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가락에는 울돌목이 있다

어머니 손가락에는 울돌목이 있다

[ 동인시선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5월 12일(금) 10:00
어머니 손가락에는 울돌목이 있다

시: 이순주



조류 흐름이 빠른 그 손으로

가족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을 물리쳤을까

어머니 손가락 마디마다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울돌목이 있다



하루는 바다 위에 뜬 한 척 배이고

그것은 당신 손에 달려 있었으니,

급물살로 일생 몇 척의 배를 띄워 보냈을까



밀물과 썰물에 조류 방향이 바뀌고

그때마다 소용돌이 위치가 변하는 그곳에서

해가 뜨고 지고,



일상이 높아진 수압으로

유속이 빠른 울돌목 위치에서만 가능하였으니

세월이 지나갈수록 격렬히 아픈 소리를 내는 물목



오늘도 배는 운항을 잘 마쳤을까

불거진 손마디마다 울어

잠 못 이루신다, 어머니







200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2008년 기독신춘문예 시 당선

저서 - 시집 '목련미용실' 동시집 '나비의 방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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