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사모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광주

성경을 사모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광주

[ 선교여성과 교회 ] 전남 지역 여전도회 21

한국기독공보
2023년 06월 01일(목) 17:33
사진은 지난 5월 10일 여전도회관에서 기도하는 지연합회장들. / 한국기독공보 DB
1930년 3월 17일, 광주에서 사역하는 남대리(L. T. Newland) 선교사의 글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주님은 아주 실리적으로 비유를 가르친 적이 있다. 한 남성의 친구들이 느닷없이 그를 방문했을 때, 그에게 음식이 하나도 없어서 부끄러워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나는 이번 겨울 광주의 궁핍한 형편을 생각했을 때, 이 비유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12월에서 3월까지 우리 광주선교부는 성경공부 강습으로 매우 바쁘다. 정규 학교와 여성 학교 기숙사에 남은 학생들이 100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숙소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우리는 선생이 부족할까 걱정했다. 우리 지부의 능력은 적었고, 지역 내 한국인 목사들은 시무하는 교회 사역으로 너무 바빴다. 가르치는 일은 외국인인 우리의 역할이 됐다. 높은 수준의 주제가 모두 한국어였기 때문에 외국인에게는 부담이 됐다. 그러나 이 두 학교는 이전처럼 부담되지는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우리는 기뻤다.

남자들의 성경공부는 2월 4일 열렸다.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아 참석자들의 숫자가 절반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첫째날 내가 맡은 공부방에 갔을 때 교실은 반 정도가 차 있었고 150명이 벌써 도착했다고 들었다. 나의 기쁨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인들은 어디든 제 시간에 맞춰 나타나는 것에 대해 깊은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수업시간에 하루에서 사흘 정도는 언제나 늦는 편이었다. 그래서 시작하는 날 다른 볼일 때문에 일찍 온 사람들 몇 명만이 앉아있는 경우가 많았다.

첫째날 마지막 시간에 나의 기쁨은 걱정으로 바뀌었다. 숙소의 모든 자리가 차버렸는데, 과거의 예로 볼 때, 아직 절반 정도가 더 도착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28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갖고 있다.

둘째날 정오까지 350명이 등록했고, 계속해서 새로운 인원들이 매 시간마다 들어왔다. 그날 밤 280명이 잘 수 있는 공간에서 380~400명 정도가 잤다. 아마 '잠잔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누울 수도 없는 공간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다음날 저녁 우리는 교실을 개방했다. 사람들이 바닥에서 자도록 했는데, 그들은 온돌방이 아니면 잘 수 없다고 버텼다. 수업이 절정에 달했을 때 425명이 왔다. 그들의 잠자리가 좋지 않았음에도 나를 해코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볼 때, 그들은 참 좋은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감사가 넘쳤다. 이렇게 많은 숫자의 신실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감동적이다. 100명이 넘는 이들이 초급반이다. 이들이 곧 그리스도교인이며, 모든 교회 멤버들이 생에 처음으로 참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사역자 회의를 갖고 내년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 사실 시골 교회들에게 이런 수업은 아주 유익하다. 우연히 광주지역 가운데 나의 사역지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등록했다.

남성 성경공부반이 마치고 3주가 지난 후, 여성 성경공부반이 시작됐다. 이때 우리는 남성들보다 훨씬 적은 숫자가 등록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왜냐하면 이때가 어려운 시기이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예상은 기쁘게도 틀렸다.

남성들이 개울물처럼 흘러왔다면, 여성들은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려왔다. 어른들 사이사이를 우는 아기들과 인상 쓰는 어린이들이 채웠다. 아기와 아이들을 빼고 무려 500명의 여성들이 10일 동안 수업에 참석했다.

나의 사역지에서 참석한 여성들만으로도 숙소는 가득 찼다. 열흘 동안 이 가난한 여인들은 정어리 통조림처럼 빽빽한 공간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그들은 불평하지 않았다. 은혜가 넘쳤고, 이 시골교회 조력회로부터 온 보고는 윈스보로 여사를 20년쯤 더 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만약 여성 사역의 출발과 그 성장 과정을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한국교회 여성들이 조직에 대해 전혀 무지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할 것이다.

이들 조력회는 고국(미국)에 있는 시골교회 조력회와 비교될 만하다. 지금 수업은 끝났고, 무심한 정적만이 광주에 흐르고 있다. 두 가지 위대한 사실이 명백해졌다.

첫째는 우리 사역이 다시 일어섰고, 교회가 부흥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와 같은 인원을 최근 몇 년간 보지 못했고, 우리들 중 아무도 이러한 참석자 수를 기대할 믿음조차 갖지 못했다. 주님께서 한국교회의 현장에 다시 오고 계심이 분명하다.

둘째는 만약 우리가 이와 같은 성경수업을 매년 갖는다면, 더 큰 숙소가 필요하다. 1000달러 정도면 현재 시설의 두 배로 확충할 수 있다. 말씀을 사모하는 한국인들에게 잠잘 공간을 제공하는 데 쓰인다면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이곳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는 편안한 숙소를 제공해 이 열정을 격려해야만 한다.

나는 새로운 그룹들을 심방하러 시골로 갔다. 우리가 어디를 가든지 좋은 집회를 가졌고, 관심을 갖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하나님이 이 나라에서 사람들을 부르시는 것 같았다. 우리 사역자들은 씨를 뿌리자마자 곧바로 수확을 거두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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