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케' 독일!

'당케' 독일!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3년 02월 20일(월) 22:13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독일개신교교회협의회(EKD)가 지난 16~20일 '화해와 변화를 위한 대리자로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를 개최해 평화를 위한 양 교회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1974년 6월 독일에서 제1차 한독교회협의회가 열린 후 10차를 맞이한 이번 협의회는 2011년 독일 뷔텐베르크에서 열린 9차 협의회를 끝으로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쳐 연기를 거듭하다가 12년 만에 한국에서 열려 의미를 더했다.

70여 명의 에큐메니칼 인사들이 참석했고, NCCK와 EKD의 에큐메니칼 50년사를 조명했다. 독일 통일 33년을 통한 비판적 성찰과 조망을 통해선 한반도의 평화통일운동의 과제도 모색했다. 이를 위한 에큐메니칼 지구공동체의 연대와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WCC 제11차 칼스루에 총회 후 인권과 생태 등 다양한 과제를 연계한 선교적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협의회를 위해 방한한 독일개신교교회협의회가 이처럼 장장 49년 동안 한반도 평화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한국교회와 공존해 온 이유가 취재 중 문득 궁금했다. 나치독채와 동·서독 분단이라는 아픈 역사적 경험을 소유한 독일 교회이기에 분단된 한반도의 상처와 아픔을 그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지 않았을까.

앞서 열린 한독교회협의회 결의문들을 살펴보니 그 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3차 협의회 참석자들은 "(독일 통일 전)분단과 독재의 경험을 공유하는 양국교회가 그리스도의 이웃 사랑과 평화의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인권과 사회 정의, 분단 극복과 세계평화를 이루기 위한 연구와 노력을 함께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상호 유대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그 후 1989년 독일의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지만, 이 협의회에 따라 양 교회는 화해를 위한 역할 모색을 지속했고, 독일교회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연대의 사명을 감당 중이다.

한국교회 관계자들은 이 같은 독일교회의 변함없는 우정에 감사를 표했다. 10차 협의회에서 주제 강연을 한 이삼열 박사(대화문화아카데미)는 "한국교회가 민주적 사회발전과 평화적 통일을 모범적으로 달성한 독일의 역사와 경험을 더욱 공유하기 위해서는 교류협력 관계가 강화되어야 한다"면서 "협의회가 주창하는 신학적 대화와 정책적 수준과 질 또한 향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 후에도 차별과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힘써온 독일교회. 그러면서도 분단 국가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더 깊은 공감대와 정신적 유대, 변함없는 사명을 감당하는 그들의 선한 실천과 능력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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