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위해 교회가 먼저 해야할 일은?

통일 위해 교회가 먼저 해야할 일은?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03월 06일(월) 09:32
정전협정 70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국교회는 수 년 전부터 정전협정 70년을 맞아 양국이 정전이 아닌 종전을 선언해 평화 체제를 이끄는 전령사의 역할을 하려고 준비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닐까 하는 정도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어 있고, 하루가 다르게 양국은 험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교회를 포함한 민간 부문의 인도적 지원의 길도 꽉 막혀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달 28일 평화통일연대가 '3.1운동 104주년 성명서'를 발표한 후 기자들은 "우리나라의 정권이 바뀌면 정부의 통일 관련 정책도 너무 쉽게 바뀌는데 민간부문에서 일관된 정책이나 지원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그 자리에 참석한 박종화 목사는 "정권과 상관 없이 남한 내 통일에 관한 한 일관된 관점, 국민의 합의에 의한 통일 정책이 필요하다"며 "통일에 있어 진보와 보수는 중요하지 않다. 평화의 가치가 더 중요한 만큼 이제부터라도 통일 문제에 관한한 연립정책, 초당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답했다.

양극화를 넘는 통일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한국교회의 평화통일 운동도 한국의 이념 양극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교회 내에서 진보와 보수의 관점이 너무 다르고, 양쪽의 교류도 거의 없다.

그러나 같은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같은 신앙을 가진 이들 안에서 생각의 간극을 줄여나가지 않고 어떻게 더욱 이질적인 북한과 통일을 말할 수 있을까?

통일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북한과 교류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길이 막힌 상태에서 한국교회가 내부적으로 내실을 쌓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과거 1990년 대 중후반 한기총에서 북한교회 재건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김상복 목사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변화되지 않은 채 통일이 되면 교단과 개교회, 선교단체가 질서 없이 올라가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준비 없는 통일은 복음의 측면에서도 결코 축복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북한 선교 사역을 하다가 949일간 북한에 억류됐었던 임현수 목사도 북한선교의 콘트롤타워가 생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요구가 있는 상황에서 최근 KWMA가 '북한선교를 위한 한국교회 원탁회의 준비모임'을 갖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교회가 하루 속히 통일에 대한 교회만의 독립된 방향성을 확립하고, 평화신학, 통일신학의 바탕 위에서 진보나 보수가 모두 수긍할 수 있는 큰 틀의 원칙들만이라도 다시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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