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창세 전부터 준비된 하나님의 구원 계획

십자가, 창세 전부터 준비된 하나님의 구원 계획

[ 통으로읽는성경 ] 17. 너희 몸이 성전, 교회

조병호 목사
2023년 05월 10일(수) 14:37
'그리스도와 빌라도'의 모습을 그린 니콜라이 게(Nikolai Ge)의 작품.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오르심으로 우리 몸이 성전 되는 기적 일어나

성경 속 성전 이야기는 통(通)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모세 때에 만들어진 언약궤와 움직이는 성막 500년, 다윗과 솔로몬 때에 만들어진 움직이지 않는 예루살렘 성전 1000년, 바벨론 포로 이후 다시 재건된 스룹바벨 성전, 그리고 예수님 당시 큰 규모로 증축된 헤롯 성전, 더 나아가 하늘 성소인 예수님의 십자가까지, 이 모든 역사를 성경을 통해 알아야 바울이 말한 '성령의 전', '너희 몸이 성전'이라는 놀라운 하나님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 누구나 '십자가'를 기독교의 상징으로 알고 있다. 다시 말해 십자가는 하나님 나라의 상징이 된 것이다. 사실 십자가는 로마 제국의 사형틀이었다. 그렇다면 로마 제국의 사형틀이었던 십자가가 어떻게 기독교, 즉 하나님 나라의 상징이 됐을까?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하나님께 기도하다가 한밤중 산헤드린공회가 보낸 사람들에게 체포당하셨다.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그토록 간절하게 기도하신 이유는 십자가를 앞두고 계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긴급체포한 산헤드린공회는 그 밤에 70여 명의 재판관들을 대제사장의 뜰 안에 모아 예수님을 피고석에 세우고 '산헤드린공회 재판'을 열었다. 그들은 밤새워 거짓 증인들을 세워 예수님의 죄를 입증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지만, 유죄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 증거는 찾지 못했다. 그러자 산헤드린공회의 대제사장 가야바가 입을 열어 예수님께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고 물었다. 밤새도록 침묵하시던 예수님은 그 질문에 대해서만은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막 14:62)"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산헤드린공회 재판장은 예수님이 하나님을 모독했다는 '신성모독죄'를 뒤집어씌운 후 자기의 옷을 찢고 예수님을 때리며 모욕했다. 그런데 잠시 후 산헤드린공회는 예수님을 로마제국의 반역자로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넘긴다. 전통적으로 유대에서 신성모독자에게 가해지는 처벌은 돌로 쳐죽이는 것이었다. 안식일에 나무하다 잡힌 자의 처형, 아간의 처형, 스데반의 처형이 그것이다. 예수님 역시 산헤드린공회에서 '하나님의 아들'이라 시인했기 때문에 그들 입장에서는 신성모독죄로 처형을 해야 했다. 그런데 대제사장 세력들은 예수님에 대한 민중의 지지가 두려워 십자가 처형으로 바꾼 것이다.

산헤드린공회가 꾸며낸 예수님의 죄목은 예수님이 백성을 미혹하고 가이사에게 세금 바치는 것을 금하며 로마제국에 대항하고 반란을 일으킨 '자칭 유대인의 왕'이었다. 이때 로마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의 죄 없음을 알았기에 재판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정치력을 총동원했다. 십자가 처형을 피하기 위한 빌라도의 시도는 세 가지였다. 첫째, 너희 법대로 재판하라고 말함으로써 다시 산헤드린공회 재판으로 떠넘기려고 했다. 둘째, 예수로부터 유대인의 왕이 아니라는 대답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셋째, 유월절 명절의 전례대로 행하는 로마의 히든카드, '유월절 특사'로 풀어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빌라도는 대제사장 세력에 의해 동원된 사람들로 인한 심상치 않은 민란 분위기를 느끼고 예수님의 십자가형을 결정한다.

산헤드린공회는 그들의 뜻대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고,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계획대로' 손으로 짓지 아니한, 즉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하늘 지성소인 십자가'에 오르셔서, 왕 같은 대제사장 직분과 하나님의 어린양 제물이 되셔서 온전한 제사를 드리심으로 새 길을 여셨다.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히 10:19~20)."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시는 그 순간, 놀랍게도 예루살렘 성전의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지면서 건물 성전의 기능은 끝이 났다. 즉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지신 '단번 제사'로 오고 오는 모든 인생의 죄가 사해졌고,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죄로 인해 막혔던 담이 허물어졌다. 그리고 우리 인생들이 공의의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제사장 나라에서 대제사장은 매년 대속죄일에 지성소에 들어가야 했다. 제사장 나라의 출범이 없었다면 대제사장도, 움직이는 성막도, 예루살렘 성전 지성소도 없었다. 그러나 모세 때 받은 설계도로 지은 '성막'과 다윗이 받은 설계도로 솔로몬 때 지은 '예루살렘 성전'은 바로 예수님께서 지신 '십자가, 하늘 지성소'의 그림자였다. 하늘 지성소 십자가는 창세 전부터 준비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장래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사 손으로 짓지 아니한 것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더 크고 온전한 장막으로 말미암아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하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의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히 9:11~12)."

이렇게 모세 시대의 성막과 다윗과 솔로몬의 성전, 그리고 스룹바벨 성전을 거쳐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오르심으로 우리 몸이 성전이 되는 기적같은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 2:21~22)."

오늘날 교회는 성전과 같은 의미의 건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는 그리스도인이다. 그리스도인이 곧 하나님의 성전, 성령이 거하신 곳이다. 이 놀라운 사실을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 성도들과 오늘 우리에게 가르쳐주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3:16)." 성전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말씀에 가슴이 벅차 오를 것이다. 진정한 성전의 의미를 깨닫고 사는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이고 하나님 나라를 사는 그리스도인이다.

조병호 목사 / 성경통독원 대표·통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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