운영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1500년이 지난 후 세례 요한에 의해 예수님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소개된다. 세례 요한이 언급한 '하나님의 어린양'은 '유월절 어린양'을 기반으로 한 말이다.

애굽에서 첫 번째 유월절에 1년 된 어린양의 피가 열세 지파의 장자들을 살렸다면,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어린양이 되셔서 마지막 유월절 첫 번째 성찬식으로 새 언약을 체결하신 후 십자가에서 피 흘리심으로 우리 모두를 살리게 하셨다. 즉 노아 시대에 하나님께서 주신 무지개 언약을 시작으로 아브라함에게 주신 은혜 언약, 아브라함의 후손들에게 주신 제사장 나라 쌍무언약, 그리고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주신 새 언약 예고를 통해 알려주신 대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유월절을 지키시고 첫 번째 성찬식을 행하시며 십자가 단번 제사를 통해 마침내 언약의 완성인 새 언약을 성취하셨다. 예수님은 마지막 유월절에 제정하신 첫 번째 성찬식이야말로 진정한 '여호와 이레'다.

조병호 목사 / 성경통독원 대표·통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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