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친근' ... 개신교는 '거리감'

불교는 '친근' ... 개신교는 '거리감'

기윤실, 202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2월 19일(일) 23:19
 '불교'는 친근하고 가톨릭은 '호감'이 가지만 개신교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종교라는 결과가 발표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 16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발표한 '202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가장 친근감 있는 종교에 대하여 불교가 23.2%로 가장 높았고 가톨릭 19.9%, 개신교 19.6% 순으로 드러났다. 가장 호감가는 종교에 대해서는 가톨릭이 가장 높은 24.7%, 불교 23.4%, 개신교는 16.2%로 드러났다. 또 가장 신뢰하는 종교 역시 가톨릭이 21.4%로 가장 많았고 개신교 16.5%, 불교 15.7%였다.

친근감과 호감은 비슷한 표현이지만 친근감은 이미 형성되어 있는 이미지라면 호감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감정이다. 이런 점에서 불교가 일반 국민들에게 이미 가까이 와 있는 종교이고 가톨릭이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종교라면, 개신교는 두 가지면에서 모두 가장 거리감을 느끼는 종교라는 결과가 드러났다. 특히 무종교인들에게 개신교의 친근감은 가톨릭에 대한 친근감의 4분의 1수준인 4.2%에 그쳤다. 다른 종교인들보다 무종교인을 일차적인 전도의 대상으로 본다면, 전도의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교회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의 신뢰도에 대하여 '신뢰한다'는 응답이 21.0%에 그친 반면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0.4%로 조사돼 국민의 5명 중 1명만 한국교회를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2020년과 비교했을 때보다 10.8%p가 더 낮아진 결과다. 지난 2020년 조사가 진행된 시점이 2020년 1월로 코로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임을 감안했을 때 코로나 사태를 경험한 3년 사이에 한국교회 신뢰도는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개신교를 제외한 모든 종교와 전체 응답자 54.7%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무종교인의 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10.6%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기독교 목사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74.6%로 기독교 신뢰도와 거의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5.2%, '신뢰한다'는 응답은 20.6%로 2020년 32.9%보다 더 하락했다.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교회를 구성하는 목회자와 성도들 조차 신뢰를 잃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교회의 사회기여도에 대한 인식도 낮았다.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기여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70.8%로 다수였으며 무종교인들은 80.4%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한국교회는 교회 밖의 비판 여론을 수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80.0%), 특히 '부패방지' '사회통합' '남북화해'에 대한 영역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 응답이 80% 안팎으로 높게 나온 것으로 보아 교회가 이러한 영역에서 도움보다는 오히려 장애가 된다는 인식이다.

또한 한국교회는 사회 공익을 중시하지 않는 '교회 이기주의' 단체로 인식했다. 공공성과 관련해 사회 공동의 이익과 종교 신념이 충돌할 때 한국교회는 '공익보다 교회의 교리를 추구할 것'이라는 대답이 60.0%로 나타났다. 국민의 절반이상이 한국교회는 사회공익이나 공공성보다 교리를 더 중시하는 종교로 평가했다. 무종교인의 19.6%만 한국교회가 '사회 공동 이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은 공공성에 관련해 한국교회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이다.

실제로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부분에 대해 '교회 이기주의'가 34.2%를 차지했으며, 교회 지도자들의 삶(19.6%) 불투명한 재정 사용(17.9%) 타 종교에 대한 태도(17.3%)가 언급됐다. 아울러 무종교인들은 개신교인이 신뢰받기 위한 개선점에 대해서 '나만 옳다는 자세'를 개선하기를 원하는 비율이 종교인들보다 높아서 특별히 '개신교인들의 배타적인 태도를 고쳐야 한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이번 설문조사는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성인 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5일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기윤실이 2008년부터 3년마다 실시해 온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는 이번이 7번째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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