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언약, 성막 통해 이뤄졌다

하나님과의 언약, 성막 통해 이뤄졌다

[ 통으로읽는성경 ] 14.움직이는 성막 500년

조병호 목사
2023년 04월 12일(수) 12:55
광야의 회막. 홀만 바이블(HOLMAN BIBLE)에 수록돼 있는 삽화.
우리 몸이 성전인 것은 십자가의 공로 때문 … 최고의 선물 은혜로 받아

모세 때 시내산에서 만들어진 '움직이는 성막 500년'은 이후 요단강, 길갈, 여리고, 실로, 아스돗, 기럇여아림, 오벧에돔의 집을 거쳐 예루살렘으로 움직였다. 이후 다윗과 솔로몬 때에 만들어진 예루살렘 성전, 바벨론 포로 시기가 끝나고 다시 재건된 스룹바벨 성전, 그리고 예수님 당시 큰 규모로 증축된 헤롯 성전, 더 나아가 하늘 성소인 예수님의 십자가까지, 이 모든 성전 역사를 통으로 자세히 알아야 바울이 말한 '성령의 전', '너희 몸이 성전'이라는 놀라운 하나님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아브라함의 모리아산 번제 이후 500년의 세월이 흘렀다. '여호와 이레'를 향한 여정 가운데 아브라함 만큼 중요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모세다. 생후 3개월이던 모세는 갈대 상자에 태워져 나일강을 떠내려가게 됐다. 아기 모세가 왜, 갈대 상자 안에 홀로 있게 됐을까? 어릴 때부터 남달라 탐험이라도 나선 것일까? 물론 그럴 리가 없다. 모세가 갈대 상자를 탄 이유는 다음의 네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째, 엄마가 태웠기 때문이다. 둘째, 애굽이 제국주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셋째, 히브리인들이 민족은 있으나 나라가 없었기 때문이다. 넷째, 하나님이 출애굽 시기를 결정하셨기 때문이다. 애굽은 제국으로 나가기 위한 노예 인구 조절 정책의 일환으로 영아살해명령을 내렸다(출 1:8~16). 그래서 모세의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짜낸 궁리가 겨우 아기 모세를 갈대 상자에 태워 나일강으로 떠내려 보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하나님이 모세보다 500년 전에 살았던 사람, 아브라함과 맺은 약속이 마침내 이뤄지기 시작하는 드라마틱한 서곡이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후손들을 '입애굽'시키신 지 430년 만에 드디어 '출애굽'의 때를 결정하셨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마침내 큰 민족을 이뤘고, 모세가 출애굽의 지도자가 돼 애굽에서 바로와 6개월간 아홉 번의 협상을 하기에 이르렀다. 출애굽을 위해 모세가 내민 협상 카드는 하나님의 '기적'이었다. 이에 대해 바로는 그들의 '문명'을 대항마로 내어놓았고, 끝내 협상은 결렬됐다. 출애굽의 꿈이 요원해질 것만 같은 그때 하나님이 준비하신 마지막 카드가 있었다. 그것은 유월절 히든카드였다. 유월절을 통해 모세와 히브리 민족은 생명 보호의 기적을, 바로와 애굽 백성은 장자가 죽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된다. 마침내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애굽에서 나와 시내산에 도착한다.

하나님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과 시내산에서 '제사장 나라 거룩한 시민' 언약을 맺고,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어주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을 비롯한 율법을 주시며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언약궤와 언약궤를 모실 성막의 설계도를 주셨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모든 민족 사이에 평화의 존재가 되게 하고 싶으셨다. 그래서 제사장 나라를 위한 법을 직접 돌에 새겨주셨고 나아가 제사장 나라가 지켜야 할 법을 언약궤 안에 보관해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게 하신 것이다. 그러자 모세는 하나님의 영이 충만한 브살렐과 오홀리압을 통해 '움직이는 성막'을 만들게 하고, 그것을 만드는 모든 재료는 이스라엘 백성이 기쁜 마음으로 바치게 했다.

하나님이 만들게 하신 성막 안에는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만든 휘장이 있었고, 갈고리 아래에 늘어뜨린 휘장 안에는 언약궤가 놓여 있었다. 휘장은 언약궤를 가려주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천이었다. 하나님은 그 휘장을 사이에 두고 성소와 지성소를 구분하게 하셨다. 그 후 휘장은 1500년 동안 솔로몬 성전과 스룹바벨 성전 그리고 헤롯에 의해 증축된 예루살렘 성전에서 성소와 지성소를 구분해 주었다. 휘장의 역사는 모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광야에서 세워진 성막에서 시작됐던 것이다. 그렇게 광야에서 하나님이 주신 설계도 대로 만들어진 성막은 500년 동안 이곳 저곳으로 이동했다. "구름이 성막에서 떠오르는 때에는 이스라엘 자손이 곧 행진하였고 구름이 머무는 곳에 이스라엘 자손이 진을 쳤으니(민 9:17)", "하나님의 궤를 메고 들어가서 다윗이 그것을 위하여 친 장막 가운데에 두고 번제와 화목제를 하나님께 드리니라(대상 16:1)."

'움직이는 성막'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의 열세 지파 가운데 제사장 지파로 선택된 레위 지파가 담당했다. 특히 레위 지파 가운데 고핫 자손은 지성소의 성물을 어깨에 메어서 옮기는 일을 담당했다. 그리고 레위 지파 가운데 게르손 자손과 므라리 자손은 제사에 사용되는 기구들을 수레에 싣고 나르는 일을 맡았다. 이들을 통해 성막을 움직이다가 구름이 멈추면 그곳에 성막을 세웠다. 그러면 그곳은 하나님의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곳이 됐다. 이때로부터 500년간 '움직이도록 설계된 성막'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갔다. 하나님께서는 성막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만나주셨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은 성막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죄를 용서받으며 살아가게 되었다. "거기서 내가 너와 만나고 속죄소 위 곧 증거궤 위에 있는 두 그룹 사이에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네게 명령할 모든 일은 네게 이르리라(출 25:22)."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신 순간 휘장이 찢어지고 그로부터 하나님의 성전이 된 우리의 몸 안에 하나님의 성령이 머물러 계신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공로를 통해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우리가 어떻게 감히 하나님을 만나뵐 수 있겠는가. 성막과 성전을 생각한다면 '우리 몸이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사실은 실로 우리가 감당하기 벅찬 하나님의 크고도 크신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조병호 목사 / 성경통독원 대표·통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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