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교세 5%, 더 낮아질 수 없다

청년 교세 5%, 더 낮아질 수 없다

[ 청년,괜찮습니까? ] 1.한국교회 청년, 괜찮습니까?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3년 02월 01일(수) 15:13
서울시가 지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해 지난 19일 결과를 발표했다.

19~39세 청년 5513명과 청년 거주 가구 5221곳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서울시 거주 청년 중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이 4.5%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서울시에만 13만 명의 고립은둔 청년이 있으며,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그 수는 61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립'은 정서적 또는 물리적인 고립 상태가 6개월 이상 유지되는 경우, '은둔'은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상태가 6개월 이상이고 최근 한 달 내에 구직 활동이 없던 경우로 규정했다. 고립은둔 청년 중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이런 생활의 지속 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28.1%)', '3년 이상~5년 미만(16.7%)', '10년 이상(11.5%)' 순이었으며, 5년 이상 장기화 된 청년도 28.5%에 달했다.

많은 청년들이 고립 또는 은둔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조사에 따르면 '실직 또는 취업의 어려움(45.5%)'이 가장 컸으며, '심리적·정신적인 어려움(40.9%)',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의 어려움(40.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가족 문제, 집안의 경제적 어려움, 괴롭힘, 따돌림 등도 영향을 미쳤다.

고립은둔 청년은 그렇지 않은 청년보다 자신의 생활수준과 건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 '자신이 속한 가구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보통보다 낮다'고 응답한 비율이 64.7%로, 일반 청년들의 2배에 달했으며, '신체적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은 14.2%로 3배를 넘어섰다. 또한 고립은둔 청년의 80%가 '가벼운 수준 이상의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해 의료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기독교인 청년들은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을까?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종교는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은둔의 원인으로 모든 청년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취업, 가정형편, 인간관계 등이 지목된 것을 감안하면, 기독교인 청년들도 비슷한 비율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교회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런 노력은 문제의 원인을 교회 안에서 찾으려는 시각의 변화를 가져왔지만, 개선점을 반영하는 범위는 여전히 시스템에 순응하는 교회 안 청년들에 국한돼 있었다. '이제 교회가 현장 예배에 출석하지 않는 교회 밖 청년, 청년부를 담당하는 사역자들, 청년들이 사회에서 직면하게 되는 환경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범위를 넓히려는 노력과 함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돌봄의 지속성도 중요하다. 1월 열린 중고등부연합회 교사세미나에서 한 강사는 '문제를 일으키면 즉시 참여나 활동에서 배제하는 교회 부서들의 부적절한 대응'을 지적했다. 그는 "기독교인을 박해한 젊은 바울이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른과 교회의 성숙한 포용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실패가 용인되는 분위기를 만들고, 간섭하기보다 함께하며, 내 뜻 대로 젊은이들이 움직여 주기를 바라는 욕심을 버릴 것을 요청했다.

107회기 시작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노회와 교회들에 청년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새해에는 '청년 지도자 리더십 세미나'와 '전국 청년 워십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연합 활동의 기틀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본보는 2월부터 총 11회에 걸쳐 '청년, 괜찮습니까?' 제하의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기획은 교회 청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부터 교회의 청년에 대한 고민 등 청년과 관련된 교회의 과제를 점검하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청년들에 대한 교단의 양적조사 자료는 노회별로 파악한 통계위원회 보고서 정도다. 전체 교인 중 5% 정도에 해당한다는 것이 그 동안안 총회가 파악해 온 교단 청년들의 현주소이다. 지난해 4월 서울서북노회가 소속 교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청년부를 운영하는 교회가 46.5%였는데, 이 중 절반 정도가 10명 이하 규모였다. 농촌교회 비율이 높은 노회들의 통계는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여러 조사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청년부의 감소를 인지했는데, 청년부가 있는 교회 중 60% 정도가 교세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2월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 조례'를 제정한 서울시는 이번 조사발표에서 '지난 한해 동안 기존의 2.5배가 넘는 757명의 청년들에게 사회 복귀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시는 청년 실태 조사의 목적에 대해 △병원 업무협약을 통한 의료지원 등 보다 전문적인 도움 △통합된 청년 진단 및 지원 시스템 마련 △정책을 종합적으로 통제할 컨트롤 타워 구축 등으로 소개했다.

사회가 청년의 범위를 19세에서 30대 중·후반으로 넓게 잡고 지원에 힘쓰는 이유는 결국 이들이 사회를 이끌어 갈 중심 세대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선 비교적 젊은 15~29세 인구가 전체 경제활동 인구 중 19%로 보고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 30% 대를 유지했지만 불과 10여 년 사이에 2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전체 교인 중 5% 정도인 청년들. 사회 지표를 볼 때 청년 교세는 앞으로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한 해 동안 본보는 '더 이상 낮아져서는 안 되는 5%라는 수치 앞에서 청년 사역이 이대로 괜찮은지'를 교회들에게 묻고자 한다.


차유진 기자
"무엇이 청년 사역자를 힘들게 합니까?"     2. 청년사역자, 괜찮습니까?    |  2023.03.0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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