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라, 알렉산더 대제와 세계 선교

펠라, 알렉산더 대제와 세계 선교

[ 구약학자가 본 바울의 길 ] 비아 에그나티아(3)

하경택 교수
2023년 04월 27일(목) 16:25
펠라가 고대에는 해안선 가까이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지도.
'표범을 타고 있는 디오니소스' 모자이크.
이번 '비아 에그나티아'(via egnatia) 답사 일정에서 단연 돋보이는 장소 중 하나는 '펠라'(pe,lla)였다. 펠라는 '비아 에그나티아' 여정에서 두 번째로 만난 도시다. 펠라는 고대 그리스 왕국 마게도냐의 수도로서 데살로니가로부터 서쪽으로 약 4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펠라는 마게도냐 왕국을 통일시킨 필립 2세(주전 382년)와 그의 아들 알렉산더 대제(주전 356년)의 출생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펠라' 이름의 뜻은 '돌'을 의미한다.

왜 그러한 이름이 붙여졌는지 그 이유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1914~1915년에 처음 발굴이 시도되었고, 현대적 의미의 조직적인 발굴은 1953년에 시작되었다. 2006년에는 농부에 의해서 그리스에서 가장 큰 무덤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2011년부터는 왕궁이 발굴되었고, 2017년부터 복원작업이 진행되어 곧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될 것이 기대된다. 안타깝게도 이번 답사에서는 복원된 왕궁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고고학 박물관을 통해 펠라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펠라 유적지 가까이에 잘 조성되어 있는 고고학 박물관은 펠라 방문자들에게 가봐야 할 곳으로 강추하는 장소이다.

펠라는 도시 전역이 격자무늬의 구획으로 조성된 계획 도시이다. 펠라의 특징 중 하나는 급수와 배수 시스템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펠라의 급수 시스템은 개인 주택에 이르기까지 파이프로 연결되었다. 또한 일반적인 고대 그리스 도시가 그렇듯 도시 중앙에는 아고라(agora)가 있다. 그러나 펠라의 아고라는 7ha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아고라 주위에는 그늘진 열주가 있는 주랑(stoa)이 있고, 내부 안뜰을 돌아가며 프레스코화 벽으로 둘러싸인 집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둘러싸인 집들에서는 벽화가 발견되었는데, 그것은 폼페이 벽화의 원조격인 벽화들이다.

펠라의 자랑거리의 하나로 모자이크가 있다. 이 모자이크가 더욱 유명한 것은 시냇가에서 채취한 조그마한 자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모자이크는 부의 상징으로서 부유한 사람들의 집의 바닥에 장식되어 있는데, 다양한 그리스 회화를 재현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수사슴을 공격하는 사자-그리핀' 모자이크나 '표범을 타고 있는 디오니소스' 모자이크가 대표적이다. 이 모자이크들은 모두 고고학 박물관에 가면 진품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펠라의 유적들 가운데 돋보이는 것이 공중목욕탕이다. 펠라에서 발견된 공중목욕탕(baleneia)은 둥근 형태와 직사각형 모양의 두 종류의 개인 욕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것은 체육관(gymnasium)에 부대시설로 마련된 목욕시설과는 다른 것이다. 여기에서는 온돌시설도 발견되었다. 공중목욕탕은 로마 시대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것의 원조가 헬라 시대의 펠라 유적지에서 발굴된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이 2007년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의 발굴 결과로 세상에 알려진 일이니까.

하경택 교수 / 장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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