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의 기간 이뤄진 '제사장 나라 교육'

징계의 기간 이뤄진 '제사장 나라 교육'

[ 통으로읽는성경 ] 21.예레미야 70년- 교육 70년

조병호 목사
2023년 06월 07일(수) 12:01
에스겔의 환상을 묘사한 프란치스코 콜란테스의 그림.
포로가 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과 후손들을 극상품 무화과로 바꿔가기 위해 노력했다

예레미야 70년의 두 번째 의미는 '교육 70년'이다. 하나님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제사장 나라 거룩한 시민으로 만들기 위해 1년 동안 교육하셨다. 그런데 가데스 바네아 사건으로 하나님은 출애굽 당시 20세 미만의 청소년과 광야에서 태어난 어린아이들인 '만나세대'들을 대상으로 다시 제사장 나라를 교육을 시키셨다. 이때 제사장 나라 거룩한 시민 교육이 40년간 광야에서 행해졌다면, 900여 년이 지나 바벨론에서 또 다시 시작해야 할 교육은 한 세대를 더하는 70년이 필요하다는 것이 하나님의 판단이셨다.

하나님은 제사장 나라 교육 70년 프로그램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시행하셨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다니엘과 세 친구, 즉 포로들 중 상위 0.1% 인재들을 위한 바벨론식 이데올로기 교육이었다. 그들은 바벨론 왕실에서 느부갓네살 왕이 만든 제국의 이데올로기 정책에 동원된 자들이었다. 이들을 위한 하나님의 교육 프로그램은 바벨론 제국의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제사장 나라 거룩한 시민 교육이 얼마나 월등한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10대 청소년들이었던 다니엘과 세 친구는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뜻을 정하여' 제사장 나라가 얼마나 월등한지를 실력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느부갓네살 왕의 꿈을 해석함으로 왕이 하나님을 찬양하게 했다. 이처럼 다니엘과 세 친구는 바벨론 왕실에서 제국 학습을 받는 동시에 하나님이 예레미야를 통해 말씀하신 제사장 나라 교육 70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교육 70년'의 두 번째 프로그램은 예루살렘에서 바벨론 포로로 끌려간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2차 포로들이 바벨론 그발 강가에서 강제 노동을 하면서 받는 교육이었다. 이 교육의 담당자는 에스겔 선지자이며, 교육 내용은 예레미야의 편지였다.

이 프로그램은 2차 포로들이 바벨론에 도착한 지 9년째 되던 해 10월 10일부터 시작됐다. 포로로 끌려온 남유다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해 두 가지 오해를 하고 있었다. 첫 번째 오해는 하나님이 힘이 없으셔서 자신들을 바벨론의 손에서 지켜주지 못하셨다는 것이고, 두 번째 오해는 조상들이 잘못해서 자신들이 대신 처벌받고 있으니 하나님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에스겔의 사명은 이러한 오해를 갖고 있는 포로민들에게 그들의 바벨론 포로 기간이 70년이라는 사실과 그들은 70년 동안 바벨론에서 제사장 나라 재교육을 통해 극상품 무화과로 거듭나야 함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가마를 걸라"고 말씀하셨다. 그간의 녹을 없애는 '소독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결정하신 것이다. 그 가마 안에 물을 붓고, 양고기의 넓적다리와 어깨 쪽 고기, 뼈를 가득 담고 가마 밑에 나무를 쌓아 잘 삶되 뼈가 무르게 될 때까지 삶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가마 안에서 고기의 피를 땅에 쏟아버리고, 다시 가마 밑에 불을 피워 고기가 다 흐물흐물해져 없어지고 국물이 졸아들 때까지, 더 나아가 뼈가 다 탈 때까지 계속 불을 때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가마 안에 있던 고기와 뼈가 다 타서 빈 가마만 남게 되면, 빈 가마를 불 위에 올려놓고 계속 불에 태워 가마 안에서 녹이 다 소멸되게 하라고 하셨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녹슨 가마를 소독하는 것이었다.

녹슨 가마를 가지고 만든 음식은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할지라도 좋은 음식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녹슨 가마와 같은 예루살렘을 소독하셔서 그들을 다시 제사장 나라 거룩한 시민으로 만들려고 하셨다. 그리고 그들을 새 언약의 주체로 세우시기 위해서였다.

한편 에스겔 선지자도 예레미야나 이사야 선지자처럼 두로, 에돔, 애굽 등 이방 민족에 대한 심판을 예언했다. 그들은 우상을 섬기며 남유다가 멸망하는 것을 보고 기뻐했으나 이제 그들도 공의의 하나님 앞에 심판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방 나라들에 대한 심판을 선언하시는 중에 제사장 나라와 하나님 나라 경영을 통한 하나님의 깊은 속내를 드러내셨다. "나는 악인이 죽는 것을 기뻐하지 아니하고 악인이 그의 길에서 돌이켜 떠나 사는 것을 기뻐하노라(겔 33:11)."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지만 또한 사랑과 긍휼의 하나님이시다. 악인이 죽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는 하나님의 말씀은 결국 예수 십자가를 통해 온전히 드러난다.

기원전 586년에 예루살렘이 함락됐다는 소식과 함께 하나님의 진실을 알게 된 남유다 포로민들은 바벨론에서의 70년 시간을 그들이 새롭게 교육받는 시기로 받아들이고 그들 자신과 그들의 후손들을 극상품 무화과로 바꿔가기 위해 그동안 외면했던 에스겔 선지자를 찾아갔다. 그러자 에스겔은 친히 목자가 돼주시겠다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나님은 에스겔을 통해 '마른 뼈 환상'을 보여주시며 마른 뼈와 같이 절망 중에 있는 남유다 포로들에게 다시 생명의 기운을 주시고 회복시켜줄 것을 약속하셨다. 또한 '두 막대기 비유'를 통해 바벨론 포로 귀환 후 다시 회복될 제사장 나라와 메시아가 오셔서 세우실 '하나님 나라'를 예고하셨다. 그리고 에스겔을 통해 주신 '성전 조감도'는 불타버린 예루살렘 성전으로 절망 속에 있는 바벨론 남유다 포로들에게 최고의 위로와 회복의 메시지가 됐다.

이처럼 하나님은 70년 징계 기간을 '제사장 나라 교육'으로 회복시키셨다. 그렇게 바벨론에서의 70년 교육을 통해 제국이 주는, 그리고 세상이 주는 짐과 멍에는 무겁고 힘든 쇠 멍에이지만, 제사장 나라 거룩한 시민의 사명, 즉 '하나님이 주시는 짐과 멍에는 쉽고 가볍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예레미야가 바벨론으로 끌려간 포로들이 희망이고 소망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께 찬양했던 것은 그들이 진멸되지 않고 살아남아 있으므로 그들을 통해 다시 제사장 나라를 꿈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애 3:19~23).

조병호 목사 / 성경통독원 대표·통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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