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설계 대로 지어지는 성전

하나님의 설계 대로 지어지는 성전

[ 통으로읽는성경 ] 15.예루살렘성전 1000년

조병호 목사
2023년 04월 26일(수) 14:11
솔로몬의 예루살렘성전 봉헌식을 묘사한 제임스 티소의 그림.
이동식으로 설계된 성막을 성전 형태로 변경 … 하나님 허락받아 다윗이 준비하고 솔로몬이 건축

모세 때 시내 산에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제사장 나라 언약이 체결되자 하나님은 제사장 나라 거룩한 시민이 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막'의 설계도와 대제사장이 성소에서 섬길 때 입을 옷의 디자인을 친히 주셨다. 여담이지만 유대인들이 현재까지도 보석과 관련해 여전히 세계 최고인 이유는 지금으로부터 3400년 전에 이미 시내산에서 성막을 만들고 대제사장의 옷에 12개 각기 다른 보석을 달고 그 보석에 12지파의 이름을 새기는 세공을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모세 때 시내산에서 성막과 대제사장의 옷이 만들어진 후 성막은 다윗과 솔로몬 때 예루살렘에 건물 성전이 지어지기 전까지 레위 지파의 고핫 자손이 어깨에 메어 옮겨 다니며 '성막 500년 시대'를 이끌었다. 그래서 이 시기를 '움직이는 성막 500년'이라 명명한 것이다. 시내산에서 만들어진 '하나님의 이름을 두려고 택한 곳인 성막'은 500년 동안 이곳 저곳으로 옮겨 다니다가 다윗의 도발적 상상으로부터 시작된 건물 성전이 하나님의 허락을 받게 되면서 '예루살렘 성전 1000년'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다윗이 움직이도록 설계된 성막을 '예루살렘 성안에 집을 지어 그곳에 모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가 오랜 세월 사울을 피해 도망자로 살다가 마침내 이스라엘의 왕이 돼 백향목으로 지은 왕궁에서 평안히 살게 되면서 갖게 된 생각이었다. 자신은 백향목으로 지은 좋은 왕궁에 살고 있는데, 하나님의 언약궤는 해달의 가죽 덮개에 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다윗은 자신의 이런 생각을 나단 선지자에게 말한다. "여호와께서 주위의 모든 원수를 무찌르사 왕으로 궁에 평안히 살게 하신 때에 왕이 선지자 나단에게 이르되 볼지어다 나는 백향목 궁에 살거늘 하나님의 궤는 휘장 가운데에 있도다(삼하 7:1~2)." 그러자 나단 선지자도 매우 좋은 생각이라며 동의한다.

다윗이 말하고 나단 선지자가 동의한 이유는 이들이 '신명기'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희가 요단을 건너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에 거주하게 될 때 또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너희 주위의 모든 대적을 이기게 하시고 너희에게 안식을 주사 너희를 평안히 거주하게 하실 때에 너희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실 그곳으로 내가 명령하는 것을 모두 가지고 갈지니… 오직 너희의 한 지파 중에 여호와께서 택하실 그곳에서 번제를 드리고 또 내가 네게 명령하는 모든 것을 거기서 행할지니라(신 12:10~14)."

다윗은 주변 모든 대적과 싸워 이겨 이스라엘 백성들이 안식과 평안을 누리게 되자 '바로 지금이 하나님께서 한 지파를 택해 여호와의 이름을 두려고 택한 곳을 정하사 그곳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다윗은 예루살렘 성전에 관한 자기 생각을 나단 선지자에게 말했던 것이고, 나단 선지자도 다윗의 이 의견에 찬성했던 것이다. 다윗의 의견에 대해 하나님은 나단 선지자를 통해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성전 건축을 허락해 주셨다. 첫째, 성전을 하나님이 주신 설계도대로 지으라는 것이다(대상 28:19). 둘째, 다윗은 준비만 하라는 것이다(대상 28:3; 29:3). 셋째, 성전은 다윗의 아들 대(代)에 지으라는 것이다(왕상 5:5). 하나님께 성전 건축을 허락받은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자기 아들이 성전을 건축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하나님이 다윗에게 주신 성전 설계도에 의하면 성전은 하나의 건물로 이뤄져 있는데 그 건물은 휘장을 사이에 두고 '지성소'와 '성소'로 구분돼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곳, 모든 민족을 위한 공식적인 공간이 마련됐다. 그곳은 '이방인의 뜰'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성전 밖의 뜰로서 세상의 모든 민족이 다 와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곳이었다.

먼저 '지성소'는 대제사장이 1년에 한 번씩 매년 들어가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용서받는 곳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사면권이 주어지는 곳이다. 그리고 '성소'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레위기에 기록된 대로 다섯 가지 제사를 세 가지 방식으로 드리는 곳이다.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용서를 받을 수 있고 계속해서 하나님 앞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특권이었다. 그리고 건물 밖 '이방인의 뜰'은 모든 민족이 와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응답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놀랍게도 예루살렘 성전의 하이라이트는 이방인의 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솔로몬의 성전 낙성식 기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또 주의 백성 이스라엘에 속하지 아니한 자 곧 주의 이름을 위하여 먼 지방에서 온 이방인이라도 그들이 주의 크신 이름과 주의 능한 손과 주의 펴신 팔의 소문을 듣고 와서 이 성전을 향하여 기도하거든 주는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왕상 8:41~43)."

성전 건축 허락의 조건에서 중요한 것은 아들 대(代)에 건축하게 하신다는 약속이다. 그런데 이는 다윗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라는 약속이었다. "네 수한이 차서 네 조상들과 함께 누울 때에 내가 네 몸에서 날 네 씨를 네 뒤에 세워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 그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삼하 7:12~13)."

하나님의 이 약속은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로 외쳐진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이야기로 이어진다. 사울이 그의 아들 요나단에게 왕위를 물려주기 위해 그토록 다윗을 죽이려 했던 일을 상기한다면, 다윗이 자기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일은 하나님의 놀라운 약속이었다. 이후 솔로몬은 다윗의 모든 준비로 인해 7년 만에 성전을 완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예루살렘 성전 1000년' 시대를 열었다. '움직이는 성막 500년' 시대를 이은 '예루살렘 성전 1000년' 시대는 다윗 때부터 기원후 70년 로마 제국이 예루살렘 건물 성전을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김 없이 파괴할 때까지 이어갔다. 그리고 성전은 '우리 몸이 성전'이 되는 놀라운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조병호 목사 / 성경통독원 대표·통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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