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과 바꾼 목회자의 실천

한숨과 바꾼 목회자의 실천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3년 03월 27일(월) 13:42
고물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을 최근 집중 취재했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통과하니 경제위기까지 겹쳐 수많은 교회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교회 운영비를 감당 못해 실제 자비량 목회로 전환한 사례도 증가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서울장신대학교 평생교육원은 목공수업을 열어 자비량 목회자들을 응원했고, 목회자들을 위한 에어컨학교, 용접학교 등도 등장해 큰 관심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어려운 상황을 인지한 노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들은 개 교회 실사에 나섰고, 일부 노회는 투명한 현황 파악과 지원 강화를 위해 자비량 목회와 관련한 봄노회 청원안 등을 준비하기도 했다. 실제 서울 지역 한 노회의 실사 결과, 자립대상교회 목회자 100%가 재능과 전문성을 살려 자비량 목회를 펼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보도된 기사를 읽은 지역의 한 원로목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경제적 위기에 직면한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안타까움에 눈물을 훔쳤다고 했다. 하지만 목회자들은 앞날의 한숨 대신 기도하는 일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그 원로 목사는 "고지서를 집어 든 목회자들은 '한숨'만 지을 것이 아니라 '기도'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적 위기를 비롯해 다양한 이유로 변화하는 목회 형태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과거 선배들은 "목숨 걸고 기도하고, 예배를 준비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다 책임져 주실 것"이라며 후배 목사들을 격려했다. 이 같은 선배들의 진심 어린 조언을 자비량목회자에게 전했더니, 그의 발언에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틀린 말이 아니다. 소명자가 가져야 할 책임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왜 목회의 끈을 놓지 않고 힘든 상황에서도 자비량 목회를 실천하는지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어쩌면 이들의 선택이 결코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깊은 공감이 몰려왔다. 그런데 며칠 전 들은 신학대학의 A 교수 발언은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더 큰 고민을 안겼다. "이젠 어려워진 경제 문제와 관계 없이 자발적으로 자비량 목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급증했어요. 생활의 안전과 돈을 우선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급변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목회적 대안을 고민하는 거죠. 자비량 목회에 대한 인식전환, 철저한 준비가 시급합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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